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2.15.일.
한국문인협회의 산우회에서 경복궁뒤의 인왕산 산행 공지가 올랐다.
그동안 추위에 웅크린 몸과 마음에 봄을 맞이하고 싶은 마음으로
산행공지에 꼬리를 달았으나 처음참석하는 산행이기에 망설여졌다.
약속된 경복궁역에 도착하니 일행이 겨우 6명.
서로 간단하게 인사를 나누고 곧 사직공원으로 향하였다.
사직공원은 서울 생활 5년차에 접어드는 나에게는 처음 가보는 곳이었다.
조선시대의 장안이었던 성북구와 종로에 들어서면
문득 시대를 거슬러 오른 느낌이 살짝 든다.
이곳 사직공원 주변도 같은 서울이지만 품격이 달라 보인다.
입구에서 만난 해설사 선생님의 설명에 따르면
사직단은 나라의 신과 곡식의 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곳이며
동쪽 社는 토지신 서쪽 稷은 곡물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곳이란다.
좌묘우사를 복창하게 만든 그 해설사님은 쉽게 우리를 놓아주지 않았다.
덕분에 오래만에 초등학생이 된 기분으로 햇살이 포근히 내리쬐는 사직단에서
향긋한 흙냄새와 시든 풀냄새를 맡으면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사직공원안에는 신사임당과 율곡상이 좌우에 서 있었으나
무언가 휑하다는 느낌이 들었고 그 뒤의 계단을 따라 올라가니
단군을 모신 사당이 있어 잠시 걸음을 멈추고 예를 표하였다.
곧바로 이어지는 등산로는 휴일을 맞이한 가족단위의 등산객이 많았는데
등뒤로 내리쬐는 햇살이 어찌나 포근한지 곧 겉읏을 벗어야만 하였다.
꼬리를 높이 지켜든 금빛 호랑이상을 돌아 비탈길을 오르니
옅은 운무속의 서울 장안이 아스라히 내려다 보였다.
봄빛속에 하얗게 반사되는 새로 복원한 서울 성곽은
말쑥하기는 하지만 무언가 조금 아쉽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건 아마도 복원된 성곽이 장인들의 손끝으로 다듬어진 돌이 아니라
기계로 일률적으로 만든 구격화된 돌로 쌓은 느낌이 들기 때문이리라.
성곽아래의 유난히 붉은 흙길이 눈에 들어왔다.
참으로 따스하고 온화한 느낌이 드는 흙길이다.
다른 회원들은 그냥 햇살 포근히 내리쬐는 곳에서 간식을 먹으면서
휴식을 취하고 싶어하기에 혼자서 정상으로 향하였다.
능선만 넘으면 정상이겠지....생각하였으나 한참을 더 가야만 했다.
나를 기다리고 있을 회원들 생각에 그만 발걸음을 되돌려야했다.
지름길로 내려오니 금방 마을이었다.
골목골목 사람사는 이야기 거리가 숨어 있는 듯하여 기웃거렸다.
박노수 화가의 집이 미술관으로 개관하여 일반에게 공개되고 있었다.
잠시 발길 멈추고 미술관안을 한바퀴 휭하고 돌아서 나왔더니통인시장 입구다.
쿠폰으로 다양한 메뉴를 즐길 수 있는 모양인데
우리는 그냥 순두부집에서 하루 하루를 마무리하였다.
함께 한 여러 선배 문우님 감사합니다.
다음 산행때 건강한 모습으로 뵙길 바랍니다.
경복궁역에서 만난 회원들.
농악놀이를 하는 주민들.
개성있는 차림의 관광객.
종로구는 다른 구와는 한결 분위기가 다르다.
사직단 입구.
안내도.
길 오른편의 건물들도 무언가 이색적이다.
설치미술을 해 놓은 듯한 느낌이다.
성역을 표시해 놓은 사직단.
이 길은 신들의 길이란다.
우리는 그 곁의 잔디밭위로 걸었다.
마당에 햇살이 한 가득하다.
이곳의 용도를 설명을 들었는데?
동쪽은 토지신 서쪽은 곡물신.
열심히 해설을 해주시는 해설가님.
이곳은 제단에 바칠 동물의 피를 모은 곳이란다.
사직공원으로 오르는 계단.
율고과 신사임당 동상.
단군성전.
나도 머리 숙여 참배.
옷벗은 나무사이로 보이는 인왕산.
입구의 호랑이상.
안내도.
규격화된 성곽.
성곽사이로 보이는 기묘한 모향의 바위.
하얗게 반사되는 성곽.
동물의 모습을 닮은 바위들.
바위위의 등산객들도 다정하게 보인다.
멀리 보현봉.
두꺼비같기도 하고.
연무에 덮힌 마을.
저기 청와대도 보인다.
앞서가는 오숙희 회원.
단체 인증사진.
오래만에 걷는 흘길이 참 포근하다.
일행은 아래에서 기다리고 혼자서 계단길을 오르다.
성곽을 뒤로 하고 인증사진.
이곳에서 걸음을 되돌리다.
이 지름길로 내려오니 곧 마을이 나타났다.
가만히 둘려보면 문화재가 숨어있을 것 같다.
품격이 있어 보이는 골목이다.
종로구립 미술관이 된 박노수의 집.
마음이 급하여 휭하니 한바퀴 돌고 나오려니 아쉽다.
통인시장.
다양한 볼거리 먹을거리.
오래만에 보는 메주.
곡식을 담은 짚소쿠리.
'산행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락산의 이른봄. (0) | 2014.03.15 |
---|---|
이름처럼 아기자기 이쁜 소래산 (0) | 2014.02.28 |
삼각산 영봉 산행기 (0) | 2014.01.27 |
눈덮힌 도봉산 (0) | 2014.01.23 |
새해맞이 우이령 둘레길. (0) | 2014.01.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