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매기에게 나는 법을 가르쳐준 고양이
루이스 세뿔베다 지음. 유왕무 옮김. 이억배 그림.
바다 출판사.
(2018.7.22.일.)
여흘 넘도록 폭염에 시달리는 요즘은 도로가 막혀 밖으로 나가기도 무섭다.
계곡을 찾아가는 대신 집에서 책을 읽는 것도 좋은 피서법이라는 생각으로
우리 마을의 작은 도서관으로 찾아가 집에서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을 찾다가
표지에 '8세부터 88세까지 읽는 동화'라는 글귀가 보여 이 책을 빌려 왔다.
지은이 루이스 세뿔베다(1949~)는 칠레에서 태어났으며 라틴 문학권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작가이며 피노체트 정권에 항거해 반정부활동을 주도하다 투옥되었으며,
출감후 유네스코와 그린피스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환경 생태문제나 소수민족보호와 같은
인류 전체의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는 작가라고 라고 책의 날개에 소개 되어 있었다.
1998년 미국의 귄위있는 잡지에 '세계의 베스트셀러 작가'중 한 명에 선정되기도 하였다.
간결한 문체와 남미인 특유의 활달한 유머가 어우러져 즐거움과 함께 감동을 준다는
그의 글 들은 '자연을 파괴하는 인간들의 오만함'의 무거운 주제를 우화로 풀어낸다.
이번에 내가 읽은 <갈매기에게....>동화에서도 그런 즐거움을 충분히 즐길 수 있었다.
옮긴이 유왕무님은 국내 대학교 스페인어과를 졸업하였으며, 콜롬비아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분으로 원작을 쉽고 공감할 수 있게 번역해주셨다.
그린이 이억배님은 그림책 <솔이의 추석 이야기>의 저자이며 몇 편의 동화에
삽화를 그린 분으로, <갈매기에게...>에서도 참 따뜻하고 정감있는 그림을 그렸다.
갈매기 켕가의 이야기로 부터 시작되는 이 동화는 대서양을 활공하기 위한 갈매기
무리속에서 북해의 엘바 강을 비행하다가 체력을 보충하기 위해 하강하여 청어를
낚아채기 위해 물 속에 들어갔다가 긴박한 위험 신호가 울려 퍼지는 것을 듣지
못하였고 혼자 남게 되었는데 설상가상 오염된 석유 기름 파도속에 빠져 버렸다.
소르바스는 몸집이 큰 검은 고양이로 어린 시절 어미의 말을 듣지 않고 가출하였다가
가족을 모두 잃고 혼자 떠돌다가 자기를 구해 준 소년의 집으로 들어가서 살게 된다.
5년째 우정을 나누었던 소년의 가족이 소르바스만 이웃에게 맡기고 휴가를 떠난다.
발코니에서 일광욕을 즐기는 소르바스 앞에 갑자기 지저분한 갈매기가 떨어졌다.
바다를 오염시킨 검은 기름속에서 켕가는 죽음의 종말을 기다리며 인간을 원망했다.
대형 유조선들이 안개가 짙게 깔린 틈을 이용해 유해 물질을 버리는 것을 목격하였다.
사력을 다하여 켕가는 기름의 오염속에서 벗어날 수 있었지만 결국 탈진하여 죽는다.
죽기전 켕가는 소르바스에게 자신의 알에서 나온 새끼를 보살펴 달라는 부탁을 한다.
소르바스는 죽어가는 갈매기 켕가를 살리기 위해 동료 고양이들의 도움을 청한다.
세끄레따리오, 꼴로네요,사벨로또도 등의 고양이들도 모두 켕가를 돕기로 한다.
결국 켕가는 죽고 소르바스는 켕가의 하얀 알을 따뜻하게 끌어 안아 부화를 시킨다.
알을 깨고 세상 밖으로 나온 아기 갈매기는 소르바스를 엄마라고 부르며 따른다.
소르바스는 켕가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정성을 다하여 아기 갈매기를 돌본다.
자기의 집에는 아기 갈매기를 위협하는 위험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된 소르바스는
아기 갈매기를 안전한 곳에서 키우기 위해 악취가 나는 하수도 배수관으로 내려가
왕초 쥐와 어렵게 협상을 맺으면서 아기 갈매기의 신변을 보장하려고 노력한다.
동료 고양이들도 모두 아기 갈매기를 보호하려고 힘을 모우고 극진하게 보살핀다.
아기 갈매기는 '아포르뚜나다'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어엿한 숙녀로 자라난다.
그러나 날아본 경험이 없는 고양이들은 갈매기에게 하늘을 날게 하는 방법을 모른다.
사벨로또도 고양이는 백과사전을 뒤적여서 갈매기의 나는 방법과 원리를 공부한다.
고양이들은 힘을 합쳐 아기 갈매기에게 비행 연습을 하였지만 번번히 실패한다.
거듭 비행 연습이 실패한 아기 갈매기는 눈물을 흘리며 포기하려고 하였지만
모두 실패의 원인을 찾으려고 애써며 아기 갈매기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위로한다.
소르바스는 "꼭 날아야 해. 내가 어미 갈매기와 약속했어. 반드시 날고 말 거야" 확신한다.
아기 갈매기에게 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칠 수 있는 것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고양이들은 힘을 합쳐 인간 중에서 가장 신뢰가 가는 시인을 찾아가 부탁한다.
시인의 도움으로 산 미겔 성당의 종루에 올라선 아기 갈매기는 드디어 날게 된다.
그 모습을 본 소르바스는 "오직 날려고 노력하는 자만이 날 수 있다" 고 말한다.
이 동화는 주인공인 고양이 소르바스와 갈매기 켕가의 만남으로 시작되는데,
동물들이 목격한 인간에 의한 환경오염 실태를 적나라하게 고발하고 있다.
갈매기는 죽어가면서 인간의 해양오염 실태를 폭로하고 안타까워 한다.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저지르는 환경오염에 대한 인간의 무지를 꼬집는다.
고양이 소르바스가 어미 갈매기 켕가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혼신을 다하여
아기 갈매기를 보호하는 모습은 오히려 인간들 보다 더 신뢰가 가는 장면들이었다.
동료 고양이들이 모두 자신의 일처럼 힘을 모아 아기 갈매기를 비행연습을 시키고
결국은 아기 갈매기가 하늘을 힘차게 날아가게 만드는 장면은 정말 감동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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