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4.6.일.
봄꽃들이 다투어피는 4월의 첫 일요일.
친구들과 함께 을왕리 바닷길 트레킹을 떠났다.
홍대입구역에서 8시 46분 용유역으로 향하는 공항철도 환승.
잔철 첫째칸은 거의 우리 친구들이 차지하여 마치 전세 열차를 탄 기분.
주말은 등산객의 편리를 위해 공항철도가 바닷길가지 연결해 준다.
용유역에 내리니 새벽의 꽃샘바람은 부드러운 명지바람으로 변하였다.
을왕리행 버스를 타고 창밖 풍경을 즐기려는데 벌써 내리란다.
금방 내리려고 하니 아쉬운 마음에 선녀바위까지 타고 가고 싶다.
썰물때라 바다는 저만치 달아나 버렸고 짭조롬한 바다내음 맡으며
조개껍질 수북한 해변길을 걸으니 부드러운 바람이 목덜미를 간지럽힌다.
파란 하늘에 하얀 비행운을 그으며 수없이 비행기가 지나간다.
친구들 짝을 지어 물수제비도 뜨고 조개도 주으면서해변을 도는데
양지바른 바위에 자리를 펴고 독한 술과 안주를 꺼내 한잔식 안긴다.
순애가 들기름에 볶아온 민들레 나물이 어찌나 맛스러운지
짠 줄도 모르고 집어 먹었다.
계획대로라면 선녀바위까지 가기로 하였는데
이제는 나이드니 그냥 자꾸만 앉을자리만 찾게 되는가 보다.
얼마 걷지 못하고 자리를 펴고 점심 먹을 준비한다.
혜숙이와 종필이가 이른아침부터 준비해온
싱싱한 해산물과 버섯 소고기 야채를 넣고
해변에서 샤브샤브를 만들어 먹는 즐거움.
정말 더 이상 들어갈 곳이 없을정도로 먹었다.
배부르고 등따시니 눕고 싶은건 인지상정.
자갈밭에 자리를 깔고 누우니 파란하늘에 하얀 상현달이 선명하게 보인다.
친구들의 우스개소리 노래소리 아스라하게 들리고 나는 잠속으로 빠져든다.
맑은 햇빛과 해풍속에 내 얼굴이 빨갛게 익어갈 무렵
친구들은 집으로 떠날 준비를 한다.
쓰레기 하나 남기지 않고 주변을 깨끗이 정리하고,
오히려 먼저 놀다간 사람들의 쓰레기까지 챙겨 담아오는
자랑스러운 내 친구들이다.
4월의 정기산행 코스를 선택한 산행대장과 카페지기 친구.
며칠전부터 음식만들 계획세우고 시장가서 물건 고르고
밤새 다듬어 차에 싣고온 혜숙총무 친구, 종필 친구.
친구들의 희생과 봉사로 우리 모두 즐거운 하루를 보낼 수 있었음에 감사한다.
'산행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남한산성의 신록과 봄 야생화 (0) | 2014.05.08 |
---|---|
연록색 숲속사이를 걸은 도봉산 트레킹 (0) | 2014.05.07 |
지각하여 혼자서 다녀 온 아차산 (0) | 2014.03.18 |
도봉산에 찾아온 초봄. (0) | 2014.03.15 |
수락산의 이른봄. (0) | 2014.03.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