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연육교(신중삼 사진, 마산시홈페이지)
어느덧 세월은 유월의 한 가운데를 향하고 있습니다. ‘바다가 보이는 교실’ 아래 바람개비 치자꽃이 필 날도 멀지 않았습니다.
이번 달에는 바다로 향해 난 길을 나서볼까 합니다.
구산면 반동 삼거리에서 하차하여 나지막한 뒷동산길을 따라가다보면 숲속에 복지시설인 해강마을이 있습니다. 이곳은 지난 2006년 마산 출신 박경진 감독이 만든 영화 <이것이 사랑이다>의 배경으로 등장했던 곳입니다. 다시 한적한 들길을 따라가다보면 문득 바다가 나타나고 썰물이 밀려오는 대로 휘어져 앉은 구복마을에 닿습니다. 아마도 구복예술촌에 연한 길을 지나가본 일은 더러 있을 터이지만, 구복 안쪽 마을을 가보신분은 많지 않을 듯싶습니다.
마을에서 야트막한 고개(?)를 넘으면 곧 구복예술촌이 있는 또 다른 바다입니다. 걷는 사람들은 여기에서 잠시 쉬다 저도로 향합니다. 마산 구경 중에서도 가장 이름난 저도연육교를 걷습니다. 마산의 상징인 흰 괭이 갈매기를 상징하며 새로 만들어진 연육교와 나란히 오래된 붉은 철교가 하나 바다 위로 걸렸습니다. 일명 콰이강의 다리라고도 불리우는데, 영화 <인디안 썸머>에서 박신양과 이미연이 자동차를 타고 이 다리를 건넜습니다. 또 저는 아직 보지 못했지만 거미라는 가수의 뮤직비디오 <아직도>에선 가수 휘성이 이 다리를 건너간다고 하네요.
아무튼 새 연육교가 만들어지기 전만해도 자동차가 아슬아슬 건너가던 길이었습니다만, 이젠 오직 걷는 사람들만을 위한 아름다운 다리로 남았습니다. 사랑하는 연인과 손을 잡고 이 다리를 건너가면 사랑이 이루어진다고 하지요. 사랑을 이루고 싶은 분은 연인과 더불어 꼭 참석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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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날 때 : 6월 15일(일) 오전 11시
만날 곳 : 마산 경남대학교 정문 앞
준비물 : 점시도시락과 왕복 시내버스요금, 또는 그냥 5천원
연락처 : 송창우(019-554-5051), 심경애(010-5552-5051)
(펀글)
* * *
매달 3째 일요일은 함께 걷는 행사가 있는 날이다.
우연한 기회에 이 모임에 참석한 후
3년이 흘렸지만, 몇번이나 같이 했을까?
열손가락을 헤아리지 못할 것이다.
그만큼 시간을 맞추기가 쉽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모든 것 제끼고 우선 신청하였다.
저도 연육교는처음 찾은것이 20년도 전의 일이었다.
남편 직장 동료들과 그 다리(일명 콰이강의 다리)를 건너
횟집에서 밤늦도록 놀다 온 기억이 난다.
빨갛게 녹슨 다리를 몇번이나 건너면서
여고시절 단체영화로 관람했던 콰이강의 다리
주제곡을 흥얼거렸던 기억이 어슴푸레 난다.
(그때의 사진을 보니 원피스 입은 날씬한 내모습과
아직 상하지 않은 남편 얼굴이 참으로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게 한다.)
걷기모임의 내 파트너 매천이 시어머니 생신상을
차려 드리기위해 청도 시갓집으로 가버려
홀로 걷는 길이 외롭지 않을까? 내심 걱정하면서
모임장소로 나갔더니 정다운 몇몇 얼굴이 기다리고 있었다.
(보고싶었던 나그네님이 안보여 조금 서운,ㅎㅎ)
버스를 타고 반동마을 삼거리에서 하차하여
마을길을 타고 숲속으로 오르기 시작했다.
연인끼리, 부부끼리, 친구끼리 정담을 나누며
여유롭게 걷는 이 모임이 전에는 갑갑하다고 느꼈지만
오늘은 사진 찍기에 바빠 내가 제일 끝머리다.
김수영의 시 '풀'에서처럼 바람보다 먼저 눕고
바람보다 늦게 일어나는 풀들을 사진에 담아 보려고
하였지만 바람에 부대끼는 놈들을 담기가 쉽지 않다.
저 풀들도 속으로 울고 있을까?....
앞서 가는 닭살부부는 언덕길에 멈추어서
산딸기를 따서 서로의 입속에 넣어주고 야단이다.
아직 미혼인줄 알았던 하동임씨가 벌써 결혼 9년차라니....
노래하는 모습에 반해 결혼하면
실컷 공짜로 노래를 들을 수 있겠다, 하는 마음으로
결혼하였는데 실제 부부가 함께 노래방에 가 본 기억이
없다면서도 그녀의 남편은 아내가 사랑스러워죽겠다는 표정이다.
자기야, 목말라, 하면 남편은 얼른 생맥주를 사다 나르고
시원한 냉커피 한잔 마셨으면 하면
먼길 되돌아가 깡통커피를 사다 날라
덕분에 우리까지 커피를 얻어마셔 이번달 용돈을
다 날려 버린것은 아닌지 모르겠다.ㅎㅎ
언덕길을 지나는 왼쪽편에 새로 만든 하얀 연륙교가
숲사이로 보였다가 사라지는 해강마을을 지나니 구복마을 안.
