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방

초가을날, 다시 찾은 수락산

푸른비3 2013. 9. 9. 01:42

2013.9.8.일.

제 1등산로~정상~마들역으로

오전 10시 30~4:30

 

매주 산행을 하는 친구들의 산행팀에서 이번주는 안산 탄도항 트레킹을 떠난다.

모임 장소인 금정역까지 검색을 해보니 너무 먼거리라 마음에 걸린다.

탄도항 누에섬은 안 가본 곳이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만,

그 먼거리를 가서 후회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뭉클뭉클 생겼다.

 

햇빛 좋은 이 가을날, 혼자서 집에서 낑낑거리고 있을 생각하니

친구들과 어울려 바다냄새 맡으며 해변길 트레킹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한편으로는 트레킹보다는 술집에 들어앉아 생선회만 먹고 온다면

그 먼길을 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몇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보았다.

 

추석을 앞둔 시기여서 대부분 산소에 벌초를 간다는 친구들이었다.

저녁 늦게 걸려온 전화의 친구는 같이 수락산 산행을 하겠다고 하였다.

어찌나 고맙고 반가운지.....

당연히 등산을 좋아하고 수락산 등반길을 잘 알고 있으려니.....생각하였다.

 

10시 30분 수락산역에서 1번 출구로 나와서 산행 안내도를 보았다.

친구는 예상외로 수락산 산행이 처음이라고 햇다.

에구....어쩌나.....수락산은 바위가 많아 초행길은 힘이 들텐데....

그래도 남자친구이니 나 혼자보다는 훨씬 든든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등산 안내도를 보고 제 3코스길을 택하여 정상까지 다녀오기로 하였다.

수락산은 서울로 이사온 그 해 늦봄에 동생 보ㅜ부와 처음으로 산행한 산이었다.

부드러운 육산으로만 다녔던 나에게 서울의 산은 바위투성이 산이었다.

기차바위, 배낭바위, 독수리바위 등 오래동안 기억속에 남았던 수락산.

 

시립요양원으로 해서 오르는 초입길은 아직 여름의 잔재가 가득하였다.

서울시에서 허가를 내어 준 식당인지 알 수 없지만 몫좋은 곳마다

버젓이 상을 펼쳐놓고 등산객의 발길을 막아 놓은게 볼썽 사나웠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저런곳에서 술타령을 하지는 않겠지?

자연 그대로의 산의 모습을 보고 싶은 등산객에게는 그런 모습이 안타까웠다.

 

깔닥고개를 오르니 저 건너 연보랏빛 암벽이 눈안에 들어왔다.

도봉산이라고 했다.

오늘은 하늘이 맑지 않아 조금 아쉬운 느낌이 들었으나

한구비 돌적마다 눈에 들어오는 그 도봉산이 마음을 사로 잡는다.

 

친구는 어제 축구를 여러 게임을 하였고 산행은 오래만이라

연신 헉헉대며 자꾸만 걸음이 뒤처진다.

맨 끝에서 가는 내가 오늘은 오히려 친구를 기다려야만 하였다.

힘들게 정상까지 갈 필요가 무엇 있느냐면서 뒤에서 구시렁거린다.

 

평소에 꾀를 부리던 내가 오히려 산에 왔으면 정상에 점을 찍어야지....

하면서 씩씩하게 앞장을 섰지만 사실 나도 목이 마르고 배도 고팠다.

정상까지 0.7킬로 기차바위를 곁에 두고 우회로를 탔더니 어찌나 먼지....

그냥 스릴을 즐기면서 기차바위로 오를껄....자꾸만 후회가 되었다.

 

친구는 밑에서 기다릴테니 혼자 정상에 갔다 오라고 하여

계단을 오라 정상에 오르니 정말 발디딜 틈이 없을정도로 많은 인파였다.

차례를 기다려 겨우 기념사진을 한 장 찍고는 서둘러 아래로 내려왔다.

비탈길에서 쪼그려 앉아 점심을 먹고 일어서니 위가 아플 것만 같았다.

