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을 넘긴 여자와 남자의 차이는 무엇일까?
남자들은 젊어서 사회 활동을 바쁘게 한다고
가정과 가족은 거의 방기하다 시피 놓아 두고
오로지 먹이 날라 오는 것에 온 정신을 쏟았다.
그 먹이 사냥속에, 아내 아닌 여성과의 로맨스도
꽃 피웠을테고, 친구와의 우정도 자라게 하였을테고,
자아 실현도 하였을 게다.
그러나 여자는 결혼과 동시에
가정과 육아, 가사 노동에 파묻혀
거의 다른 곳에는 눈을 돌릴 여유도 없었다.
주말이면 남편이 일찍 집으로 돌아와 가사와 육아를
함께 분담해 주기를 바랬지만,
이 무정한 남편은 밖으로만 돌아 다니고,
아니면 어쩌다 집에 돌아오면 네로 황제 같은 자세로
쇼파에 길게 드러 누워 서비스를 바라기만 하였었다.
남자는 나이 들수록 밖에서의 생활이 줄어드는 반면,
여자는 육아의 부담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시간을
많이 갖게 되고, 경제적인 안정으로 자기 실현을 늦게나마
하고 싶어 한다.
그동안 여자들이 직접 생산 현장에 뛰어 들어 맞벌이를
하지 않았다고 하여도,
절약하고 저축하여 어느 정도 가정 경제가 안정을 얻게된
가정이라면 누구도 아내의 공로를 허술하게 여기지는 못할 것이다.
나 역시 그동안 크게 가정 경제에 큰도움이 되지는 않앗지만,
그래도 한 20년 학원을 운영하였고, 근검 절약하였다.
늦동이 까지 낳아 기르노라고 정말 딴 데 눈 팔 시간도 없었다.
이제 그 늦동이 초딩 6학년이 되어 오히려 내 손에서 벗어나고 싶어하고
나도 그동안 밀쳐 두었던 내 꿈을 실현 시키고 싶고
만나는 것 미루어 두었던 친구들도 만나고 싶고
여유가 있다면 봉사활동도 하고 싶은데,
오히려 남편은 그러는 날 집에만 맴돌고 있기를 바란다.
내가 친구들 모임에 나가 10시만 넘으면 언제 올꺼냐? 전화를 하고,
자기는 가기 싫어하면서 내가 등산에 따라 나서는 것도 못마땅한
눈으로 쳐다 봐, 등산에 갔다오면 마치 죄인인냥 머리를 조아린다.
그동안 하고 싶었던 그림공부도
이제 체계적으로 공부하고 싶어
2년제 대학에 등록하여 공부하고 싶다고 하여도
귀등으로도 듣지 않는다.
그러면서 하는 말-다 늙어 공부는 무슨 공부.
살림이나 잘 살어. 반찬 좀 신경 쓰고.
이렇게 아내 마음을 무시하는 남자.
내가 다른 여자들은 남편이 밀어주어 자신의 꿈을 실현시킨다는
이야기를 하면 지금이라도 늦지 않으니
그런 남자에게 시집가라~
세상에~ 이런 말 하는 남자가 바로 내 남편이다.
결혼 전에는 내가 하고 싶다면 무엇이라도 다 해 줄 것 같았던 남자.
아직 은혼식도 지나지 않았는데
이렇게 변할 줄이야.
이번 여름 휴가 여행도
같이 가지말고 각자 갈까? 할 정도로 갈등이 많았다.
너무나 나랑 코드가 맞지 않는 남자였기에.
각자 좋아하는 곳으로 떠나고 싶었었다.
내 취향에 맞춰 여행을 떠나기로 약속하였고,
서울에서의 친구들 번개도 참석한다는 언질을 하엿다.
그런데 번개하는날,
분위기가 무르익을 시간 쯤 걸려 온 남편의 전화.
서둘러 집으로 돌아 왔더니 아무 말도 않고 베란다에 나가
담배만 피우다가, 늦게야 제부와 술 마시려 나간다고 하였다.
그리고 그 다음날 아침 일찍 짐을 싸서 집으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차속에서도 서로 말이 없었다.
나는 뒷좌석에 앉아 차창밖으로만 눈을 주었다.
그 다음날, 한 달 전부터 약속된 광주 무등골 사람들의 초청에
갈까 말까 망설였다.
가기로 꼬리 글을 달은 사람들이 거의 다 갈 수 없다고 하는 바람에
나까지 못가겠다는 말을 할 수 없었다.
가까스로 내일 광주에 가서 1박 하고 돌아와야 겟다고 했더니
이 좁쌀 영감 하는 말... 가거든 영원히 오지마라.
이혼할 각오가 됐으면 가라고 큰 소리다.
오기가 부쩍 들어 내일 못 가겠다는 전화를 하지 않았다.
광주에서 미안하다는 메세지를 보내어도 아무런 반응이 없고,
전화를 하여도 받지 않아 마음을 불편하게 하였다.
그날 집으로 돌아오니,
이 좁쌀영감은 베개를 가지고 빈방으로 가 버렸다.
그리고 나흘째 아직 딴방을 쓴다.
말하지 않으면 갑갑해서 언제나 내가 화를 풀어 주엇는데
이번에는 나도 번텨 볼 셈이다.
나는 하고 싶은 말 다 할테니 하기 싫은 사람은 하지 말라고 큰소리쳣다.
그래도 어제 저녁 내가 끓인 삼계탕은 한 그릇 깨끗하게 비웠더구먼~
좁쌀 영감~
삐지면 자네만 손해지.
'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난 정말.... (0) | 2006.08.16 |
---|---|
광주 무등골 사람들과 함께 한 주말 이야기 (0) | 2006.08.11 |
여름휴가 (0) | 2006.07.30 |
나의 수채화 (0) | 2006.07.29 |
남편과 팝 레스토랑. (0) | 2006.07.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