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체리듬은 적응을 잘 못하는 모양이다.
동유럽은 이곳과 8시간의 시차가 있는 곳이다.
지금은 섬머타임이 적용되는 기간이라 7시간의 시차였지만
이곳이 새벽이 되어야 그곳은 밤이 되는 시간이었다.
나는 그곳에 가서도 시계를 뒤로 돌리지 않았다.
짧은 기간이니 그냥 한국처럼 살다가 돌아오고 싶었다.
밤에도 거의 잠들지 못하여 종일 하품을 달고 다녀야했다.
그런데 집에 돌아와서는 어느새 그곳 시간에 적응을 하였는지
아침에 눈을 떠도 개운하지 않아 다시 깜빡 잠들고 하여
아침9시가 가까워서야 겨우 일어났다.
그리고 평소 초저녁잠이 많아 9시뉴스시간도 제대로 넘기지
못하고 잠들어 드라마는 거의 못보고 사는편인 내가
밤 12시가 되어도 정신이 말짱하니....
7박 8일이지만 가는날, 돌아오는날 빼고나면 5일의 관광뿐이었다.
하루에 하나의 나라를 보아야 하다니.
수박의 겉핥기뿐인 여행이었지만
천년이 넘은 도시들의 아름다움과 자연의 아름다움에
완전히 매료당하여 후회되지 않는 여행이었다.
이번 여행은 나에게 이런곳이 있다는 정도를 알려주었지만
더없이 귀한 값진 시간이었다.
여건이 허락한다면 다음에는 한달쯤의 여유를 가지고
아름다운 그곳을 천천히 돌아보고 싶었다.
해외여행을 떠나면 제일 힘드는게 장시간 비행이다.
도로위를 달리는 여행이라면 바깥경치도 구경하고
군데군데 휴게소에 들려서 간식도 먹고 다리운동도 할 수 있지만
비행기 안에서는 창밖을 내다 보아도 흰구름밭이나
아스라이 멀리 떨어진 경치뿐이니....
이번 우리가 탄 비행기는 러시아비행기였다.
다행히 창가에 앉게 되어 창밖구경은 할 수 있었지만
몹시 낡은 비행기라 음악도 들을 수 없었고
영화도 볼수 없어 다만 눈을 감고 열시간을 의자에 앉아 있어야만 했다.
좀 예민한 편이라 잠자리 바뀌면 잠을 설치는 내가 어떻게
흔들리는 공중에서 잠을 잘 수 있겠는가?
때때로 심하게 흔들려 이러다가 그냥 추락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내 좌석은 거의 비행기 꽁무니에 있었기에 자리에 앉자마자 심하게 풍기는
지린내에 머리가 아플 지경이었다.
락스로 빡빡 문질려 닦으면 좋으련만....
다행히 옆자리에 일행인 울산에서 온 부인과 함께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 수 았어 그나마 심심하지는 않았다.
'여행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동유럽5국을 다녀와서(3-프라하, 브루노) (0) | 2005.08.07 |
---|---|
동유럽5국을 다녀와서(2) (0) | 2005.08.07 |
[스크랩] 운무속에 춤 추는 학 (무학산) (0) | 2005.07.15 |
주남저수지의 연꽃 (0) | 2005.06.30 |
물이 없는 오여사 (0) | 2005.06.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