順伊 삼촌
현기영 소설집
창비 (1979. 11.15 초판 발행. 2020.4. 3 한정판 1쇄 발행)
(2021. 6, 15 ~24)
작가 현기영은 1941년 제주에서 태어나 서울대 영어교육학과 졸업했다.
197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아버지>가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
제주도 현대사의 비극과 자연 속의 인간의 삶을 깊이있게 성찰한 작품을 썼으며,
소설집 <순이삼촌>. <아스팔트> 수필집 <바다와 술잔><젊은 대지를 위하여>가
있으며 신동엽문학상, 오영수문학상, 한국일보문학상을 수상하였다.
내가 읽은 <순이삼촌>소설집에는 중편 순이삼촌 을 포함하여 9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으며, 현기영의 작품 세계를 임규찬이 해설한 글과 작가의 말 외에
작가의 연보가 실려있었는데, 1948년 제주 4.3사건이 일어 났을 당시 그는 7살의
어린 나이에 토벌대에 의하여 고향 마을이 송두리째 불타는 광경을 목격하였다.
1978년 창작과비평. 가을호에 중편 순이 삼촌이 발표되어 문단에 파문을 일으키며
문제작가로 주목을 받았으며, 1979년 군 수사기관에 끌려가 고문을 받고 감옥에
구치되는 등 1개월간 고초를 겪었고 1980년 다시 문제가 되어 판매금지를 당했다.
1989년 제주 4.3연구소 창립하여 초대 소장을 지냈으며 4.3사건 초청 강연을 다녔다.
2006년 순이 삼촌 개정판이 나왔으며 타이완 일본 등 외국어로도 번역되었다.
제주 4.3사건은 공식 역사에서 오래동안 공산폭동으로 왜곡되었다.
엄청난 희생자를 양산한 4.3사건의 진실은 반공 이데올로기로 철저하게 은폐되었다.
사건 종결 후에도 정치적 핍박과 소외 등으로 심리적 상처를 받았으며
순이삼촌이 발표될 당시에도 4.3 사건과 관련된 모든 것이 금기시 되었다.
구전되던 4.3의 이야기를 소설화 하여 기록으로 전환시킨 최초의 문헌이었다.
<순이삼촌>에서는 8년 만에 휴가를 내어 고향으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시작되었다.
섣달 열 여드레 할아버지의 제삿날 큰가족묘지 매입문제로 아버지의 부름을 받고
내려가지만 선산을 못 돌아보고 기제사에 참례 못한 죄스러운 마음으로 가는
제주 공항이 김포공항에서 50분 만에 갈 수 있는 곳이라는 사실에 낭패스러워 한다.
가족장지 매입에 대한 의논끝에 순이 삼촌의 안부를 물었는데 며칠 전에 돌아가셨다는
사실을 알고 서울 자신의 집에서 부엌일을 맡아 하셨던 분에 대한 죄책감을 느낀다.
순이 삼촌(제주 고향에서는 촌수 따지기 어려운 먼 친척을 남녀 구별없이 삼촌이라 부름)은
마을소각때 받은 정신적 상처를 평생 끌어안고 살았던 여인으로, 마을 사람들이 때죽음을
당하는 날 용케 시체밑에서 살아 남았지만, 그녀의 의식속에서는 그 때 죽은 사람이었다.
순이 삼촌 외에 도령마루의 까마귀, 해룡 이야기. 아버지 등 수록된 작품의 대부분이
제주 4.3사건을 서술한 내용이었는데, 작가가 체험한 이야기들이어서 현장감이 들었다.
인간이 가장 중요시하지만 무서우면서도 변하기 어려운 것이 이데올로기라고 하였는데
무고한 많은 인간을 이토록 살해하는 이데올로기가 그렇게 중요할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는 과도기에 일어난 사건이지만 이제라도 희생당한 그들에게 사죄하고
명예를 회복시켜줘야 진정한 화해가 되지 않을까?....생각되었다.
수록된 작품<소등방놀이>는 제주의 사또가 사창미 2백 가마를 착복하고 그 죄를
기민창 색리 윤관영에게 뒤집어 씌워 부형(가마솥에 집어 넣어 찜 쪄 죽이는 중살형)을
하는 사건이며, <아내와 개오동> <꽃샘바람> <초혼굿> <동냥꾼> <거울 앞에서>등
모두 예리한 심리묘사와 탁월한 문장력으로 문학성이 높은 작품이었으며,
대부분의 한국인이 잘 몰랐던 제주 4.3 사건을 소설로 발표하여 알려준
현기영작가에게 감사의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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