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8. 31. 화.
8월의 마지막 날.
영영 물러날 것 같지 않은 더위도
처서가 지나니 아침저녁으로 서늘하기까지 하여
미워허였던 더위에게 조금 미안한 마음까지 들게 하였다.
중부 지방 오늘부터 비예보가 있었지만,
모처럼 유유님들을 뵙고 싶어 취소하지 않았다.
약속된 장소에 어김없이 모인 12명의 유유님들.
건강의 비결이 무엇일까?....궁금하게 하는
공주님의 빠른 걸음을 따라 숨을 헉헉거리며 뒤따랐다.
입산부터 보슬보슬 내리던 비는
점점 방울이 굵어져 걱정되었지만,
다행히 소나무 그늘에 앉아 비를 피하여
점심식사는 할 수 있었다.
음식냄새를 따라 찾아온 길고양이 3마리.
누가 보살펴주지도 않았는데 어쩜 그렇게 우아한지?
거리를 유지한 채 바라보는 모습에
동물이지만 체면을 차리는 것 같아
먹이를 던져주는 것도 마음 편하지 않았다.
빗방울이 점점 굵어져
가져간 자두도 못나누고 일어났다.
비가 내리는 덕분에 산행하는 사람이 없어
마스크를 쓰지 않고 걸을 수 있어 편안하였다.
집에서 가장 가까운 산이기에
가장 많이 올랐던 아차산이지만
긴고랑길은 처음이었다.
꼬부랑 계곡길은 끝이 없게 여겨지니
이름처럼 긴고랑길인 모양이었다.
공주님은 손바닥을 들여다 보듯
아차산 구석구석길을 다 알고 있는 듯.
빗길이 미끄러워 우산도 쓰지 않고
짧은 비옷만 걸쳤더니 속옷까지 다 젖었다.
그래도 모처럼 빗속을 걸으니 마음은 상쾌하였다.
길섶에 핀 들꽃 '닭의 장닭'
청남빛도 비에 젖어 더욱 선명하였다.
아기자기 예쁜 길 인도해주신 공주님.
앞서거니 뒤서거니 함께 걸었던 유유님.
모두 반갑고 감사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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