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2.24.일.
아라가 초등학교 3학년 때 제주를 다녀온 후 거의 10년 만이다.
그동안 제주는 국제 자유무역의 도시가 되었고, 올레길 산책로가 생겼고,
많은 새로운 테마 파크가 만들어졌다고 하였지만 항상 마음뿐이었다.
초등학교 동창생이 그곳에 있기에 한번 다녀 가라는 전화는 받았지만,
산다는 것이 무언지 쉽게 여유가 생기지 않았다.
친구들 등산모임에서 이번에는 한라산 등반을 한다는 공지가 올라와,
더 이상 미루다가는 평생 한라산 백록담을 보지 못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 참석하겠다는 꼬리부터 달았다.
지난 여름부터 자고 일어나면 발뒤꿈치가 아프기 시작하여
정형외과에 갔더니 족저근막염이라고 하였다.
물리치료를 다녀도 별 차도가 보이지 않더니 며칠전부터
더 상태가 악화되어 걸을때마다 통증이 전해져왔다.
발을 푹쉬게 하면 한라산 가기 전에 상태가 좋아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였으나 전혀 나을 기미가 보이지 않고
정해진 날은 코앞에 다가와 취소를 해야하나?....고민이 되었지만,.
오래만에 큰마음먹고 가는 제주이니
그냥 바다바람이라도 쐬고 오자는 생각으로 합류를 하였다.
김포에서 새벽 6시 55분 출발하는 항공기를 타기 위해
어떤 교통수단을 사용해야 할까 알아 보았더니 의외로
교통편이 쉽지가 않았다.
잠실에서 출발하는 첫공항버스는 5시 30분인데 1시간 20분 소요.
새벽 4시 반부터 운행하는 시내버스와는 달리
가장 편하고 정확하다는 전철은 첫차가 새벽 5시 40분이었다.
(전철의 첫운행이 그렇게 늦는 줄은 이번에야 알았다.)
웬만한 거리는 걸어서 다니고, 자전거로 이동하는
내가 이번에는 울며 겨자먹기로 택시를 타야만 하였다.
평소 절약하였으니 이번에는 조금 사치를 부려도 좋다는 생각을 하였지만,
천원이면 갈 수 있는 서울역까지의 택시요금이 아깝다는 생각이
물씬물씬 나는 나를 보니 역시 나는 짠순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눈을 뜨니 새벽 3시.
다시 잠들면 일어나기 어렵겠다는 생각에 샤워부터 하고,
안방에 있는 성모상앞의 촛불을 밝히고,
나 없는 동안 우리 가정과 아이들 지켜주시고
무사히 다녀오게 해달라고 아침기도를 하였다.
서울 구경하고 싶다고 마산에서 어제 올라온 아라의 친구들이 먹을
아침준비를 하다보니 어느새 시간은 훌쩍 흐르고....
새벽 4시 50분 집을 나오니 건너편 서쪽 하늘에 환한 얼굴.
....보름달이었다.
그래. 오늘이 바로 정월 대보름이지?
반가운 마음에 달을 바라보고 높이 팔을 흔들었다.
아파트 정문을 나서니 건너편에 환한 얼굴. 정월 대보름달이엇다.
탑습수속을 기다리는 19명의 내 친구들.
우리가 탑승한 제주 항공 비행기.
비행기 안에서 내려다 본 아라뱃길.
아스라히 멀어지는 인간세상.
하늘 높히 둥실 떠 오라 구름밭을 나르고.
어느새 창가로 보이는 한라산.
비행기 날개 아래로 보이는 제주 바다.
착륙 준비.
아침을 맞이한 제주 공항.
제주의 당을 밟은 내 친구들.
공항을 나서니 이국의 냄새가 물씬나는 야자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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