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9. 22. 수. 맑음.
추석 다음날 여행방 동호인들과 함께 북악 하늘길을 걸었다.
아침 9시 길음역 3번 출구에서 6명이 만나 먼저 정릉부터 걸었다.
정릉은 조선 제1대 대조의 두 번째 왕후 신덕왕후의 묘로,
신덕왕후가 1396년(태조 5년) 세상을 떠나자 시호를 신덕왕후라 정하고,
현 정동 대사관 부근에 정릉을 조성하고, 명복을 빌기 위해 흥천사를 세웠다.
신덕왕후 강씨는 상산부원군 강윤성의 딸로 태조의 두 번째 왕비이다.
강윤성은 고려의 궈눈세가로 태조가 조선을 건국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1392년 전선이 건국되자 조선 최초로 왕비에 책봉되었다.
(태조의 첫째 왕비 한씨는 조선 건국이전에 세상을 떠났다)
신덕왕후는 자신의 소생인 방석을 왕세자에 책봉하는 등
정치적 지지기반을 닦았으나, 훗날 '왕자의 난'의 씨앗이 되었다.
태종이 즉위한 후 태종은 신덕왕후를 태조의 왕비로 인정하지 않아,
정릉은 현재의 자리에 옮겨졌고(1409년), 일반인의 묘와 다름없었으나,
현종 10년 (1669년) 신덕왕후의 신주가 종묘에 모셔지면서 왕비로 인정받은 후
현재의 모습으로 다시 조성되었으며 매년 9월 23일 제향을 모신다.
정릉은 국가지정문화재이며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관리되고 있다.
조선왕릉의 가치는 형태적 보존에 이어 600년간 이어져 내려온 제례의식이다.
조선은 건국 이래 왕릉제례를 엄격하게 지켜왔으며 오늘날에도 행해진다.
조선왕릉의 구성은 죽은자가 머무는 성의 공간과 산 자가 있는 속의
공간이 만나는 곳으로 그 공간적 성격에 따라
능침공간, 제향공간, 진입공간 세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정릉입구에서 티켓을 발부받아 안으로 들어서자 이른 아침인데도
방문객이 많았고 가을 햇살이 투명하게 내리는 넓은 마당에는
키 큰 나무들 사이로 홍살문, 정자각, 비각 등이 가지런히 조성되어 있었다.
지난밤 내린 비로 둘레길은 촉촉하고 부드러웠고 개울물도 제법 세차게 흘렸다.
바람이 불어 떨어진 도토리 나무의 열매를 부지런히 줍는 사람들도 보였다.
오르락 내리락 하며 정릉길 둘레길을 한바퀴 돌면 2.5킬로미터라고 하였다.
홍살문 앞의 키가 큰 소나무위로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이 아름다웠다.
오늘 우리는 부드러운 흙을 밟으며 산책을 하는 것이 목적이었기에
정자각을 멀리서 일별하고 내려왔는데 그곳은 제사를 지내는 공간이었다.
홍살문 옆으로 봉분이 있는 능침공간은 일반인의 출입금지 구역이었다.
입구 옆으로 하늘 높이 솟은 느티나무옆으로 단아한 건물이 있었다.
그곳은 왕릉의 관리와 제례 준비를 하는 재실이었다.
다음 목적지로 가면서 나는 조선개국의 역사를 되돌아 보았다.
역성 혁명으로 개국을 하고 많은 내란과 외침을 겪으면서
이어져 온 조선 500년의 역사속에서
한 여인의 무덤이 이곳에 조성되기까지
참 많은 어려움을 겪었구나....하는 생각과 함께
죽은 후 이런 릉을 조성하여 신위를 받드는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릉 둘레길을 걸으면서 바라본 정릉 전경.
둘레길을 한 바퀴 돌고 다시 원점 회귀하면서 본 정릉.
저 뒤로 왕비의 봉분이 있는 능침공간.
홍살문과 키 큰 소나무.
홍살물 위로 흐르는 하늘의 구름.
정릉 안내판.
설명판.
재실.
단아한 모습의 재실.
재실앞의 느티나무.
정릉과 흥천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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