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1.일.
2012 1.1. 일.
새해맞이 첫산행을 김유정역에서 출발하는 금병산을 올랐다.
상봉역에서 9시 30분 집합.
9시 40분 출발하는 완행열차에 몸을 실으니 이른 아침 시간이라
첫째칸이 우리 일행 독차지가 되어 버렸다.
새해맞이 덕담을 주고 받으며 좌석에 앉으니
쪼르르....남친 5명, 여친 5명.
옴마나....짝이 딱 맞는구나.
민재가 전화기를 빼앗아 가더니 남친들에게
모자속에 숨겨 놓은 전화기를 하나씩 집으란다.
으하하하....오래만에 이런 청춘시절 유희도 하는구나.
내 짝꿍은 처음보는 친구 덕수친구.-와~! 대박이다.
그런데 이 친구 내가 마음에 안드는지 산행 도중
내내 앞장 서 달아나 버려 얼굴 한번 마주 볼 시간도 없었다.ㅠㅠ
다행히 내 느린 걸음에 보조를 맞추어 준 두 남친이 있었고,
그 친구들의 우스개 이야기 덕분에 내내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이 두 남친ㅇ에게 나는 이성이 아닌 동성으로 여겨졌나 보다
마음에 드는 여자에게는 절대 하지 않을 젊은 시절의 비행을
낱낱히 공개하였으니....
나 역시 이제 그런 이야기에 얼굴 붉힐 나이도 아니고
오히려 심심풀이 우스개로 받아 들이게 되었으니
여자 나이 50이 넘으면 누구나 철판을 깔고 다니는 모양이다.
드문드문 남아있는 잔설.
눈꽃 산행을 기대하고 왔는데....
응달에 남아있는 흰눈에 위안을 하며 산길을 오르는데
겨울 가뭄이 심하여 마른 먼지가 풀풀 날린다.
김유정의 소설속의 주인공이 걸었다는 붉은 산길은
완만하고 폭씬한 흙길이어서 종일 걸어도 힘들지 않을 것 같은데
위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얼굴을 할퀼듯이 차갑다.
피난민처럼 모자와 수건으로 얼굴을 칭칭감고 정상에 오르니
태극기가 파란 하늘에 펄럭인다.
기념사진을 찍고 점심 준비.
친구들에게 따뜻한 국물을 먹이려고 불을 지피는 해용이의
버너가 토옹 말을 듣지 않는다.
그러니 자주 자주 사용을 해야지....
무엇이든 안쓰면 녹이 나는거야....
세상 모든 이치가 다 똑 같아....ㅎㅎㅎ
그말에 또 다시 배꼽을 잡고 웃고....
하산길에 하늘에서 내려오는 희끗희끗한 물체.
와~!!! 눈이다.
새해 첫날 첫 산행에서 눈을 만나니 모두가 환호성이다.
날리는가 싶었던 눈은 어느새 눈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다.
마을 어귀까지 내려 와서야 짝지를 챙기는 덕수친구.
제법 다정하게 눈내리는 산을 배경으로 기념사진도 찍고.....
열차 시간 가까워, 달리다 시피 찾아간 김유정 문학관은
오늘 신정이라 휴관이어서 담장 너머로 고개를 들이미고
사진만 찍고는 돌아서야만 하였다.
아침과는 달리 돌아오는 열차는 만원이라 앉을 자리 하나 없다.
간이 의자 펴고 앉았는데 어찌 그리도 졸음이 밀려드는지....
얼었던 몸이 녹으니 스물스물 찾아오는 잠을 참기 어려웠다.
첫산행이어서 오늘은 꼭 뒷풀이하고 집에 가야지.....
하고 줄래줄래 친구들 뒤를 따라 식당을 찾았지만
우리 일행이 모두 앉을 만한 식당이 없었다.
날씨는 춥고 어둠은 밀물처럼 밀려들고....
에라 모르겠다.
그냥 뒤에 가는 친구에게 먼저 간다 고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오늘 같이 산행을 한 친구들아. 고마워.
그리고 끝가지 함께 하지 못해 미안해.
마을 어귀의 문학비.
산행 초입에는 눈이 조금 남아 있어 눈꽃 산행을 기대하였다.
이정표.
앞서가는 친구들.
민재표 과매기로 간식시간.
가뭄으로 먼지가 풀썩이는 산길.
해용이의 익살로 모두 웃음꽃이 활짝.
순이야. 눈이 풍성하게 찍어봐라.
옷을 벗은 나무들의 언 발을 덮고 있는 하얀 눈.
수건으로 얼굴을 칭칭 동여 매고.
정상의 안내판.
제일 늦게 올라온 우리 둘에게 무엇하고 왔느냐고....
쪽동백나무.
김유정 소설의 동백은 사실 노란 생강나무꽃이라고 하였다.
점심 준비.
행용이 버너는 아무리 저어도 소용이 없고.
떡국에 만두를 넣고 끓이는 문영이.
자주 자주 손을 봐 줘야 하는 겨~!
해용이표 돼지고기 김치찌게는 일품이었다.
하산길.
이제야 얼굴 마주 볼 수 있게 된 오늘의 내 짝꿍 덕수.
꽁꽁 얼어붙은 계곡.
팔방미인 치형이. 다음에도 재미있는 이야기 해줘.
뒤에서 걸음이 느린 나를 챙겨 준 해용이.
어디서 본 포즈~!인데....
앞 서가는 짝꿍 덕수와 경자.
희끗 희긋 날리기 시작한 눈발.
눈발이 조금 굵어진다 하였더니....
어느새 이렇게 눈앞이 안 보일 정도로....
친구들은 동심으로 돌아간 듯.
추운 줄도 모르고 사진을 찍어 달라는 해용이.
휴관인 김유정 문학관.
안내판.
담장너머로 찍은 김유정문학관.
대갓집같은 김유정역.
눈을 쓸고 있는 모습.
역사의 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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