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3.7.토.
꽃샘추위가 한 차례 우리곁을 맴돌아 봄이 오는게 쉽지 않구나.....
생각하였는데 경칩을 지난 오늘은 퍽 포근한 날씨였다.
11시 30분 과천역 7번 출구안.
먼저 모인 회원들과 눈인사 나누고 곧 바로 출발.
밖으로 나오니 완연한 봄이었다.
나무들은 어느덧 물이 올라 푸르스름한 기운이 맴돌고
곧 하얀 꽃망울을 터뜨릴 벚나무 사이를 지나면서
벚꽃이 활짝 핀 날 이길을 다시 걸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퉁이의 찻집에서 향긋한 커피향이 스며나오고
어느 교회에서인가 노래 소리도 들려 더욱 봄기운을 느낄수 있었다.
오늘 우리가 오를 코스는 제 1코스라고 설명한다.
우리의 정점인 연주대를 확대하여 보았다.
연주대는 내가 처음 서울로 이사하여 친구들을 따라 관악산 등산을 하였을적,
그 높다란 바위위에 오두커니 세워진 암자를 보고는 감탄을 하였던 곳이다.
마치 중국 무협 영화에나 나올 듯한 그런 암자를 실제로 눈앞에 보다니.....
향교앞에서 잠시 걸음을 멈추고 단체 사진을 찍었다.
관악산 입구에 있는 과천 향교.
요즘은 어떤 기능을 하는지 모르겟으나 문이 잠겨 있어 들어갈 수 없고
등산로를 따라 걸으면서 담장이 멋진 향교를 한 번 더 바라보았다.
향교를 벗어나자 곧 시의 거리를 지나게 되었는데
내 친구 손종구의 시가 있어 반가운 마음에 사진에 담았다.
담장을 따라 얼핏 시를 읽으면서.....걸음을 옮기니,
곧 계곡사이를 흐르는 맑은 물소리.
바위 하나 하나 모두 긴 세월을 건너왔겠지?.....
국어 교과서에 나왔던 유치진의 시 <바위>가 생각났다.
이 코스로 오르니 유난히 계곡에 바위가 많은 듯 하였다.
본격적인 산행을 하기 전 티엔님의 인사말과 회원 소개.
가벼운 스트레칭을 한 후 등산 시작.
일행을 놓치지 않으려면 부지런히 따라 가야하는데.....
계곡의 바위와 소나무의 멋진 자태가 자꾸만 내 발길을 멈추게 한다.
물소리가 가장 잘 들리는 곳이라는 바위위에서 나도 잠시 물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았다.
일행들은 어느새 흔적도 보이지 않고,,,,
다행히 이번에는 티엔님이 걸음이 느린 나를 위해 일심다도님에게 후미를 부탁하였다.
든든한 후원군이 있으니 마음놓고 물소리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한 젊은이가 매트를 펼쳐놓고 이곳에서 야영을 할 모양이다.
햇살 좋고 바람 청량하고.....나도 그냥 이곳에서 쉬어가고 싶었다.
일행들이 먼저 샘터에서 물을 마시고 이동하여
나는 그냥 샘물 마시는 걸 생략하고 따라 가야지 생각하였는데,
일심다도님이 물을 길어 권하는 바람에.... 나도 한 바가지 마시니 가슴속이 다 시원해지는 듯.
연주대로 향하는 길은 계속 바위들로 연결된 오르막 길이다.
끝없이 이어지는 돌 계단.
점점 힘들어 뒤처진다는 오월에님을 만나 후미조 인증사진도 찍었다.
등산로가 아닌 길에는 살짝 눈이 내렸는지?.....
가지마라고 한 길을 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그림속의 사람들 같다.
제범 넓직한 자연석 돌다리가 퍽 멋스럽다.
연주대까지 거리와 소요 시간을 한 눈에 들어오게 만든 안내도.
이곳에는 아직 눈이 채 녹지 않은 모양이다.
마치 바위사이에 설탕가루를 살짝 뿌려 놓은 듯 하다.
이곳에서 부터 깔딱고개.
드디어 눈앞에 나타난 연주암.
오른쪽에도 큰 건물이 있다.
오늘은 점심을 이곳에서 공양받기로 하였다.
줄을 기다려 받은 겸손한 밥상.
된장국과 콩나물과 김치을 넣은 비빔밥.
감사하게 먹었으나 조금 짰다.
대웅전.'
강연을 하는 곳인지 기도를 하는 곳인지...모르겠으나
등산객들이 마루에 걸터 앉아 해바라기 하는 모습이 퍽 평화스러워 보였다.
