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의령 국사봉

푸른비3 2008. 12. 3. 09:05

가까이에 있는 산이지만 처음 가 보았던 국사봉.

어느 산의 한 자락인지도 모르고 그냥 친구들따라

시골 마을 회관앞에서 차를 주차시키고

마을 뒤로 난 골목길을 올라갔는데 곧 길이 사라지고 없어

우리가 길을 만들면서 올라갔다.

 

나중에 보니 우회로 시멘트 포장된 임도가 있었는데

그길보다는 미끌어지더라도 비탈길을 오른 게 더 좋았던 것 같다.

 

하산길은 수북히 덮힌 떡갈나무 낙엽에

발등 푹푹 빠지면서 동요를 부르면서 내려왔다.

그날따라 하늘은 그야말로 눈이 시리게 푸른빛이었다.

가만히 쳐다보고 있으면 두눈 가득 맑은 물이 고일 것만 같았다.

 

마을에 이르니 굴뚝에서 뭉개뭉개 피어오르는 연기.

그 연기 냄새는 늙으신 어머니의 냄새같았다.

내 어머니도 살아계시면

저렇게 아궁이앞에 앉아 군불을 지피고 계셨을까?

문득 어머니가 그리워진 11월의 마지막 일요일이었다.

 

 

 으령군 봉수면 사현마을 경로당. 이곳에 차를 주차시키고.

 

 산자락에 안긴 마을이 정겹다.

 

 이렇게 시멘트 포장된 골목길 풍경은 30년 전 내 어린 시절의 골목모습과 별 다른 변화가 없는 듯.

 

 일손이 모자라 수확하지 않았는지...말갛게 익어가는 분홍 연시가 파란 하늘을 머리에 이고.

 

 정신없이 어질러진 헛간은 그림의 소재로 좋을 듯.

 

 이 녹슨 양철지붕도 좋은 소재.

 

 나무들 비탈에 서다...제목이 연상되는  줄지어 선 나무들.

 

 잎을 다 떨구어 버리고 겨울 채비를 한 나무들.

 

 일손이 이곳에도 없었을까? 그대로 텃밭에서 시들어가는 고추.

 

 이 조그만 국사봉에 웬 절들이 많은지?

수석을 하면 좋을듯한 돌에 미숙한 솜씨로 새긴 문수사 표지석.

 

 이산의 주총이 상수리나무인가?

발등을 푹 파묻히게 하는 나뭇잎 대부분이 이 나무였다.

 

 곧 등산로가 사라져 우리는 이렇게 촘촘히 들어선 대나무밭도 지나고.

 

 어린 묘목이 자라는 양지바른 둔덕도 지나고.

 

 조그만 나무지만 단풍은 곱게 들어 충실히 한해를 마감하고.

 

 비탈길을 만들면서 오르고 보니 한쪽곁에 이렇게 포장된 시멘트도로가 이어져 있었다.

 

 마른 나뭇잎위로 오늘따라 어저면 이리도 푸른색 하늘인지?

 

 한껏 자태를 자랑하는 구절초도 만나고.

 

 향기짙은 노란 산국도 만나고.

 

 첩첩이 이어진 산허리들.

 

 늦가을 정취를 느끼게 하는 마른 꽃잎.

 

 심봉사를 끌고가는 뺑덕어멈.

 

 앞뒤가 바뀌어 이제는 심봉사와 심청이.

 

 도중에 자연석이 마치 콘크리트처럼 붙어있는 모습이 신기했다.

 

 급할 것 있냐? 양지바른 곳에서 벌렁 드러누워 한숨 쉬고 가야지....

 

 장끼자랑도 하나식 하고.

 

 발아래는 합천군 초계면이라고.

 

양띠방 친구 태숙시와 함께.

 

 잎을 다 떨군 가지들이 초연해 보이고.

 

사방 어디로 눈길을 주어도 모두 산들만.

 

 마른 나무가지 사이로 가끔 암석도 보이고.

 

내가 밀어 보았지만 흔들리는 감이 전달되지 않았다.

 

 정상석 고인 물에 사풋 얼음이 얼었던 모양.

 

 함께 산행한 마산클럽 회원들이 국사봉 정상에서.

 

 나묵들.

 

 정상 건너편 모습.

 

맛맛한 등산길에 가끔 눈을 즐겁게 해주는 암석들.

 

 멀리 건너편 바위들도.

 

 오늘의 산행대장 .

 

 붙임성 있고 넉넉한 아지매들.

 

 푹신한 낙엽이불위에서 양교수님은 노래 한곡 뽑고.

 

 낙엽놀이 하고 싶어서.....

 

 수북히 쌓인 낙엽에 자꾸만 미끌어지고.

 

 구름에 달가듯이 가는 나그네들.

 

안내도.

 

 하산하여 올려다 본 국사봉.

 

 시들어가는 국화가 좋아라.

 

 쇠죽을 끓이는가? 뭉글 뭉글 연기가.

 

 온통 담쟁이로 덮혀있는 벽.

 

 봉수초등2년이라는 마을 아이.

 

 은행잎은 이리저리 바람에 떠밀려 다니고...

이렇게 올 가을도 속절없이 지나가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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