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하는 동유럽의 파리라고 불릴정도로 아름다운 도시였다.
뽀쪽뽀죡 솟은 성과 교회의 첨탑들. 도도히 흐르는 몰다우강옆으로
중세에 와 있는 느낌이 드는 빨간 지붕들을 머리에 인 구시가지.
옛날 연금술사들이 살았다는 황금골목길.
마치 동화속의 집들이 다시 살아 나온듯하였다.
카프카의 흔적이 있는 상가에는 그의 작품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나는 그곳에서 '바로크 뮤직 인 보헤미아'라고 적힌 cd를 한장 구입하였는데
오늘 집에서 케이스를 여는 순간 케이스귀퉁이가 깨져있었다.
광장에는모든 시대의 양식의 건축물들이 있었는데, 특히 나의 눈을 끈것은
아름다운 시계탑이었다.
정각이 되면 탑위의 문이 열리고, 12사도의 인형이 돌아가며서 창틈으로
모습을 보이고 나면 마지막으로 닭의 울음소리가 "꼬끼요오~"하고 울었다.
그곳의 건축재료는 사암인데 이산화탄소와 결합하여 꺼멓게 변하였는데
오히려 그게 무게감이 있어 나는 좋았다.
'프라하의 봄'으로 알려진 광장으로 갔다.
비록 실패로 끝났지만 우리나라의 3.1독립기념일같은 그들의 독립운동이었다.
그 광장에는 영원히 끄지지 않는 불길이 타고 있었고
두사람의 독립운동가 모습이 조각되어 있는 곳에는
아직도 헌화가 계속되고 있었다.
우리를 태운 '모라비아 익스프레스'는 180킬로를 달려 체코의 제 2도시인 브루노에
도착하였다.
3시간 가까운 주행이었지만 너무 아름다운 주변경치에 지루한 줄 모르고 갔다.
끝없이 펼쳐진 밀밭과 해바라기꽃밭.
전에 소피아 로렌이 주연한 영화'해바라기'의 무대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 하였다.
그 영화속에서 천신만고끝에 찾아간 남편이 기억상실로 아내인 자기를 잊고
다른 여자와 사는 모습을 발견하는 장면에서 나도 함께 울었던 그 영화가 생각나
새삼 다시 눈물이 났다.
해질무렵이면 괜스레 슬퍼지는 이병은 다른 지방에 와서 이렇게 아름다운 들판을
바라보는데도 눈물이 나오는걸까?
다른사람에게 들킬까 걱정되어 얼른 눈물을 딲았지만, 눈물은 주체할 수 없으리
만큼 내 볼을 타고 내렸다.
다행히 우리가 탄 버스는 대형버스라 한사람이 두 좌석을 차지하고 앉았기에
내곁에는 아무도 없었다.
어둠이 덮히기 시작할 무렵 우리는 '콘티넨탈 브루노'호텔에 도착하였는데
어제보다 휠씬 정감이 가고 아름다운 호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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