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방

장마비속의 관악산 트레킹

푸른비3 2012. 7. 17. 11:15

2012.7.15.일.

 

장마철이지만 혹시....하는 기대와는 달리 비는 그침없이 내린다.

그나마 천둥 번개가 동반하지 않으니 다행이다.

 

서울대역에서 환승하여 서울대 입구에 내리니 아무도 없다.

잘 못 왔나?.... 산행대장에게 전화하니 그보다 조금 아래 시계탑이란다.

서울 지리를 모르는 나는 역3번 출구가 편한데....

 

다시 거슬러 내려와 물어물어 시계탑앞에 가니 반가운 남일이 얼굴.

비는 계속 떨어져 바지가랑이는 젖어들고....

10시 약속 시간이면 10분 정도 늦을 수는 있지만

그 이상 늦는 것은 성의 부족이다.

 

비속에서 기다리자니 슬슬 짜증이 난다.

약속한 아이들은 아직도 모습이 보이지 않고....

그냥 집으로 돌아갈까?

 

속마음을 숨기지 못하여 항상 손해도 보고

나중에는 후회도 하지만 아직도 수양이 부족하여

누군가가 약속을 어기면 버럭 화부터 낸다.

이왕 오늘 하루는 자연에서 보내기로 하였으니

좀 더 느긋한 마음으로 기다리면 될텐데....

 

30분이나 늦게 나타난 친구를 끝으로 산행 시작.

끊임없이 내리는 비속에 마음도 몸도 다 젖는 듯.

경애가 비속에서도 열심히 친구들 모습 사진기에 담았지만,

속좁은 나는 "힘들게....내가 뭐하려.... "사진기를 꺼내고 싶지도 않다.

 

그러나 곧,

사방에서 쏟아지는 물소리가 어느덧 내 마음까지 맑게 씻어준다.

와~! 초록잎에 떨어지는 비는 모두 푸른비로구나.

옹졸했던 마음은 다 사라지고 이곳 저곳 사진에 담기 바쁘다.

 

모두 11명인데 앞서가는 아이들과 제법 거리가 벌어졌다.

후미 대장 남일이는 언제나 걸음이 느린 나를 데리고 가느라 기다려주다.

저렇게 배려하는 마음을 나도 배워야 할텐데....왜 그게 잘 안될까?

 

관악산 등반은 몇 번 해 보았지만 둘레길은 처음이다.

사방 공사를 한 흔적이 많이 보인다.

요즘은 숲의 중요성을 깨달아  지자체에서 숲길 조성이 한창이다.

숲은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걸 좋아핮 않을지도 모르지만.....

그 덕분에 우리들은 편안하게 숲길을 올 수 있으니 감사해야겠지?

 

마침 비가 그쳐 즐거운 점심시간.

간단하게 마치고 나니 산허리에 구름이 슬금슬금 내려온다.

곧 비가 내릴 것 같으니 다시 출발.

 

불어난 물에 등산로는 끊어진 곳이 많았다.

나는 이미 발속에 물이 들어갔으므로

그냥 첨벙첨벙 물속으로.....

이게 바로 버리면 홀가분하다는 그 어려운 진리인가?

 

안양천 유원지로 내려가는 길은 사유지인지

군데 군데 울타리와 철책으로 막아 놓앗지만

등산객들은 용캐도 구멍을 만들어 잘도 빠져 나간다.

이왕 막지 못할 거면 그냥 문을 열어 놓는 게 더 나은 것 아닌가?

 

고개를 갸웃하며 내려오는데

어맛~! 이게 모두 단풍나무 아닌가?

울창한 단풍나무가 서로 팔을 뻗어 터널을 이루었다.

단풍철이면 이곳이 얼마나 붉은 빛으로 황홀할까?

이번 가을 잊지말고 꼭 와야지....

하긴 봄 가을 아름답지 않은 곳이 어디 있으랴....

 

쉬엄쉬엄 내려오니 어느새 모임장소.

벌써 도착하여 기다리고 있는 쌍봉, 칠봉거사와 명자.

조금 후 카페지기 돌도 도착하고....

 

이번 달 생일을 맞이한 친구들을 위한 노래방은

50명은 수용할 것 같은 초대형 룸.

나눔이 경자는 잘가라는 인사도  못하였는데 가 버렸단다.

나말고 몇명의 친구가 더 있어야 하는데....

나 혼자 여러 친구들의 축하를 받으니 쑥스럽고 부끄럽고....

 

친구들아. 고마워.

오늘도 내 가까이 좋은 친구들이 있어 즐거웠다.

다음 산행에서 다시 만나자.

 

온통 푸르름의 세상.

 

콸콸 솓아지는 계곡물.

 

잠깐만. 인숙이. 남일이.

 

 

 

 

 

 

 

 

 

 

 

 

 

 

 

 

 

 

 

 

 

 

 

 

 

 

 

 

 

 

 

 

 

줄기에 얼룩무늬- 양버즘나무란다.

 

 

 

 

노란 원추리.

 

 

 

 

 

남이아. 우리 사진찍자.

 

좀더 가까이....

 

생일 케잌.

 

 

 

 

 

 

 

 

 

 

 

칠봉이와 케잌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