건너편은 조금 전 우리가 공양을 받았던 곳.
그 많은 등산객에게 공양하는 것이 쉽지는 않을 듯.
나도 틈을 비집고 들어가 마루끝에 앉아 보았더니 햇살이 참 포근하게 감싸준다.
담너머로 혼잡한 세상이 얼핏 엿보이고.
티엔님의 권유로 우리 회원들은 범종각 앞으로 자리를 옮겨,
그곳에서 다리도 쉬고 간식도 나누었다.
다시 범종각 옆으로 연주대를 향하여 오르기 시작.
멀리 하늘로 치솟은 듯 연주대가 보인다.
숱한 풍상에 비틀어진 나무 한 그루가 눈길을 끈다.
ㅇ이 나무도 세월이 아픈 모양이다.
가지런하게 위를 향하여 뻗은 바위와 그 위에 살짝 얹힌 연주대의 모습은 언제 보아도 감탄을 새어 나오게 한다.
오늘 이 길을 선택한 것도 바로 저 연주대를 보기 위함이었다.
군데군데 잔설이 남은 산의 모습도 아름답다.
ㅇ옆으로 살짝 돌아서서 바라보는 연주대.
연주대로 가는 길.
관악산 표지석에도 많은 사람들이 줄으 ㄹ서서 사진을 찍을 기회를 기다리고 있었다.
연주대 설명판.'
표지석 반대편의 기지국.
연주대로 가는 길.
아래는 낭떠러지라 조심조심.
저 아래의 바위위에도 많은 등산객 모습이 보였다.
연주대 앞 좁은 공간에 빼곡이 들어선 불자들이 연방 절을 올리고 독경을 읽고 잇었다.
나도 이왕 왔으니 부처님께 삼배를 올리고 싶어 신발과 모자를 벗고.
스님의 독경소리 낭랑하게 울려 퍼지고.
절을 하고 나오니 사람들이 벽에 동전을 붙이고 있었다.
이곳에 동전을 붙이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하였을까?......고개를 갸우뚱하며,
연주대를 나오니 일행들이 어서 가자고 우리를 기다리고 잇었다.
오늘 후미를 보아준 일심다도님.
연주대 점을 직고는 하산길에 접어 들었다.
뒤를 돌아다 보니 저 만치 보이는 연주대.
하산길은 ㅇ눈이 녹지 않아 더 위험하였다.
미끄러지지 않으려고 조심조심.
왼편 양지바른 곳이 관악사가 있었던 터인 모양이다.
참 좋은 곳에 자리를 잡았던 절인데 왜 허물어졌을까?
절터에 올라가고 싶었지만 다리가 아파서 통과.
등뒤의 연주대를 한 번 더 바라보고.....
마치 고운님을 두고 가는 듯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
나는 부지런히 걸어도 언제나 뒤처진다.
먼저 도착한 일행들이 다리를 쉬고 있다.
스노우 스카이님의 강정도 나눠 먹고.
다시 하산길.
4.7킬로가 이렇게 먼 거리였나?...가도 가도 끝이 없다.
황사가 잇어 시야는 조금 흐리지만 멀리 한강과 빌딩들이 눈에 들어오고.
젊은이들 못지 않게 걸음이 빠른 리즈님.
오늘 처음 만났지만 구면인 듯 반겨 주시고...반가웠어요.....
또 걸음을 멈추고 후미를 기다려주고 있었다.
편안하게 걸을수 있는 숲길....이런 길은 내가 걷기에 참 좋아....
마당바위도 통과.
헬기장에서 마지막 휴식.
곧 봄의 길목인데 낙엽이 쌓인 길은 여전히 늦가을 분위기다.
다리가 아파 바위에 걸터 앉아 하늘을 바라보니....
서로 머리를 마주한 나무가지들이 하늘을 배경으로 멋진 그림을 그려놓았다.
드디어 끝.
곧 아파트와 차량의 소음과 시장이 나타나고....우리는 또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긴 산행으로 다리는 아팠지만 산에서 따뜻한 위로와 격려를 받은듯
우리들은 한없이 푸근한 마음이었다.
오늘 모두 수고 많았어요. 다음에 다시 만나요.
사당역에서 해단식을 하고 뿔뿔히 자기의 집으로.....
오늘 진행을 맡으신 티엔님. 수고 하셨습니다.
후미를 맡으신 일심다도님
산행에 필요한 팁을 들려 주셨던 올드파인님. 감사합니다.
같이 이야기 나누고 걸었던 13명 전원 모두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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