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찾아도 없다.
분명히 서랍장 제일 윗칸에 소중히 넣어둔 서류.
며칠전 아들이 휴가 오면서 가지고 온
입원확인서.
그놈이 여지껏 날 이렇게 힘들게 하고
도대체 어디에 숨어 있는걸까?
너, 어디 있니?
제발 나와줘~
아들이 1주일 전 휴가 나오면서 그 서류를 가지고 왔기에
분명히 내가 확인하고 소중히 넣어 두었는데....
아들은 백일 휴가를 받고 부대로 돌아 간 후
안과 질환이 생겨
서너달 청평 국군병원에 입원하였고
얼마전 자대로 옮겨, 이번에 휴가를 나왔다.
입원확인서가 있어야 보험금 청구를 할 수 있기에
보험 설계사와 오늘 미팅을 하기로 하였다.
얼마전 넣어둔 서류이기에
의심도 없이 집으로 오라고 하였는데
아~ 이런...
분명히 있어야 할 서류가 흔적도 없는데 아닌가?
뒤집어 다 털어보아도 없는 이 서류.
친구 만나려 간 아들에게 전화 했더니
분명히 엄마가 가져 갔다고 하고.
남편에게 도움을 청하려 전화하였더니
호히려 쥐어박는 소리만 한다.
그런 정신으로 어떻게 사는냐? 하고....
이럴때 정말 정 떨어지는 남편이다.
같이 늙어가는 마당에
좀 위로해 주면 안되나?
꼭 이렇게 염장을 질러야 하나?
약속된 시간에 보험 설계사가
집으로 찾아왔지만,
내 사정을 이야기 하고
다음에 서류를 찾으면 다시 연락드리겠다고
하고 되돌려 보내려니 나 자신이 참으로 한심스럽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정말 나도 구제불능이다.
아들이 오자마자 챙겨 둔 소중한 서류를
도대체 어디에 둔 것일까?
이러고도 내가 살 자격이 있는가?
기억력이라면 항상 자신 있었는데....
국어 교과서도 줄 줄 외우고,
한번 본 사람은 정확히 기억해 내는 나 였는데....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내 뇌세포가 점점 줄어드는 모양이다.
그러나 저러나 어쩌지?
제발 어느 구석에선가
나 여기 있었지롱~ 하면서 손 흔들며
나타나 주었으면....
'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망속에서 (0) | 2006.08.23 |
---|---|
다시 내 품을 떠나간.... (0) | 2006.08.18 |
광주 무등골 사람들과 함께 한 주말 이야기 (0) | 2006.08.11 |
좁쌀 영감 (0) | 2006.08.10 |
여름휴가 (0) | 2006.07.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