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감기와 마스크

푸른비3 2024. 6. 25. 10:01

지난 금요일 오후 집앞 한강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있는데
잔기침이 나서 괜스레 옆에 앉은 사람에게 신경이 쓰였다.
이른 더위에 집에서 혼자 에어컨을 켜는 것이 아깝다는 생각에
도서관을 이용하려고 하였는데,  기침을 하게 되니 미안스러웠다.
 
낮에만 더운 게 아니라 밤에도 기온이 25도 이상이라
선풍기를 켜 놓은채 잠이 들었고 귀찮아서 그냥 잤더니
토요일 아침 감기 기운을 느꼈지만 그냥 낫겠지 생각하고
방심하고 어린이대공원 안에서 열린 전시회 당번을 하려 갔다.
 
이번 광진미협 전시회는 매년 하였던 나루아트 센터가 수리중이라
올 해는 장소를 옮겨 어린이대공원 팔각당에서 하였는데,
오픈식날 어찌나 더운지 축하온 내빈들에게 미안하였다.
내 친구와 지인들에게는 사진으로 보내드릴테니 오지 마라고 하였다.
 
전시장을 찾아오는 손님을 안내하는 지킴이가 필요한데
평소 봉사를 하지 않았던 미안함에 토요일 오후 내가 당번을 하겠다고
약속하였는데, 감기 기운있다고 당일날 취소할 수도 없는 형편이라
몸이 나른하였지만 앉아 있었더니 4시간이 퍽 길게만 느껴졌다. 
 
일요일 일어나니 목소리가 거의 나오지 않을 정도로 잠겼다.
아라와 함께 새벽미사를 참여하고 나니 몸이 조금 가벼운 것 같았다.
미리 가겠다고 약속한 안산둘레길도 망설이다,
가서 인사라도 하고 와야지 하는 마음으로 갔는데 견딜만 하였다.
 
일찍감치 잠자리에 들었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머리가 깨어질듯 아팠다.
감기 증세가 이렇게 머리가 아팠나?
그냥 기침하고 콧물나고 하였다가 며칠 지나면 낫지 않았던가?
뜨거운 물 자주 마시고 몸을 따뜻하게 해주면 가볍게 지나갔던 감기였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항상 마스크를 하고 지냈던 지난 3년 간은
마스크덕분에 감기를 한 번도 걸리지 않고 보냈는데,
겨울도 아니 오뉴월 무더위에 감기라니?
새삼 면역력이 약해진 나 자신이 부끄럽고 싫어졌다.
 
감기는 모든 병의 근원이라고 하였다.
다른 사람에게는 가벼운 감기라고 할 지 모르지만
면역력이 약해진 나에게는 감기도 너무 힘든 병이라는 걸 실감한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고 할지라도 다시 열심히 마스크를 해야겠다.
 
 

광진미협 오픈식

 

축하내빈 고민정 의원님과.

 

당번하는 날.

 

내 출품작. 어둠속의 빛. 유화 . 1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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