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소개
민족의 영산이라 일컫는 태백산은 주봉인 높이 1,567m의 장군봉과 높이 1,517m의 문수봉으로 이루어진 산으로 높으되 가파르거나 험하지 않아 등산이 수월하며 남성다운 웅장함과 후덕함을 지닌 토산이다.
산 정상에는 고산식물이 자생하고 봄이면 산 철쭉, 진달래가 만개하고 여름에는 울창한 수목에 차고 깨끗한 계곡 물이 흐르며, 가을에는 오색단풍으로 수놓으며 겨울에는 흰 눈으로 뒤덮인 주목군락 의 설경을 보여 주는 곳이다.
태백산은 우리 나라 3신산 중의 하나로 산정상에는 태고 때부터 하늘에 제사를 지내던 천제단이 있고 이 곳에서의 일출장면이 또한 장관으로 매년 연말 연시에는 매우 붐비는 산이다.
당골계곡에는 매년 개천절에 제를 올리는 단군성전이 있다. 사찰로는 망경사, 백단사, 유일사, 만덕사, 청원사 등이 있으며,산 정상밑 해발 1,500m에는 단종대왕을 모신 단종 비각과 한국명수100 선중 으뜸인 용정이라는 우물이 있다.
또한 태백산 도립공원 주변에는 한강의 발원지인 검룡소와 낙동강 발원지인 황지연못이 있으며, 태백석탄박물관과 구문소 자연 학습장으로 연계되는 코스는 화석, 지질구조, 석탄산업의 발달사 등 학생들에게 유익한 현장 학습이 될 수 있다. 태백산 등산로 가운데 당골이나 백단사, 유일사 코스는 사람들이 가장 즐겨 찾는 곳이다.
이번 산행은 유일사 코스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태백산 정상에 오르는 최단 등산로를 택했으며, 하산 코스는 정상을 출발해 만경사, 반재를 거처 백단사 매표소코스로 하산을 합니다. 산행시간은 약 4시간 정도 소요됩니다.
준비물 : 아이젠/가벼운 점심/식수/주류약간/간식/여벌옷/방한복 등
(펀글)
2011.1.16.일 맑음.
한파 주의보를 들은 아라는 며칠전 부터
"엄마 태백산 안가면 안돼? "하고 걱정이었다.
약속해 놓았는데 가서 버스속에서 놀다 오더라도 가야지....
하고 집을 나섰다.
일요일 미사를 빠지면 하루 종일 마음이 편치 않기에
6시 새벽 미사를 참례하고 오려니 더욱 바빴다.
약속장소에도착하니 반가운 내 친구들이 반겨 주었다.
멀리서 온 정희는 요즘 바쁠텐데도 친구들을 위해
먼저 와서 따뜻한 커피를 대접하고 있었다.
이런 친구들이 있어서 추운 날에도 모이는 모양이다.
태백산이 어디에 붙었는지도 모르고 차를 탔는데
오늘 따라 유난히 흔들림이 심하여 멀미가 생기려고 하였다.
그 와중에 핸드폰을 자리에 두고 내렸나 보다.
두터운 겨울 스키 장갑과 마스크, 털모, 겹쳐입은 옷으로
뒤뚱거리면서 산비탈을 오르면서 전화기를 찾으니 없었다.
머리속에 외우고 있는 전번이 하나도 없으니 오늘은
일행을 놓치면 안되겠다 싶어 뒤따라 오는 뒷골아재에게
오늘 하루 나를 좀 챙겨 달라고 부탁하였다.
같은 나이의 친구이지만, 동안을 가진 이 친구가
정말 어린 시절의 뒷골 아재처럼 믿음직스러웠다.
장갑을 벗으면 손끝이 짤려 나갈것 같아 사진을 찍을
엄두도 내지 못하고 그냥 앞사람만 보고 따라 걸었다.
서울에서도 싫도록 본 눈 쌓인 산길이 관심도 끌지 못하였다.
