독후감

<빅 픽처>를 보고

푸른비3 2014. 12. 18. 09:42



빅 픽처

저자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출판사
밝은세상 | 2010-06-1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1. 책장을 넘길수록 마지막 페이지가 다가오는 게 두렵다!-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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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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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픽처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조동섭 옮김

밝은 세상

(2014.11.11~12.15)


작년 여름 장마철에 기분전환을 하기 위해 보았던 영화가  빅 픽처였다.

그 영화를 볼 당시에는 원본 소설을 쓴 사람이 프랑스 작가인 줄 알았다.

너무나 프랑스풍이 풍기는 내용이었고 프랑스에서 제작한 영화였기에.

국적을 떠나서 인간 삶의 본질은 어느 누구나 같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 날개에 있는 작가의 소개란에

더글라스 케네디는 1955년 뉴욕 맨하튼에서 태어났으며

다수의 소설과 여행기를 출간하였다고 하였다.미국에서 태어났지만

영국에서 주로 살며 미국에 대해 피판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작가라고 하였다.


전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지만 특히 프랑스인의 폭발적인 사랑을 받는 작가로

2006년 프랑스문화원으로부터 기사 작위를 수여받았다고 하였다.

등장인물에 대한 완벽한 탐구, 자연에 대한 신비롭고 장엄한 묘사,

박학다식한 면모, 풍부한 예술적 소양이 프랑스인의 사랑을 받게 하였다고 한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나는 영화속의 인물들을 다시 기억속에서 이끌어 내어

소설과 영화속을 함께 넘나들면서  영화속 촬영의시각적인 표현 기법과

소설의 박진감 넘치면서도 독자를 흡인력 있게 끌고가는 작가의 역량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시간이어서 즐거웠다.


주인공 벤 브레드 포드는 사진 작가의 꿈을 접고 아버지의 명령에 따라 법학을 공부하고

지금은 유명 법률회사의 높은 연봉을 받는 변호사로 뉴욕의 고급주택가에서 살고 있다.

소설가 지망생 아내 베스는 자신의 꿈을 이루고 싶어 결혼도 미루고 있다가

두 아이를 낳고는 가정에 충실하지만 항상 소설가에 대한 미련은 버리지 못한다.


그런 그들 부부에게 어느날 위기가 닥쳐왔다.

벤은 우연히 아내 베스가 옆집에 사는 남자 게리와 바람을 피우는 사실을 목격한다.

아내를 가정과 자신에게 돌아오게 하려고 하였지만 이미 아내는 이혼을 결심하고 있다.

아내는 자신의 어머니와 같은 삶은 살고 싶지 않다고 한다.


자신의 어머니의 죽음에 대해

"점점 싫어지는 남자에게 기대 평생 집안일만 해야 한다는 사실이

얼마나 끔찍한 스트레스였을까? " 라고 남편에게 말하였는데,

그것은 바로 남편에게 마음이 떠나버린 자신의 마음을 표현한 것이었다.


옆집 남자 게리는 직업도 없이 매달  부모의 상속금으로 생활하는

사진가 지망생이지만 아직 어느 곳에서도 그의 사진은 받아주지 않는다.

소설가의 꿈을 버리지 못하는 아내는 비록 생활은 어렵지만

자신의 꿈을 위해 노력하는 그런 남자 게리에게 매력을 느낀 것이다.


그런 게리에 비해 잘 나가는 변호사가 된 벤은

....누구나 인생의 비상을 갈망한다. 

그러면서도 스스로를 가족이라는 덫에 더 깊이 파묻고 산다.

가볍게 여행하기를 꿈꾸면서도, 무거운 짐을 지고

한 곳에 머무를 수 밖에 없을 만큼 많은걸 축적하고 산다....

자신은 가족과 가정을 위해 희생되엇다고 생각한다.


죽음을 앞 둔 벤의 상관 잭은 아끼는 후배 벤에게

"이제 와서 가장 힘든게 뭔지 아나?  언젠가 죽는다는 걸 생각하지 않고 살았다는 거야.

변화를 모색하거나 새로운 기회를 찾아 나서거나 다른 생을 꿈꿀 수 없는 순간이

찾아오리란 걸 알면서도 나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일인양 살아왔다는 거야.

이제는 더 이상 환상조차 품을 수 없게 됐어.  인생이란 도로에서 완전히 비껴난 것이지."

라고 말하였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렇게 자신의 꿈을 접고 사는 것이 현실이 아닐까.


여전히 사랑하고 있는 아내에 대한 질투심에서 우발적으로 게리를 살해한다.

두 아이에게 살인자의 아이라는 오명을 남기고 싶지 않은 그는

게리의 시체를 유기하고 자신은 보트 사고로 위장 사망을 시키고,

게리의 신분증에 자신의 사진을 붙혀  멀리 몬태나주로 떠난다.

(상류 지식인의 시체를 처리하는 끔찍한 장면을 읽으면서 잔인함에 치를 떨었다.)


