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아름다운 모습

푸른비3 2006. 9. 7. 04:17

가을비 소리없이 내리는 어제 아침.

버스에서 내려 학교가 있는 언덕길을 올랐다.

 

오래동안 망설이다 선택한 대학교.

왔다갔다 오가는 시간에 집에서 그리지....

하였으나, 막상 집에서는 그림 펼치기 어려워

세월만 보냈던 그림 공부를 다시 시작하게 된

학교로 오르는 등교길이었다.

 

월,수요일 수업이 있지만

특별한 일 없으면 매일 나가야지....하는 생각으로

오르는 학교 가는길은 호화로운 빌라와

빈한한 옛날 주택한 공존하는 동네다.

 

몸이 불편한 아내는 휠체어에 앉아 있고,

남편은 주워 온 파지를 정리하고 있었다.

아마도 할머니가 집에만 있기 갑갑하다고 한 모양이엇다.

그래서 할아버지는 그 아내를 매일 그렇게

휠체어에 앉히고 골목에서 일을 하는 모양이었다.

 

가만히 내리는 가는 가랑비속에서

할아버지는 휠체어를 문밖으로 끌어 내어 놓고

커다란 비치 파라솔을 펼쳐

할머니 등뒤에 고정시키고 있는 바로 그 모습이 내 시선을

확~ 끌어 당겼다.

 

할아버지는 다시 파지를 정리하였고

할머니는 쇠잔한 모습으로

가만히 할아버지 일하시는 등뒤를 바라 보셨다.

가장 아름다운 부부의 모습을 보는 듯 하였다.

그 노 부부의 곁을 스쳐 지나가면서

 몇번이고 뒤를 돌아다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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