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8.25.토.
한여름밤의 남한산성행궁 음악회
2012.8.25. 오후 7시
남한산성 행궁.
지휘:최혁재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산성에서 열리는 야외 음악회.
종일 늦장마가 오락가락 하는 날이라 걱정하였는데
준비한 사람들의 노고에 하늘이 답을 하기라도 하는 듯
점점 하늘이 맑아져 나중에는 휘영청 하늘에 뜬 반달도 볼 수 있었다.
특히 현악기는 습기에 약하여 비를 맞는다는 것은 악기에 치명적이다.
만약 비가 내렸다면 연주를 도중에 포기하여야 했을 것이다.
귀에 익은 G선상의 아리아.캐논. 아이네클라이네 나흐트 뮤직,세레나데....
행궁의 후원에 울려퍼지는
엔니오 모리꼬네의 <가브리엘 오보에>의 오보에 소리가 어찌나 청아한지....
오보에 연주자가 누구인지 알 수 없지만 감동적인 연주를 들려 주었다.
밤이 깊어갈수록 행궁의 불빛은 더욱 그윽해지고
담을 넘어 불어오는 바람은 귓가의 머리카락을 살살 날리게 하고....
아, 내가 마치 조선 시대의 사대부의 부인이 되어
왕궁의 향연에 초대되어 한밤의 음악회를 즐기는 듯 한 착각이 들게 하였다.
엘가의 <세레나데>2악장 라르고가 그렇게 아름다운 선율일 줄이야....
그 감흥에 잠기어 눈을 감고 천천히 음미하고 싶었는데
누군가가 거침없이 치는 박수소리에 화들짝 놀라고....
우리 아라가 좋아하는 <현을 위한 세레나데>는 동영상으로 녹음을 했다.
아라가 즐겨 듣는 발레 모음곡 <호두까끼 인형>의 선율과 참 비슷하였다.
그건 엄마의 귀가 아직 발달하지 않은 탓이야....라고 아라는 핀잔을 주었지만....
음악회가 끝나고 출입할 적에와는 달리 곁문으로 나왔는데
발에 밟히는 물기 가득 머금은 마사토의 까슬까슬한 촉감이 어찌나 좋은지....
문득, 키큰 나무 가지 사이로 보이는 환한 반달.
어머나....너도 이 음악회가 듣고 싶어 그렇게 높이 떠 올랐구나.
오늘의 연주 프로그램.
행궁을 향하여 오르는 관객들.
한남루를 지나....
연주회 무대.
이런 궁에서 듣는 서양 음악은 색다른 맛이 있엇다.
모여드는 관중들.
단원이 착석을 하고.
악장의 조율,
드디어 나타난 지휘자.
관객을 위해 곡목의 이름과 쉽게 풀이도 해 주었다.
조명과 어우러지는 선률.
오보에 연주자.
이름은 잊어 버렸지만....
감동적인 연주를 들려준 그에게 감사.
밤은 점점 깊어가고.
선률도 더욱 익어가고....
연주는 끝나고....
다시 무대에 나타난 지휘자는 앵콜 뮤지-아니트라의 춤을 선사.
그 다음 앵콜곡은 준비가 없어....
나도 기념 사진 한장 남기고 싶어.
사진을 찍었는데.....
어느 외국인이 취재를 받는 중.
이 작은 쪽문으로 나오는 것도 퍽 운치가 있었다.
행궁의 밤은 깊어만 가고.
오늘의 연주회를 위해 애쓴 분들의 노고에 감사드린다.
구름위에 반달도 얼굴 내밀어 함께 음악을 즐긴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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