 

하산길은 능선길로 택하였더니 아까는 보지 못하였던 멋진 봉우리들이

자꾸만 발길을 멈추게 하였다.

그래. 바로 이런 모습을 내가 보고 싶었던 거야.

몸은 힘이 들엇지만 마음은 즐거움으로 가득 찼다.

철모바위. 코끼리 바위.

하얀 너럭바위위에 조그만 아기 코끼리가 엎드린 듯 하엿다.

 

팻말을 보고 수락산 골짜기길을 버리고 마들역으로 향하였더니

어찌나 능선길이 긴지 걸어도걸오도 끝이 보이지 않았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하얀 이마를 드러낸 산은 불암산이었다.

모퉁이를 돌아서니 눈앞에 펼쳐진 아파트가 마치 성냥갑들 같았다.

와. 이렇게 많은 아파트촌락이 서울에 있었구나.

 

아파트촌을 지나 마들역까지 가는길은 또 어찌나 길고 먼 거리인지.

진작 알았다면 버스라도 타고 내려올걸.....

다리는 아프고 배도 고프고....

건대입구역에서 내려, 당연히 같이 저녁을 먹고 가리라 생각하였다.

 

그러나 그것은 나만의 생각이었다.

친구에게는 가족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냥 보내기 미안한지 친구는 설탕 시럽이 잔득 묻은 도넛집으로  갓다.

입안에서 슬슬 녹는다며 권하였지만 나는 전혀 먹고 싶지 않은 도넛.

그냥 어서 집으로 가서 찬밥 한덩어리 먹었으면 ....하는 생각뿐이었다.

 

세트로 나오는 커피를 친구는 이렇게 맛잇는 커피는 오래만이라며

맛있게 먹는 앞에서 나는 그냥 물 한컵을 청해 마셨는데....앗 뜨거....

입안에 데일 정도로 뜨거운 물이었다.

울컥~! 슬픔이 한덩어리 가슴에 올라 오는 듯 하였다.

 

그래. 나는 나, 친구는 친구일 뿐이야.

한 집에서 서로 아웅거리고 다투어도 역시 가족은 가족이지.

나는 새삼 먼저 가버린 남편 생각에 가슴이 멍먹해졌다.

가만히 있어도 공연히 눈물이 나는 가을이로구나.

 

 

제 3등산로를 선택.

 

좀 더 확대하여.

 

좀 더 산길을 오르니 이런 안내도가.

 

물길을 막아놓고 버젓이 상을 차려놓은 음식점들.

 

깔닥고개로 향하여.

 

산행 초입에서.

 

여름이 지났건만 아직 물놀이를 하는 사람들.

 

비스듬한 바위를 지나서.

 

물푸레 나무 사이를 지나서.

 

물이 바짝 말라버린 계곡도 지나고.

 

눈을 드니 멀리 연보랏빛 도봉산.

 

이 들꽃은 무엇일가?

 

오를수록 멋진 자태의 소나무들이 가득하다.

 

멀리 북한산 자락.

 

도봉산을 뒤로 하게 기념사진.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는 암벽들.

 

이제 돋 정상이다.

 

이곳의 안내도.

 

올려다 본 정상의 바위들.

 

 

 

 

 

 

등산객들로 발디딜 틈도 없다.

 

 

 

 

 

 

차례를 기다려 정상 사진 한장.

 

하산길은 다른길로 택하여.

 

능선을 다라 내려왔더니.

 

멋진 자태의 봉우리들이 가득 하엿다.

 

 

  

 

 

 

 

 

 

 

 

 

 

암봉위에 엎드린 아기 코끼리.

 

정말 코끼리가 잠든 것 같다.

 

투구바위.

 

 

 

 

 

 

마들역으로.

 

전망대에서 바라본 불암산.

 

불암산 자락의 아래는 아파트 촌락지.

 

 

이 많은 성냥갑같은 아파트에 사람들이 살고 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