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고흐, 영원의 문에서

푸른비3 2020. 1. 12. 23:22

2020.1.12. 일.

 

고흐, 영원의 문에서

잠실 롯데시네마 월드타운 12관

2020.1.12. 오후 2시 상영

 

2020년 새해 처음 영화로 <고흐, 영원의 문에서>를 감상하였다.

고흐는 한국 사람이 가장 좋아하는 화가 중의 한 사람일 것이다.

나 역시 청소년시기부터 고흐의 그림을 좋아하여 화보속의 고흐의

그림을 많이 보았으며 고흐에 관한 책들도 여러 권 읽어 보았다.

 

고흐의 그림은 동시대의 사람들에게는 이해받기 힘들어 평생

단 한점 동생 테오에게 팔았을 뿐인데, 지금은 파리의 오르세 미술관과

암스테르담의 고흐미술관에는 그의 작품들을 보기 위해 년중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미술관을 찾을 정도로 그의 그림은 대중에게 사랑을 받는 작품이 되었다.

 

2011년 한가람미술관에서 오르세미술관 전시를 하였을 때에도 가장

사람들이 많이 관심을 가졌던 그림도 바로 고흐의 <아를의 별이 빛나는 밤>이었다.

전시회 첫날 미술관에 갔지만 작품 사진을 찍을 수 없어 아쉬웠는데,

지난해 파리의 오르세 미술관에서 고흐의 작품들을 실컷 볼 수 있어 참 좋았다.

 

청춘시절부터 좋아하였던 돈 맥클린 작사 작곡의 <별이 빛나는 밤>은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을 노래한 곡으로 보랏빛 연무속의 소용돌이치는

구름들은 빈센트 반 고흐의 푸른 눈빛을 나타내는 것 같다고 노래하였다.

창으로 바라보는 한강의 불빛은 고흐의 <론강, 별이 빛나는 밤>을 연상한다.

 

지난해 5월 나는 <고흐의 봄날>이란 여행사의 상품으로 고흐의 발자취를 따라

파리의 오르세 미술관,암스테르담 고흐 미술관을 다녀왔는데 특히 고흐가

말년을 보낸 오베르 쉬즈 우아르가 이 영화속에 나와 더욱 친근감이 들었다.

집으로 돌아와 지난 해 사진을 보며 다시 영화의 감동을 되새겨 보았다.

 

 

고흐에 대한 영화는 이미 여러 편 나왔지만 이번 영화는 고흐의 시각에서

그린 영화로 그의 내면의 세계로 깊숙히 들어가 그의 고독을 함께 느낄 수 있었다.

평생의 지원자였던 동생 테오가 병상에 있는 그를 찾아오자 그를 끌어 안고

자신의 외로움과 고통을 이야기하는 장면에서는 나도 함께 명치가 저리도록 아팠다.

 

예술가는 시대를 앞 서 가는 자이므로 동시대의 사람들에게 공감을 받기 어렵다.

그 역시 동생 테오외에는 아무도 그를 인정해 주지 않았고, 고갱을 좋아하여

동생에게 부탁하여 그의 체류비를 지불하면서 함께 동거하기를 원하였으나,

얼마 후 고갱은 고흐를 이해하지 못하고 떠나갔으니 그의 외로움이 얼마나 컸을까?

 

고흐는 자연을 사랑하여 항상 자연속에서 자연과 함께 한 그림들을 그렸으며,

자신이 본 자연의 아름다움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서 그림을 그렸다.

영화속에서 화구를 짊어지고 자연속을 헤매는 모습도 어쩐지 외로워 보였으며,

평생을 가난과 외로움, 정신적인 병마속에 살아온 고흐의 내면을 들여다 보았다.

 

신은 자연을 창조하였고, 자연은 아름다움을 만들었으며, 그림은 이미 자연 안에

있으며 자신은 그 아름다움을 꺼내 주기만 하면 된다고 하였던 화가.

운명적으로 그림을 그리기 위해 태어났다고 한 고흐는 짧은 기간에 수 백점의

그림을 남겼지만 살아 생전 누구의 인정도 받지 못하고 쓸쓸하게 생을 마감하였다.

