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3. 11. 일
이번주 청계산 근교산행을 모두 바쁜지 아무도 꼬리를 잡지 않았다.
답답하여 호국친구에게 내일 산행을 하느냐고 물었더니 걱정말고 오란다.
사실은 어제 음악회에서 밤늦게 돌아와 나도 그냥 쉬고 싶었는데....쩝.
어쩌다보니 어느새 8시가 넘어 급하게 점심을 챙겨 양재역으로 갔다.
10번 출구로 나가니 호국이친구 외에
김성희친구와 처음보는 친구도 한 명 기다리고 있었다.
양재역에서 버스로 환승하여 한참을 달려 내린 곳은 옛골 버스 종점.
서초구라고 하는데도 이곳은 코끝에 스미는 공기가 다르게 느껴졌다.
물오른 나무와 언 땅을 뚫고 올라온 새싹들이 대견하고 기특하다.
긴 겨울동안 얼어 붙었던 계곡의 물이 녹아 흐르는 소리.
나뭇가지를 바쁘게 오르락거리며 짝을 부르는 새소리.
골짜기에는 잔설이 남아 있지만 사방에서 봄을 느낄 수 있었다.
농부들은 어느새 밭을 말끔히 손질하여 파종준비를 하고
밭고랑 사이로 긴 겨울을 이겨낸 마늘들이 얼굴을 내밀었다.
나도 산을 오르는게 아니라 밭을 매려 오르는것 같은 생각이 든다.
임도를 따라 오르다가 목을 축인다고 앉았는데 따스한 봄햇살에
그냥 일어나기 싫어 퍼질고 앉아 점심까지 해치우고 일어났다.
사실 밥 한그릇으로 4명이 나누었으니 그냥 점만 찍은 점심이었다.
조금 서둘렸다면 이것저것 챙겨왔을텐데....뒤늦게 부끄러웠다.
막거리와 소주 안주는 성희친구가 산 초입에서 산 두부 4조각과
내가 집에서 가져간 김치와 호박전이 전부지만 마음만은 넉넉.
햇살 좋은 임도에 앉아 "말없이 건네주고 달아난 차거운 손...."
성희가 틀어놓은 흘러간 옛 가요 따라 노래부르며
잔을 나누니 다시 젊은 시절로 돌아간 듯 하였다.
점심 후, 그래도 매봉 점은 찍고 내려가자고 하여
다시 산길을 올랐는데 응달의 눈이 녹아 완전 물논이었다.
쩍쩍 달라붙는 진흙길을 조심조심.....
옛골로 내려오니 오래만에 제법 빡센 산행을 한 것 같았다.
근처에서 조경사업을 하는 호국이 친구가 안내해 간 맛집에서
저녁 대접을 받고 조경사업소에서 커피까지 마시고 돌아왔다.
오늘 산행을 리딩해준 호국친구, 같이 산행을 한 성희친구,
오늘 처음 함께 산행을 한 이곤기친구,
그리고 맛있는 저녁을 대접해 준 호국 친구 모두 고마워.
청계산 안내도.
돌다리를 건너.
부드러운 흙길을 따라 올라가니....
마치 밭을 매려 가는 듯 하였다.
가시가 비쭉한 오가피나무?
부지런한 농부의 손길.
응달은 아직 잔설이 남아 있고.
양달에 피어있는 버들개지.
햇살 포근한 이 다리위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퍼지고 앉았다.
이곳에서 매봉을 포기하고 하산길.
진흙탕길에서 쩔쩔....
드디어 하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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