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시월의 첫날

푸른비3 2005. 10. 1. 00:57

설레임으로 다가섰던 9월도 끝나고

시월의 첫날이군요.

찐하게 한잔 하고 싶었지만

손위 시누이 문병차 부산 다녀오느라

그냥 시간을 놓쳐 버렸어요.

 

오늘 전망좋은 라운지에 가서 양주 한잔 하고 싶은데....

하였더니 남편도 그러자고 하였지만

남편과 가면 무슨 분위기가 생길까?

그냥 집에 가요....하고 돌아왔어요.

이 세상에서 가장 편한 남자이라서 그럴까요?

 

 나이가 들수록 더욱 가을을 깊이 타는 것 같아요.

40을 넘기면 흔들리지 않는다 하여 불혹이라고

하였는데, 세월이 흐를수록 더욱 흔들리는 마음이니

나이를 거꾸로 먹는걸까요?

 

오늘 낮에 그림반에서 옆의 짝지 박선생님께(남자분)

이런 사람 구해 주실 수 없을까요? ..하였더니

그런 사람은 이 세상에 없으니

그냥 수채화로 하나 그리라고 하더군요.

 

이런 사람이란....

아침에 일어나면

하늘의 구름이 참 예뻐~하고 메세지 보내 줄 수 있는 사람.

낮에 하얀 반달이 나타나면

지금 하늘 좀 보아요...하는 사람.

저녁에 노을이 아름답다고 메일 보내 줄 수 있는 사람....

일생 동안 만나지는 않고

이렇게 서로의 감정 교류만 할 수 있는 남자.

 

내 친구에게 그런 이야기 하였더니

그 친구도 나보고 그런 사람 수채화로 하나 그려달래요.

내 남자보다 조금 더 잘 생기게 그려 달래요.ㅎㅎ

점점 깊어가는 가을밤에....

가을병이 깊어가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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