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방

제주 3.-관음사로 내려가는 하산길.

푸른비3 2013. 2. 27. 23:00

2013.2.24.일.

관음사 하산길은 끝없이 이어지는 듯 하였다.

한참을 내려와도 이정표를 보면 겨우 100미터 정도 내려 왔을 뿐이다.

발바닥은 시간이 흐를수록 통증이 심해졌다,

하산길은 몸무게가 앞으로 쏠리니 더욱 발이 아픈 것 같았다.

 

절뚝이며 나무계단을 내려오다 그만 발이 엉켜

아이젠에 걸렸는지 계단에서 떨어져 눈속에 파묻혔다.

정말 사고는 언제나 순간적으로 일어나는 모양이다.

다행히 아래는 눈에 덮힌 관목들이 받쳐줘서 깊지는 않았다.

 

뒤에서 내려오던 다른 일행중의 한사람이 얼른 달려왔다.

몸을 일으키려고 하였으나 비탈이어서 쉽지가 않았다.

그 사람의 도움으로 간신히 다시 목책위로 오를 수 있었다.

고맙고 부끄러운 마음에 제대로 얼굴을 들 수 없었다.

 

한참을 내려오니 일행들이 나를 기다리며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내가 계단에서 굴러 사고가 날 뻔하였다고 하자

친구들이 함께 걱정을 해주며 몇명은 나와 함께 보조를 맞춰 주었다.

산길을 혼자서 내려올 적보다 훨씬 마음 든든하고 편안하였다.

 

관음사는 도대체 어디에 있는거야?.....

한참을 내려와도 관음사는 보이지 않고  짧아진 겨울해는

설핏 서쪽으로 넘어가 해거름이 내려 덮히는 듯 하였다.

인적이 끝어진 산은 문득 적막이 찾아오는 듯 하였다.

 

먼저 내려온 친구들은 제주산 막걸리로 하산주를 나누고 있다가

우리 4명을 반겨 주었는데 나는 괜히 무리를 하여

친구들에게 피해를 준 것 같아 미안스러웠다.

버스에 오르며 늦어서 미안하다는 사과를 하였더니

모두들 무사히 완주한 것이 대견하다고 격려를 해주었다.

이렇게 좋은 친구들을 둔 나는 행복한 사람이다.

 

 

순한 짐승이 엎드려 누운 듯한 산등성이.

 

아스라히 멀리 하얀 유람선이 둥실 떠 있다.

 

뒤로 돌아보니 왕관을 쓴 듯한 산의 머리가 눈에 들어왔다.

 

이제는 사라진 용진각 대피소의 안내판만 서 있다.

 

 

 

 

계곡에 걸린 출렁다리.

 

 

기념사진을 찍는 친구들.

 

내가 부르는 소리에 위를 바라보는 친구들.

 

 

 

 

 

삼각봉 대피소.

 

 

 

 

드디어 관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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