나무위에 핀 설화를 기대하고 왔는데....아쉬웠다.
한파주의보가 내렸지만, 등산객의 발길은 멈출 수 없는 모양인가?
전국에서 몰려 든 등산객들로 가만히 서 있어도 떠밀려 가는 듯 하였다.
등짐을 지고 괴나리 봇짐을 이고 피난길을 나선 피난민들의 행렬같았다.
영화속의 피난민들의 행렬과 옷차림만 다를뿐....
중간 지점을 지나자 옷속을 파고드는 바람.
정말 뼛속까지 찬바람이 통과하는 듯 하였다.
입김으로 마스크는 벌써 꽁꽁 언 상태.
털모자를 둘러쓴 뺨도 얼어서 떨어져 나가는 듯 하였다.
점퍼에 부착된 모자를 착용하였지만 바람에 다시 벗겨지고....
뒷골아재가 장갑을 벗고 다시 끈을 조여 단단히 고정 시켜 주었다.
(뒷골 아재. 정말 고마워. 이럴 때 정말 아재같이 믿음직 스러웠어.)
햇살이 비치는 곳은 그나마 온기가 있어 사람들이 눈위에서
점심을 먹고 있었지만 우리는 오직 정상을 향해 걷는데 만 열중했다.
드디어 도착한 천제단.
여지껏 한장도 못찍었는데 이곳에서는 사진 한장을 찍고 싶었다.
앞서 가는 아재가 기다리는게 미안해 먼저 앞장 서라고 하였는데,
그 미안스러움이 나를 이산가족으로 만들 줄이야.
곧 뒤따라 나섰지만, 너무나 많은 인파속에 우리 일행들의
모습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다행히 하산길은 외줄기 길이어서 부지런히 걸으면 만날 수 있겠지....
하고 걸었지만 걸어도 걸어도 일행은 보이지 않았다.
곁을 스쳐가는 삼삼오오 무리지어 가는 사람들이 그렇게 부러웠다.
나도 일행을 놓치지만 않았다면 저렇게 정답게 걸어 갈텐데....
전화기가 없으니 누구에게도 상황을 물으 수가 없으니
아무튼 하산하여 버스만 찾으면 방법이 있겠지....하나의 희망이었다.
몸은 점점 얼어붙는 것 같은데 생리현상은 피할 수 없어
요의를 느꼈지만 어디로 가야 할지?
이렇게 참다가 결국 옷에 싸버리면 어쩌지?
일행을 잃어버린 불행과 옷에 오줌을 싸는 불행 어느 것이 더 클까?
만신천고 끝에 석탄박물관 가까이에 화장실이 있어
줄을 기다려 화장실에 들어가 바지를 내리니 만져지는
엉덩이가 내살이 아니고 마치 얼음 조각 한덩어리 같았다.ㅎㅎ
이제 한가지 고민은 해결했지만 내 친구들 행방은 도대체 어디에?
주차장에 늘여선 버스를 찬찬히 들여다 보았으나 내가 타고 온 버스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넘친 차량으로 도로에도 양옆으로 많은 버스가 주차되어 있어
나는 도로 한가운데로 걸으면서 우리 버스를 찾아 내려갔다.
저 아래 제2주차장이 있었는데 다행히 머리속에 기억하는
회사의 버스가 주차되어 있었지만, 내가 타고 온 버스가 아니었다.
저쪽편에 또 같은 회사의버스가 보여 달려가 물었더니
그 버스 기사가 친절하게 우리 버스가 있는 곳을 안내해 주셨다.
아. 드디어 불행이 끝이구나.
그러나, 우리 친구들은 누구도 보이지 않았다.
식당을 예약해 놓아 그곳으로 갔다고 하였는데,
다행히 그 때 나타난 경희가 마치 구세주 같았다.
밥보다도 언손과 발, 얼굴을 녹일 수 있는 따뜻한 방과
밝은 웃음을 보내주는 친구들이 있는 곳이 어찌나 반가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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