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방

도중 하차하고 돌아온 일영계곡

푸른비3 2012. 8. 7. 15:52

2012.8.4.토.

 

손꼽아 기다렸던 일영계곡의 물놀이가 있는 날 아침.

선릉역에 도착하니 벌써 여러명의 친구들이 모여 있었다.

약속된 시간에 나타난 해용이의 스탁렉스에 탑승하니

남자가 2명.여자가 7명.

이제 슬슬 성의 불균형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나이이다.

노인 대학에 가면 남자 친구 한명 놓고

여친들이 서로 싸운다고 하던 말이 맞을 것 같다.ㅎㅎ.

 

창으로 보는 도봉산의 웅장함에 속으로 감탄을 하며

먼저 예약된 민박집에 도착하니 벌써 먼저 온 친구들이

냉면을 준비하여 도착하기 바쁘게 한 그릇 후루룩,

 

언제나 어린 병아리 새끼들 챙기는 엄마닭 역활을 톡톡히 하는 난희 총무는

가녀린 몸매에 커다란 전대를 허리에 둘러차고

병아리 새끼들 멕일것 챙기느라 쉴틈이 없다.

 

수박 화채까지 한그릇 해치우고 슬슬 물송에 몸한번 담궈볼까?....

하고 냇가로 나가려니 초입에 많은 인파들이 텐트를 치고 있고

물에는 아이들이 고무 튜브에 의지하여 물놀이를 하고 있다.

친구들은 거너편 언덕 그늘에 있는데 도저히 물에 들어갈 수가 없다.

물은 고여있는지 퍼렇게 녹조현상을 일으키고 있었다.

 

햇빛이 강열하여 이쪽편 텐트에도 앉아 있을 수 없고

쫒기듯이 다시 민박집으로 들어오니 숨이 턱턱 막힌다.

더위를 피하여 이곳까지 왔는데 오히려 더 덥다니....

더울 때는 제 집에서 옷벗고 편안히 지내는 게 최고라는 생각이

자꾸만 나를 집으로 돌아가게 꼬드긴다.

 

마침 일이 있어 먼저 가는 종호 친구가 있기에 얼른 보따리를 들고 일어났다.

어제부터 준비해 둔 가방에늠 물놀이 할 적에 입을 옷이랑

대형 타올. 긴 소매 옷. 휴대용 베개.....한 가득이라

마치 부부 싸움하고 친정집 돌아가는 여자의 보따리 같다.

 

더 이상 수용할 공간도 없는데 어쩌자고 차는 자꾸만 계곡으로 들어오고

양주쪽으로 가는 도로는 꽉 막혀 마치 주차장같다.

하는 수 없이 종호를 따라 일단 구파발역으로 가기로 하였다.

 

땡볕에서 한참을 기다려 냉방 잘 된 버스에 오르니 살 것만 같았다.

다행히 구파발방향은 차가 밀리지 않아 시원스레 달리는데

은평 뉴타운 가까이 오니 멀리 창빡으로 하얗게 빛나는 암봉.

어머나....저게 북한산이야....

이곳에서 보니 또 다른 모습이다.

이런 멋진 산봉우리를 볼 수 있는 이곳 사람들은 참 행복된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전철에 올라 자리에 앉으니 졸음이 밀려든다.

을지로 3가 환승구간을 놓치면 안되는데....

밀려오는 잠을 참으려니 눈꺼풀이 무겁다.

 

한편으로 슬그머니 친구들에게 미안하다는 생각이 밀려 들었다.

아무려면 어때? 단 하루밤인데....

다른 친구들은 모두 참으면서 잘도 있는데....

나만 무슨 특별한 인간이라고....

언제 이 못된 심보를 고치려나....

언제 철이 들려나.....

 

침구들아, 미안해.

장소 선정을 위해 애 썬 대장친구와 혜자친구.

며칠전 부터 잠못 자면서 준비하였을  난희친구야.

 

같이 동고 동락을 해야 정이 더 붙을텐데

이렇게 나만 쏙 빠져 나왔구나.

어쩌지?.... 이런 병을 무슨 병이라고 하엿지?

불치의 공주병?

 

 먼저 도착한 친구들이 점심 준비를 하고 있었다.

 

 우리가 묵은 숙소.

 

 더운 불앞에서 국수를 삶고 잇는 종호친구.

 

 냉면으로 점심.식사.

 

 종호는 얼굴이 불에 익은 듯.

 

 무거운 전대를 허리에 찬 난희.

 

 감자준비를 하는 혜자.

 

 와, 배 부르다.

 

 고기를 튀기는 영숙이.

 

 여러가지 양념을 넣어서.

 

 해용아 좀 더 먹어.

 

 낟 좀 더 줘.

 

 가스 새로 갈아라.

 

 후식으로 수박 화채도 한잔씩.

 

 

 언제나 손에 물마를 시간이 없는 난희.

 

 오...이 물빛.....

 

 이런 물빛에도 아랑곳 없이 노는 아이들.

 

햇볕 드거운데도 즐거운 표정으로 앉은 친구들을 뒤로 하고 나는 방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