 

영화는 고흐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화면으로 자주 흔들리거나 이중적으로 보이는

장면이 많아 이해하기 힘들었지만, 화면을 가득 채우는 프랑스의 남부 아를 지방의

아름다운 자연과 고흐의 내면을 잘 표현한 음악이 흘려 보는 동안 참 행복하였다.

특히 고흐의 역을 맡은 윌렘 데포의 연기는 고흐를 재생하기 위한 사람인 듯 하였다.

 

감독 줄리안 슈나벨은 화가이기도 하여 더욱 이 영화가 탄탄하게 제작된 듯 하였다.

윌렘 데포는 이 영화로 베니스 남우 주연상을 받았으며, 고갱 역의 오스카 아이삭,

테오 역의 루퍼트 프렌드 모두 잘 배역을 맡은 듯 하였고 혼신을 다해 연기하였다.

영화를 보고 나오는 내 마음은 영화의 여운으로 슬펐지만 아름다운 슬픔이었다.

 

 

 

 

 

 

 

 

 

 

그림에 대한 열망으로 자연속을 헤매는 고흐의 모습.

 

 

영원의 문에서 라는 타이틀을 나는 <영혼의 문에서>...라고 하고 싶었다.

 

 

고갱이 떠난 후 자신의 귀를 자른 고흐.

 

 

고갱과 함께 한 행복한 한 때.

 

 

형의 천재성을 인정한 동생 테오.

 

 

자연속에 있는 그림을 자신은 꺼내기만 한다. 고 한 고흐.

 

 

자연속에서 그림을 그리는 고흐.

 

 

병상에 누워 테오에게 위로를 받는 고흐.

 

 

천재들은 원래 광기가 있는 사람일까?

고흐미술관에서 본 초상화속의 고흐가 살아 나온 듯 너무 흡사한 모습.

 

 

아를의 카페 여인 지누를 그리는 고갱.

 

 

남부 아를의 여인 지누도 그림속의 인물과 비슷.

 

 

 

 

 

 

고흐의 모습들.

 

     *    *      *     *

아래의 사진은 내가 오르세 미술관에서 찍은 사진들.

 

고흐의 그림.

 

 

 

 

 

 

 

 

 

 

 

 

 

 

 

    *      *      *       *

아래의 사진은 오베르 쉬르 우아즈에서 찍은 사진.

 

고흐와 테오의 무덤.

 

 

오베르 쉬르 우아즈의 누렇게 익어가는 밀밭.

 

     *      *      *      *

아래의 사진은 암스테르담 고흐미술관에서 찍은 사진

 

 

고흐의 해바라기 앞에서.

 

    *      *      *       *

(아래의 글은 영화 광고 홈페이지에서 펀 글)

 

새로운 빈센트 반 고흐의 이야기를 해야했던 이유
줄리언 슈나벨 감독은 각본가이자 친구인 장 클로드 카리에와 함께 간 빈센트 반 고흐 전시에서 영화의 영감을 얻었다. 둘은 자화상, 폴 고갱의 의자, 폴 가셰의 초상화, 룰랭 부인, 구두 한 켤레 등 전시회 내 40개 작품을 둘러보면서 영화에 대해 얘기하게 됐고 그렇게 갑자기 뜻밖의 구상이 시작됐다. 이에 장 클로드 카리에는 “고흐에 관한 영화지만 이미 잘 알려진 그의 전기를 담으려 하지 않았다. 우리가 만들고자 했던 것은 화가에 의해 만들어진 작품의 생명에 관한 영화였다”며 영화의 기획에 중점적으로 생각했던 부분을 전했다.

줄리언 슈나벨 감독 자신에게도 <고흐, 영원의 문에서>는 특별한 작업이었다. 자신도 신표현주의를 대표하는 화가인 만큼 빈센트 반 고흐의 의미는 남달랐기 때문이다. 이에 줄리언 슈나벨 감독은 “영화 속 반 고흐는 사람들이 기록했던 반 고흐가 아니라 그의 작품에서 내가 느꼈던 것들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다”라며 “나에게 이보다 더 사적인 주제는 없을 거다. 평생 생각해온 거니까”라고 밝혔다.

