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소년이 온다(독후감)

푸른비3 2024. 12. 2. 12:22


소년이 온다.

한강 장편소설

창비 (2014년 초판 1쇄. 2024. 11. 19. 초판 166쇄)

(2024. 11. 30 ~12. 1)

 

지난 10월 10일 스웨덴 한림원에서 노벨 문학상을 발표하면서 

"역사적 상처에 맞서며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내는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 하면서 한국의 작가 한강을 선정하였다.

 

나는 저녁 설거지를 하면서 틀어 놓은 TV에서 노벨문학상

선정 소식을 듣고는 나도 모르게 손뼉을 쳤다.

세계적인 귄위의 노벨문학상을 아시아 최초의 여성 문학가.

한글로 쓴 소설이 수상하였다니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그동안 나는 한국문학의 수준이 높은데 노벨문학상에 선정되지

않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었다.

물론 문학상의 권위가 노벨문학상이 가장 높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가장 대중적으로 알려진 상이었기에 해마다 이맘때만 은근히 기대하였다.

 

한강은 1970년 생으로 199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붉은 닻'이

당선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하였고, 이상문학상. 만해문학상.

김유정문학상. 황순원문학상. 동리문학상 등을수상하였으며,

2016년 인터내셔널 부커상, 산클레멘테 문학상을 수상하였다.

 

한강의 '채식주의자'가 부커상을 수상하였다는 소식들 듣고

나도 읽어 보았지만, 무엇을 독자에게 전달하려는지 알 수 없었지만,

수상을 할 정도의 작품이라는 선입견으로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났고,

이번에 노벨 문학상을 받은 후 다시 정독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한강의 노벨상 소식은 많은 독자들이 서점을 찾는 동기가 되었는데,

우리 아파트의 경비아저씨도 한강의 소설을 3권 구입하였다고

자랑하셔서 기회되면 빌려달라고 하였더니,

며칠 전 '작별하지 않는다' 와 '소년이 온다' 를 빌려주셨다.

나는 먼저 비교적 부피가 적은 '소년이 온다'는 책부터 읽게 되었다.

 

검은 바탕에 자잘한 하얀 안개꽃의 표지인 이 책은 

1장 어린 새

2장 검은 숨

3장 일곱개의 뺨

4장 쇠와 피

5장 밤의 눈동자

6장 꽃 핀 쪽으로

에필로그 눈 덮인 램프....로 구성되어 있었다.

 

1장 어린 새에서

비가 올 것 같아.

너는 소리 내어 중얼거린다.로 시작되어

소설 속의 '너'가 누군인지?  화자인 '나'는 누구인지?

궁금해하면서 읽게 되었다.

 

너(동호)는 도청 앞 은행나무들이 비를 맞아 보석처럼 반짝이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으로 시작되며

작은 형이 "당장 집으로 들어와...."라고 하였지만,

실종된 친구인 나(박정대)를 찾기 위해 떠나지 않는다.

 

나는 일요일부터 소식이 없는 누나를 찾기 위해 너와 함께

시내로 나갔다가 군인들의 총에 맞았는데,

나의 손을 놓친 너는 나를 찾아 이곳저곳을 헤매지만,

나는 이미 피를 많이 흘러 죽었고, 내 시신은 군인들에 의해

트럭에 실려 어두운 숲으로 옮겨지고 그곳에서 불태워진다.

 

에필로그에서

한강은 1980년 5.18 당시 10살이었기에 기억하지 못하지만,

가족들의 대화 속에서 주인공인 나와 너는

한강이 어린 시절에 살았던 광주 중흥동 집을 구매한 주인의

막내 아들이며(동호), 그의 사랑채에 세든 나(정대)의 실화를

바탕으로 소설을 쓰기 위해 현장을 방문하였다고 하였다.

 

5.18당시 두 소년은 ㄷ중학교의 3학년이었다.

그런 어린 소년뿐만 아니라 일요일 교회를 다녀오는 신혼부부,

가족의 행방을 찾기 위해 나선 시민들을 향하여

군인들은 폭행을 하였고 처참하게 죽이고 시신을 불태웠다.

 

집안이 가난하여 대학 2년에 휴학한 후 교수의 추천으로

출판사에 들어갔지만 희곡집 출판의 가제본이 검열에 걸려 

뺨을 맞고 결국 퇴사를 한 후 고향으로 돌아온 김은숙.

청계피복노조에 가입하여 블랙리스트에 올라 해고 당하여

고향 양장점에서 미싱사로 일하는 선주 언니.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다 휴교령이 내려 돌아온 김진수 등

모두 20살 안팎의 어린 사람들이 시민군에 가담하여 항쟁을 하였다.

 

한강은 광주 시민들이 군인들에게 살해당하는 장면.

강당에 누인 시신들의 모습을 너무나 적나라하게 표현하였다.

읽기도 힘든 글을 차마 어떻게 썼을까? 

나는 책을 읽다가도 눈을 감고 한참을 마음을 진정시켜야했다.

 

1980년 518 일요일 그날은 나도 희미하게 기억한다.

나는 그 날 큰언니와 함께 조카의 악기를 사기 위해 대구에 갔었다.

갑자기 싸이렌 소리가 울리며 광주에서 폭도들이 난을 일으켰으니

시민들은 동요하지 말고 어서 집으로 돌아가라는 안내 방송을 들었다.

 

그 후 수도사인 사촌 오빠가 당시의 상황을 기록한 프린트물을

보내주셨기에 광주시민들의 참상을 어렴풋이 알았지만,

당시 정치에 관심이 없었던 나는 애써 외면하였다.

 

쉬쉬하였던 그 518 사건이 민주항쟁으로 기념하기까지에는

수많은 광주시민들의 눈물과 한숨이 배여 있으리라 생각된다.

거의 잊고 있었던 518을 이 소설을 읽음으로써 되새겨 보게 되었으며

다시는 이런 아픈 역사가 되풀이 되지 않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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