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3.14.금.맑음.
집안 행사로 친구들과 산행도 못하였는데
마침 산을 좋아하는 친구의 전화가 걸려왔기에
함께 도봉산역에서 만나기로 약속하였다.
며칠동안의 꽃샘추위가 물려나고 포근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입구에서부터 들리는 맑은 계곡 물소리.
봉긋이 솟아오른 나뭇가지들이 봄이 왔음을 알려 주었다.
손바닥 들여다 보듯이 산을 잘 알고 있는 친구는
평소에 내가 즐겨 다니는 길이 아닌 인적이 드문길을 선택하였다.
지난 겨울 설경을 찍고 싶어 찾았다가 길을 잃고 혼자서
이리저리 해매였던 곳은 어디였을까?
저만치 앞서가는 친구를 부지런히 따라 가면서
나무가지 사이로 보이는 하얀 봉우리에 넋을 잃는다.
지금 수채화로 그리고 있는 설경속의 금강암도
이제는 겨울의 눈옷을 벗어버리고 봄빛으로 아련하다.
양지녁 비탈에 서있는 생강나무는 연방 노란 꽃보오리를 터뜨릴 것 같다.
이나무에서 저나무로 훌쩍 날면서 지저귀는 새소리도 봄이 왔음을 알린다.
햇살 좋은 거북바위위에서 점심을 먹고 커피도 한 잔 마시고
올려다 본 하늘에는 옅은 하얀 구름이 한가롭게 흐른다.
오후가 되니 바람이 제법 거세어졌지만 바람의 끝은 부드럽다.
봄에 바람이 많이 부는 이유는 나무가지를 흔들어 자극을 줌으로써
뿌리로 부터 많은 수액을 빨아들이기 위함이란다.
벗었던 곁옷을 다시 주워입고 하산길을 나선다.
아래로 내려갈 것이라는 예상과는 다르게 다른 길을 택한다.
마사토가 많아 발밑을 조심하며 오른 내앞에 나타난 하얗게 빛나는 봉우리.
우와....이렇게 아름다운 비경이 이곳에 숨어 있다니....
항상 우이암에서 점찍고 돌아왔으니 이런 비경을 볼 기회가 없었다.
너른 바위위에 한그루 서있는 진달래는 꽃몽우리가 터질듯 부풀어 있었다.
분홍빛 진달래가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을 상상하며 몇장의 사진을 찍었다.
친구는 이곳에서 바라보는 단풍은 지리산 피아골보다 아름답다고 하였다.
따뜻한 햇살과 싱그러운 바람, 맑은 새소리, 향긋한 나무냄새.
이 모든것을 무상으로 누릴수 있으니 절로 감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진달래꽃이 피어날 무렵 다시 꼭 이곳을 찾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청둥오리 한쌍이 정겹게 노니는 모습을 바라보며 계곡을 내려오니
어디서 들려오는 꾸륵륵~거리는 소리.
이게 무슨 소리인가? 어디서 오리들을 사육하는걸까?
물가의 하얀 돌위에 가득 올라있는 검은 물체들....바로 개구리들이었다.
며칠전 경칩이 지났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기온이었는데 참으로 절기는 속일 수 없구나.
기특하고 갸륵한 마음으로 개구리 울음소리를 들으며 내려왔다.
입구에서 부터 들리는 맑은 물소리.
어느새 얼음이 다 녹아 이렇게 맑은 물이 되었다.
뚜렷이 보이는 글자-고산앙지.
설명판.
지금 수채화로 그리고 있는 금강암뒤로 하얀 봉우리.
호젓한 숲길.
몇명의 등산객만 지나다닌다.
문득 이곳에서 빨래를 씻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위곁 돌복숭아나무도 곧 분홍빛 꽃을 피우겟지?
우아한 곡선의 다리.
다리곁에 한그루의 진달래.
바위틈사이로 맑은 물이 졸졸.
하얀 바위봉우리에 계속 눌길이 간다.
잘 생긴 소나무들.
멋들어진 글씨체의 문사동
설명판.
곧 노랑 꽃망울이 터질듯한 생강나무.
조금 더 당겨서.
가을의 단풍이 유난히 아름답다는 계곡.
가을의 단풍을 상상하며 걷는 돌계단.
거북바위.
생김새도 거북이지만 특히 왼쪽의 주름진 바위가 거북이의 껍질을 연상하게 한다.
하산길.
분재같은 소나무.
이렇게 멋진 비경이 이곳에 있는 줄 몰랏다.
진달래가 필적에 꼭 다시 오고 싶은 곳.
이 멋진 경치를 눈속에 많이 담아두고 싶어 이곳에서 한 동안 쉬었다.
보고 또 보아도 지겹지가 않다.
다시 하산길.
바위뒤로 서있는 하얀 부처상.
지금은 절은 없어지고 부처상만 남았단다.
건너편의 암벽사이에 자라는 나무들.
이곳에서도 또 좀 쉬어가고.
옛사람들은 이 바위에 마애불을 새기고 싶었을 것이다.
봄소풍 나온 원앙새 한쌍.
개구리 울음소리도 들리고 어느새 봄은 우리곁에 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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