피신한 벤은 아내에게 게리의 메일함을 열어그들의 관계는 불장난이었고,

지금은 다른 여성과 사귀고 있으니 자신은 잊어 달라는 메일을 보낸다.

뉴욕에서 멀리 떨어진 몬태나 주 마운틴 폴스에 집을 얻은 벤은

여지껏 미루어왔던 자신의 꿈이었던 사진을 찍으며 생활한다.


좁은 지역이라 사생활이 훤히 드러나는 곳이므로 벤은 이웃들과의 교류도 하지 않는다.

사진가게의 점원의 접근도 막고 중개소의 여인이 가까이 오는 것도 멀리 한다.

그러나 지방신문 <몬태난>지의 기자인 루디에게는 마음을 열게 된다.

또한 사진부장인 이혼녀 앤에게 애정을 느끼고 결국 한집에서 살게 된다.


심신이 피로해진 앤은 게리와 함께 자신의 호숫가에 있는 오두막으로 휴가를 간다.

그곳에서 뜻하지 않게 산불을 만나게 되고 게리는 산불 현장을 사진기에 담는다.

주립공원의 산불 현장 사진은 곧 신문에 게재되고 그는 일약 유명 작가가 된다.

미국 주요 신문들은 다투어 그이 사진을 요청한다.


앤은 벤에게 "한 장의 이미지로 한 인간이 내포한 고뇌의 깊이를 다 보여 줄 때

보도사진은 최고의 힘을 발휘하잖아.  자기가 해 낸 일이 바로 그거야.

그래서 모두 자기 사진을 찾는거야." 라고 말한다.


그는 죽음을 당한 부하 소방관을 비통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상관 소방관의

사진을 들여다 보면서 인화할 사진을 꼼꼼히 살폈다.

이전의 사진에서는 자의식만 보일 뿐이엇는데 이번에 건진 사진들은,

자신이 피사체에 사진가의 시각을 인위적으로 들이대지 않앗기 대문이라고 생각한다.

사진을 찍는 사람이 피사체의 얼굴에 집중하고, 그 피사체가 프레임을 결정하게

내버려 두면, 모든 게 제대로 굴러간다는 걸 새삼 깨닫는다.


갑자기 유명 사진가가 된 벤은 여러 화랑에서 전시회의 개최를 의뢰 받는다.

자신의 신분이 탄로날 것을 두려한 게리는 그토록 바라던 성공의 순간을 즐길 수 없다.

<몬태나의 얼굴들>전시회가 열리는 날 새로운 약혼자와 함께 전시장에 나타난 베스.

아내를 피하기 위해 그는 전시장의 만찬장에서 도망쳐 나온다.


자신의 집에 무단 침입한 루디가 우연히 자신의 정체를 알게 되어

둘은 함께 또 다른 곳으로 도망을 가게 되는데 도로에서 트럭을 피하려다

운전을 한 루디는 차와함께 폭발하고 그는 구사일생으로 살아 난다.

전에 앤과 함께 찾아간 그 오두막에서 당분간 신분을 숨기고 살 생각을 한다.


그러나 그는 이제 새로운 인생을 사는 것도 싫어졌다.

첫남편과의 결혼에서 실패한 앤은 이제야 자신이 기대고 싶었던 게리가 죽었다고

생각한 앤은 심신을 쉬고 싶어 찾아온 오두막에서 모든 비밀을 알게 된다.

앤은 이미 임신한 상태였고 여전히 벤을 사랑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앤과 벤은 다시 멀리 서부 LA로 거주지를 옮기고 아들 잭이 태어나고

벤은 또 다른 사람의 신분으로 혼인신고도 하고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된다.

그는 오히려 전보다 더 작품성이 잇는 사진들을 신문사로 보내지만 반송된다.

그런 상황에서 벤은 농담같은 세상속에서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반전에 반전이 거듭되는 장면들.

인간의 삶과 허상, 자신의 꿈을 실현하고 싶은 인간의 욕망 등 다소 무거운 주제를

정말 한 치의 허술함도 없는 치밀한 구성의 소설을 읽으면서,

훌륭한 소설가는 전능한 신과 같은 존재로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속에 나온 메모하고 싶었던 귀절들이 많았다.

그중에  ....

물질적 안정이라는 미명하에 이루어지는 모든 일은 그저 지나가는 과정일 뿐이라 생각하지만,

그 생각은 가짜일 뿐이고, 언젠가 새롭게 깨닫게 된다.  자기 자신의 등에 짊어진 건

그 물질적 안정의 누더기뿐이라는 걸. 

우리는 어쩔 수 없는 소멸을 눈가림하기 위해 물질을 축적하는 것이다.

자기 자신이 축적해 놓은게 안정되고 영원하다고 믿도록 스스로를 속이는 것이다.

그래도 언젠가 결국 인생의 문은 닫힌다.  언젠가는 그 모든 걸 두고 홀연히 떠나야 한다.

이 글귀는

물질문명이 극로로 발달한 현세에서 사는 우리들에게 작가가 던지는 말인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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