이곳은 우리가 드리이브하는 길에서는 한번도
발길이 닿지 않은 곳이리라.
하얀 밤꽃의 향기가 마을을 감싸고 흐른다.
정액냄새와 비슷하므로 여자들이 좋아한다고 하였지만
난 아직 정액냄새를 맡아본 기억이 없는데?....
웃음을 날리며 여유롭게 걷는 눈앞에 나타난 구복 예술촌.
때맞춰 수국이 한창이다.
수국은 7번의 색으로 변한다하여 7색화라고도 불린단다.
지금은 막피기 시작하여 엷은 미황색이다.
보라와 분홍으로 변할적이 가장 아름다운 모습일 것이다.
수국과 박하향기 은은한 잔디밭에서
예술촌장 사모님이 내다준 허브차를 마시면서
전시중인 도예도 감상하였다.
버스시간에 늦지 않으려면
부지런히 발길을 움직여야 한다고 하는 등뒤로
유월의 햇볕이 제법 따갑게 비추었다.
흐린날씨에 우산까지 챙겨넣고 왔는데
오후들면서 맑은 하늘에 흰구름까지 흐르는 좋은 날씨다.
드디어 눈앞에 나타난 하얀 연륙교.
그곁에 오래된 붉은 콰이강의 다리를 건너면서
아래를 굽어보니 휴일을 즐기려 나온 가족단위가 많았다.
아이들이 물위에서 노는 모습을 몇장 사진에 담아보았다.
낙시를 즐기는 사람들,
다리 아래서 술잔을 나누는 사람들,
데이트 즐기는 사람들로 요즘 연륙교는 붐비고 있었다.
먼저 도착하여 일행을 기다리는데
우리 아파트 세탁소 아주머니를 만나니 반갑다.
그런데 나와 사무장 두 사람만 먼저 도착하였으니
입장이 난처해졌다.
남편이 아닌 사람과 데이트 하다 들킨것같다고 생각하지는 않을까?
이게 바로 도둑이 제발 저린다고 해야하나? ㅎㅎㅎ
다리를 왕복하여도 아직 버스올 시간은 한참이나 멀었다.
다리 아래로 내려가 한바퀴돌고 다시 올라와
그늘에 기대고 눈감고 앉아 있으려니
원장님 사모님이 차로 모시러온 모양이었다.
먼저 가실래요? 하기에 냅다 차에 올랐더니
지난번에 한번 뵌 고운 얼굴의 사모님이 인사를 하였다.
매번 신세를 져서 미안하다는 인사를 하고 있으니
매천의 전화가 왔다.
아차...이경자님도 챙기고 올껄....
가을이를 내 무릎에 앉고 오면 비좁지만 같이 올 수 있었을 텐데....
그때야 생각이 미친다니...미안스럽기만 하였다.
경남 데파트 앞에서 버스를 다시 바꾸어 타고 오는
차속에서 어찌나 잠이 쏟아지든지....
내릴곳을 지나칠까 긴장하였는데 또 잠이 스르르....
버스에서 내려 걷기 시작한 반동 3거리.
손바닥만한 논에 벌써 모심기도 끝내고.
시간이 멈춘듯한 시골집.
빈집을 지키고 있는 석류꽃.
마을앞의 충효비.
담장이 높아 잘 보이지 않은 비각.
햇살처럼 밝은 꽃.
수런수런 속삭이는 옥수수밭.
김수영의 시 '풀'에서 처럼 바람보다 먼저 눕는 풀.
시든 꽃도 아름답다.
보리수맛은 시금텁텁.
축사의 어린 소 눈망울이 어쩜 저리도 순할까?
여름이를 안은 가을이 엄마의 표정도 해맑다.
구복마을 안쪽의 바다.
구복 예술촌.
수국꽃길 따라서.
잘익고 익는 복숭아를 바라보는 걸까?
허브차도 마시고.
촌장님은 친절하게 허브를 따서 가라고...
따고 나면 또다시 가득 잎을 낸다고 하시면서 직접 따 주시기도 했다.
쑥갓꽃도 이렇게 이쁠줄이야.
모든것은 나르대로 꽃을 피운다나....
정자에서 바라본 저도 연륙교.
그앞의 붉은 다리가 콰이강의 다리.
아래로 흐르는 고깃배.
다리를 건너니 접시꽃들이 한창 피어나고.
붉은 토끼풀이라고 하던가?
구복안마을 선착장.
한가로이 떠있는 고깃배들.
마을앞 느티나무정자에서 한담을 나누는 마을사람들.
밤꽃도 진하게 흐르고.
비릿한 어성초까지.
예술촌앞의 원추리.
이곳에서 원장님은 사모님께 전화를 하신 모양.
수국앞의 예쁜 새신부.
소담스러운 수국.
전시중인 도예(서명옥전)
거미줄에 걸린 나비?
전시작품.
많은 작품들이....
다리아래에서는 ....
지나가는 어선 한척.
유행가를 퍼뜨리며 지나가는 쾌속선.
물에서 노는 천진스러운 아이들.
다리아래의 다정한 연인.
(저 보기싫은 줄을 치울수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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