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심포닉 윈드 오케스트라 창단연주회.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2023. 3. 19. 일.오후 5시
오늘은 천주교 전례상 사순 4주일이다.
사순 기간은 부활주일을 앞두고
6주간을 예수의 수난을 동참하며
절제와 인내. 희생을 하는 기간인데
제 4주일인 오늘은
잠깐 여유를 갖는 기쁨의 주간이다.
그동안 수난을 의미하는 보라색 제의만 입었던 사제도
오늘은 기쁨의 상징인 장미빛으로 제의를 바꿔 입고
미사를 집전했다.
오늘은 새벽미사만 마치고는 종일 집에서
잠옷 바람으로 게으름을 피울 생각이었는데 ....
친구 홍도의 음악회 초청 전화가 왔다.
부르는 사람이 있을때 거절하면
다시 부르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에 승락을 하였다.
연주회장으로 가는 전철 안에서 검색을 해보니,
오늘 연주회의 지휘자는 내 고향 마산출신이며,
내 딸 아라 친구의 아버지이기도 한
안희찬님이어서 반가운 마음이었다.
첫곡 칼 타이케가 작곡한 행진곡 <옛 친구>를 시작으로
나폴리의 민요 푸니쿠리의 편곡을 흥겹게 들었다.
비제의 투우사의 노래와 우리 민요 신고산 타령을
바리톤 최종우의 노래로 들었는데
그동안 답답하였던 마음이 후련하였다.
휴식 시간이 끝난 후 조선의 명기 황진이의 시를 주제로
김성태 작곡한 가곡 <꿈길에서>를 편곡한 곡을 연주하였는데
화려한 관악의 합주속에 살며시 연주되는 주 선률이 찾는 것이
숨은그림찾기를 하는 것처럼 찾는 즐거웠다.
오늘 가장 기대하였던 아티 쇼의 클라리넷을 위한 협주곡.
클래식과 재즈 연주 형식을 혼합한 곡을 재즈스타일로
새롭게 편곡한 곡을 관악기와 다양한 타악기로 연주하였다.
클라리넷을 연주하는 채재일의 유연한 제스추어는
마치 악기를 들고 독무를 하는 것 같기도 하였고
마네의 그림 <피리부는 소년>을 연상시키기도 하였다.
그 다음은 미국의 작곡가 존 반스 챈스의 한국 민요 변주곡.
마지막 곡 미국 작곡가 에릭 휘태크의 에쿠스.
두 곡 모두 마치 내가 축제장에 와 있는듯한 기분으로
저절로 몸을 흔들면서 원드 오케스트라를 함께 즐겼다.
오늘의 원드 오케스트라의 연주는 클라리넷과 트럼펫
호른. 트롬본. 바순 오보에. 색소폰. 튜바 등 관악기와
팀파니. 탐탐. 실로폰. 드럼. 마림바. 심벌즈.
그리고 내가 이름을 모르는 다양한 타악기와.
콘트라베이스. 피아노로 구성된 연주단이었는데
화창한 봄날의 햇살처럼 투명하고 빛나는 연주였다.
문득 오늘 새벽미사에서 들었던 신부님의 강론처럼
사순시기이지만 이번 사순 4주간은
나도 장미빛 기쁨의 한주간을 보낼 수 있겠다고
생각하며 연주회장을 나왔다.
지휘자 안희찬과 서울심포닉 윈드오케스트라.
마네의 피리부는 소년을 연상시키는 채재일 쿨라리넷 연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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