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5. 20. 토.
강다영 파이프 오르간 독주회
-스승을 생각하다
2023. 5. 20. 토. 11: 30 am
롯데콘서트홀
여고동창 친구의 초청으로 파이프오르간 연주회에 다녀 왔다.
파이프오르간 연주회는 쉽게 접할 수 없는 귀한 연주회이기에
주변의 친구와 지인을 초청하여 함께 감상 할 기회를 가졌다.
이번 연주회의 타이틀은 '스승을 생각하다'였는데
며칠 전 스승의 날이어서 오르가니스트 강다영은
스승을 기리는 마음을 담아 연주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강다영은 독일 초청 연주회 등 국내외에서 활발한 연주활동을 하며
현재 명동성당 오르가니스트. 동판교성당 지휘자 및 반주단 지도자.
가톨릭대학교 등에서 전문 오르가니스트를 양성하고 있다.
무대에 올라온 심플한 검은 드레스의 강다영은 마이크를 잡고
먼저 오르간의 기원에 대하여 설명하였는데, 기원전 2세기 부터
물을 넣어 작동하는 오르간이 있었다고 하니 역사가 깊은 악기였다.
오늘 연주할 프로그램은
프랑스 근대 대표적인 음악가 마르셀 듀프레의 Op 18. 중 '바다의 별이시여'
헝가리의 피아노 음악의 대가 프란츠 리스트의 '바흐 주제에 의한 전주곡과 푸가'
독일의 피아니스트. 작곡가 율리유스 로이프케의 소나타. Der94.
연주를 하기 전 곡에 대한 짧은 해설도 하였는데
듀프레의 곡은 그레고리오 성가 선율을 주제를 모티브로 사용하였고,
리스트는 평소 그가 흠모하였던 바흐의모티브를 변화시켰고,
로프케는 리스트가 가장 아끼는 제자로 리스트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라고 설명하였는데, 그 모습이 퍽 겸손하고 온화해보였다.
연주는 때로는 섬세하고 유연하게, 때로는 노도처럼 격렬하였다.
무대 정면의 위치에서 바라보니 손 뿐만 아니라 끊임없이 페달로 연주하여
마치 고요히 물위에 떠 있는 백조가 물 아래로는 발을 휘젓는 모습이었다.
문득 잊고 있었던 30년 전의 내가 오르간을 배우려고 하였던 때가 떠올랐다.
친정 어머니의 장례미사에서 수녀님의 오르간 연주에 완전 매료되었다.
음악이 가장 인간의 감정을 위로하고 치유한다는 것을 실감하였다.
장례미사를 지낸 후 나는 수녀님을 찾아가 오르간 교습을 청하였다.
수녀님은 내 부탁에 먼저 오르간용 슈즈부터 준비하라고 하셨다.
당시 나는 마산에 살고 있었기에 서울에 사는 오빠에게 부탁하여
신발 바닥이 부드러운 가죽으로 만든 오르간 슈즈를 장만하였다.
오르간을 배울 생각에 기쁨으로 가득 찼으나 곧 포기하였다.
당시 육아와 학원 운영으로 가뜩이나 힘들었던 시기였는데
시간을 내어 교습을 받기도 쉽지 않았고, 무엇보다 손과 동시에
페달로 연주하는게 머리가 나쁜 나에게는 너무나 어려웠다.
당시 제법 비싸게 맞춘 오르간 슈즈는 오랫동안 신발장에 모셔 두었다.
언젠가 다시 오르간을 배우리라 생각하였는데.....잊고 있었다.
강다영의 파이프 오르간의 연주는 경건한 기도를 올리는 것 같았다.
파이프를 통하여 울려 퍼지는 선률은 거룩한 찬송가가 되었다.
웅장한 선률에 내 마음도 한층 높이 들여 올려지는 듯 하였다.
연주가 끝난 후 같이 감상하였던 지인들과 함께 연주회장을 나오면서
오늘 우리를 초청해준 내 여고 동창생 친구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었다.
내 친구 전미경은 학창시절부터
공부도 잘하였고 피아노도 잘 쳐서 우리 모두의 선망의 대상이었다.
친구는 요즘은 숨어서 여러곳에 후원하며,약한 사람들을 돕고 있다.
이번 연주회에 제자였던 강다영 후원하기위해 친구들을 초청하였지만,
정작 본인은 지금 건강이 좋지 않아 오늘 자리에 함께 할 수 없었다.
학창 시절 오월의 맑은 햇살처럼 깔깔 웃던 친구의 모습을 떠올리며
어서 건강을 회복하기를 바라며 연주회장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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