이에 파리 오르셰 미술관과 오랑주리 미술관의 책임자이자 CEO인 로랑스 데 꺄르는 줄리언 슈나벨 감독의 <고흐, 영원의 문에서>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전한다. “일반적인 전기 영화의 차원을 넘어섰다. 진정 화가에 관한 영화로, 예술가의 비전을 통해 우리가 예술 창작의 과정을 깊이 있게 이해하게끔 해준다”


빈센트 반 고흐의 시선을 재현하기 위한 노력
<고흐, 영원의 문에서>는 관객들이 영화를 보는 동안 ‘빈센트 반 고흐’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도록 체험하게 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이에 <고흐, 영원의 문에서>는 프랑스 파리, 아를, 생 레미 요양원, 오베르 쉬르 우아즈 등 실제 반 고흐가 머물렀던 장소에서 로케이션 촬영을 진행했다. 카메라는 <그린 파파야 향기>, <사랑에 대한 모든 것>의 촬영 감독이었던 브누아 들롬이 담당했다. 브누아 들롬은 개인전을 열었던 화가이기도 하다. 그는 반 고흐를 이해하기 위해 촬영 초반 직접 윌렘 대포의 반 고흐 의상을 입고, 3일 동안 밀밭 위에 지냈다. 또 대부분의 촬영은 카메라를 직접 들고 찍는 핸드헬드 기법을 사용했다. 반 고흐 역을 맡은 윌렘 대포의 호흡에 맞춰 걷고 뛸 수 있어야 했기 때문이다. 때로는 윌렘 대포가 직접 카메라를 들고 촬영하기도 했다. 여기에 1인칭 시점을 더욱 강조하기 위해 때때로 하나의 이미지에 두 개의 다른 심도로 어지러운 효과를 낼 수 있는 심도 분리 디옵터를 렌즈에 사용했다. 이는 줄리언 슈나벨 감독이 우연히 상점에서 아랫부분과 윗부분이 도수가 다른 선글라스를 보고 반 고흐의 관점이 이럴 수 있겠다는 것에서 착안해 아이디어를 얻은 것이다.

또한 영화를 구성하는 주요한 일부 중에 하나가 자연 속의 ‘색’을 담는 것이었기 때문에 주로 야외 촬영이 이루어졌다. 이에 파리에 내려앉은 거무죽죽한 안개, 남프랑스의 쨍한 햇빛, 자연에 녹아 있는 시에나토, 앰버 등 천연 광물 안료들의 색감 그리고 반 고흐 그림 속의 다양한 색조들까지 담아내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빈센트 반 고흐 역을 맡은 윌렘 대포는 반 고흐의 내면을 이해하기 위해 줄리언 슈나벨 감독에게 그림을 배우기 시작했다. 실제로 감정을 담아 스크린 위에서 새로운 창작물을 그려낼 수 있도록. 윌렘 대포는 이에 대해 “나를 반 고흐의 현실 속 깊이 뿌리내리게 해줬다. 내가 이전에 예술에 대해 이해한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그렇지 못했던 것들을 훨씬 잘 이해하게 해줬다”고 전한다.

줄리언 슈나벨 감독과 윌렘 대포 그리고 프랑스 화가인 에디뜨 보드랑의 미술팀은 함께 반 고흐의 그림 130점 이상을 그렸다. 예를 들면 에디뜨 보드랑이 그림 초벌을 그리면 줄리언 슈나벨이 그 위에 덧칠하는 방식이었다. 이러한 작업 과정에 대해 에디뜨 보드랑은 “나의 역할이 반 고흐의 방식대로 작품을 복제하거나 창작하는 것이었다면 줄리언은 더 나아가 자신의 실험적 작업을 발전시켜나갔다”고 전한다.

이처럼 줄리언 슈나벨 감독은 <고흐, 영원의 문에서> 다큐멘터리가 아닌 영화이기 때문에 원본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 아닌 재해석을 담기 위한 것임을 놓치지 않았다. 완벽한 모작을 하는 것이 아니라 줄리언 슈나벨 그리고 미술 제작팀만의 스타일이 담긴 반 고흐의 그림들이 탄생해 이를 보는 것도 영화를 감상하는 즐거움이 될 것이다. (펀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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