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다시 내 품을 떠나간....

푸른비3 2006. 8. 18. 17:10

여흘동안의 아들 휴가가 이렇게 후딱 지나가 버릴 줄이야.

받아 놓은 날짜, 빠르게 지나간다는 옛말이 그대로다.

 

아들놈은 집에 오기 바쁘게 휴대폰을 찾기에

정지 시켜둔 휴대폰 먼저 살려 주었더니

사방에 문자를 날린다.

저렇게 문자 날리고 싶어 어떻게 견뎠을까? 싶을 정도다.

 

그 뿐만 아니라 곧 컴앞에 앉기 바쁘게 게임에 열중이다.

한쪽에는 TV를 켜 놓은 채....

저런 게임도 중계를 해주는 방송도 다 있으니...차암....

 

저녁이 되기 바쁘게 친구 만나려 간다고 용돈을 달라한다.

니 휴가비 받아 온 것 없니?

그걸로 쓰지?

첫 외출인데 하여 돈을 손에 쥐어 주었다.

그게 작았는지

아들놈은 지 통장에서  돈을 빼 쓴 모양이다.

요즘은 휴가 나온 놈이 돈을 써야 한다나....

 

여흘동안  있으면서 온 가족이 함께 식사한 날이

몇번이었을까?

평소에 입이 짧아 음식을 맛있게 먹지 않는 놈이라

내가 신경써서 밥상을 차려 놓아도 그저 몇숟갈 뜨고는 그만이다.

 

함께 외식도 딱 두번박에 하지 못했다.

저녁에는 거의 나가서 먹고

아침은 늦잠자서 못 먹고....

 

지난 밤에는 마지막 밤이라서 일찍 들어 오겠거니...

하여 기다려도 오지 않아,

넌 엄마보다 친구가 더 좋으냐? 했더니

아니, 엄마가 제일 좋아~하면서도

새로 1시가 넘어서야 들어왔다.

 

나는 아직 컴으로 쇼핑을 못하므로

그동안 미루어 두었던 책과 음악 CD를 구입해 달라고

하였더니, 오늘 아침에야 접속하여 구매해 주었다.

그동안 아들에게 의지만 하고 나 스스로 할 생각은 하지

않는 못난 이 에미는 그러는 아들이 너무

사랑스러워 뒤에서 꼭 안아 주었다.

앙상한 어깨가 그대로 내게 전해진다.

 

마산에서 여주까지 가려면 거의 하루가 걸리기에

아들은 12시 버스를 타고 가겠다고 한다.

그럼 같이 터미널 나가서 점심먹고 가라...

하였더니 그냥 친구들 환송나오니

엄마는 집에 있으란다.

 

그럼 엄마 오늘 수채화 수업 있는 날이니

그게 가도 될까?

(이 철없는 엄마)

그래서 그냥 아들이 떠나기 전 내가 먼저 집을 나섰다.

 

아들아, 엄마랑 한번 더 껴안자~ 하였더니

스스름없이 내 품애 안기는 내 새끼...

몸 건강하게 잘 다녀와~

이렇게 작별을 하였는데

지금 이 시간이 되니

갑자기 왜 이렇게 눈물이 나오는 걸까?

 

아까는 내 욕심만 앞서

아들이 떠나는 모습도 보지 않고 보냈는데....

아들이 벗어놓은 옷을 쳐다 보아도 눈물.

어질러 놓은 아들의 방을 바라보아도 눈물...

이렇게 금방 후회할꺼면서

좀 더 긴시간 같이 있어 줄껄....

 

내 사랑하는 아들아.

지금쯤 어디에 가고 있니?

미안해.

용돈도 좀 더 넉넉히 줄껄....

그리고

정말 깊이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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