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설거지를 마치면 나는 집앞 뚝섬한강공원으로 나선다.
부족한 운동을 보충하기 위해 가장 손쉬운
걷기운동을 하기 위해서이지만,
어둠이 빨리 찾아오는 겨울에는 달을 보는 즐거움이 더 크다.
음력 초사흘이면 동쪽 하늘에 손톱처럼 가는 달이 떴다가
해를 따라 서쪽으로 이동하여 해가 진 후 잠깐 모습을 보여주는데
그 어여쁨이 샛별과 함께 얼마나 새초롬한지....
점점 달은 부풀어 올라 음력 보름이면 가장 풍성한 모습을 보여준다.
보름이 지나면 점점 달이 뜨는 시각이 늦어져 해가 지고 난 후 뜬다.
초저녁 잠이 많은 나는 음력 스무날이 지난 달은 자다가 일어나
달이 지금은 어디쯤? .... 하고 고개를 빼서 하늘을 올려다 본다.
그뭄달은 주로 성당으로 가는 새벽길에 만나는데,
아무도 없는 어두운 밤길의 나의 다정한 길동무가 되어 준다.
이번 11월과 12월은 음력과 양력이 딱 한 달의 차이여서
음력 11월의 보름달을 이번 일요일인 15일에 만날 수 있다.
이번 일요일 밤에도 한강을 산책하며
넉넉한 보름달이 어수선한 내 마음을 위로해 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