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스크랩] 소설'빙점'의 작가 미우라 아야코

푸른비3 2005. 9. 7. 06:27
소설 '빙점'은 여고 시절 아주 재미있게 보았던 소설이다.
지금은 그 내용을 거의 다 잊어버렸지만...
인간사이의 갈등을 깊이있게 잘 그려냈던 것 같다.
지금의 시각으로 보면 좀 진부한 내용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일본인의 이름은 잘 외우지 못하는 탓에(이름이 비슷하여 이사람인가?
저 사람인가? 헷갈리는 경우가 너무 많다.ㅎㅎ)
미우라 아야코라는 이름도 그의 남편 미우라 마쓰요도 겨우 외웠다.
특히 '대망'에 나오는 인물은 방대하여 누가 누구지?하고 한참이나
되짚어 읽어야 했으니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

바로 이웃 나라이지만 나에게는 독일의 헤세나 릴케
영국의 세익스피어나 워즈워즈보다 낯설게 다가서는 까닭은 무엇일까?
작가의 이름도 잊어버린 '설국'만이 기억난다.

몇년 전 '상실의 시대'의 무라까미의 글을 읽고 그의 독자를 잡아끄는
마력같은 힘에 의해 그의 책은 손에 닿이는 대로 읽는 편이다.
'상실의 시대'를 읽은 시기가 가을이어서 나는 오래동안 그 소설의
분위기속에 잠기고 싶어 레코드 가게를 뒤져 비틀즈의 '노르웨이 숲'을
사서 들었으나 영 소설속의 분위기가 아니어서 실망하였다.
(상실의 시대 원제목은 '노르웨이 숲)

이야기가 옆으로 빗나가고 있다. ㅎㅎ
아야코의 남편 미우라 마쓰요가 쓴 '나의 아내 미우라 아야코'라는
책을 우연히 이동 도서관에서 빌리게 되었다.
그녀에게는 그녀의 분신과 같았던 남편 마쓰오.

몇해전 우리 나라에도 다녀간 그들의 부부에게
이런 병적인 고통인 뒤따랐다는 것은 처음 알았다.
병마속에서 어떻게 그 많은 작품을 생산해 내었을까?
절망을 이겨낸 승리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아야코는 한창 나이인 24살에결핵으로 요양소에서 지내야 했고
남편이 된 마쓰오를 만난 시기에는 침대에서 일어나지도 못하는
만성 척추염 환자였었다.
그런 그들에게 하느님의 손길이 작용하였을까?
같은 결핵을 앓는 환우로써 서로의 방문을 권한 것이 계기가 되어
둘의 운명적인 만남이 시작되었다.
그 당시 마쓰오도 결혼은 생각할 수도 없는 환자였었다.
마쓰오는 왜 신은 여자라는 인간을 만들었을까?하고 생각할
정도로 여성을 혐오하였다고 적어 놓았다.

병문안 다녔던 마쓰오의 사랑의 힘이 작용하였을까?
13년이란 병상에 누워 지냈던 아야코가 드디어 병상에서
일어날 수 있었고, 주위의 염려속에서 두사람의 결혼은 맺어졌다.
결혼후 아야코는 놀랄만치 건강을 회복하여
미우라 상점을 열 정도의 생활인이 되었다.

그러나 그후로도 두사람은 번갈아가며
많은 병고를 치루어야만 하였는데
좌절하지 않고 항상 신뢰와 격려속에서 서로를 일으켜 세웠다.

결혼생활이 불가능하리라고 하였던 두 사람이
어떻게 36년이란 긴 세월을 그렇게 다정한 부부로 지낼 수 있었을까?
아야코곁에는 항상 그림자처럼 마쓰오가 따라 있었다고 하였다.
남편의 헌신없이는 아야코의 작품은 이 세상에 나올 수 없었으리라.
그러나 아야코의남편에 대한 헌신도 대단하였다.
해마다 결혼 기념일이면 무릎을 꿇고 남편에게
그동안 잘 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절을 하였다고 그의 글에 적혀 있었다.

이 책은 아야코가 세상을 떠나기 몇년전에 집필하였기에
그녀의 죽음뒤의 이야기는 나오지 않지만,
그후 99년 가을에 그녀를 먼저 보내고 지금은
어떻게 상실의 아픔을 지내고 있는지 알 수 없다.
2년 연상의 아내를 맞이하여 긴 세월동안 아내만을 위하여
헌신한 마쓰오는 어떤 사람인가?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다.
지금 살아있다면 아직도 그녀만을 사랑하고 있을까?
아니면 새로운 삶을 시작하였을까?

수많은 화가들이나 시인들이 그토록 사랑하였던 아내이지만
세월의 흐름속에서 그 사랑은 퇴색하였는데,
마쓰오의 사랑은 여전히 변함없기를 기대한다면
지나친 고집이고 요구가 될까?
신앙의 뒷받침이 있는 그들의 사랑이었기에
그들의 사랑이 영원하기를 꿈꾸어 본다.

출처 : 비공개
글쓴이 : 익명회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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