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자서전 쓰기(3-마음의 지도 그리기)

푸른비3 2008. 7. 4. 13:21

니번 주 7월1일은 세번째 수업.

먼저 지난 주 써온 추도문 쓴 것을 읽기로 하였는데

앞의 여자 한 분 손을 들어서 낭독하였다.

친구가 자신의 죽음앞에서 쓴 추도사인데

문장도 좋을뿐더러 참 진솔하게 쓴 추도문이었다.

 

그 다음 희망자를 찾으니 모두 숙제를 해오지 않았다고

발뺌을 하여 송교수님이 제일 뒷자리에 앉은 나를

지명하여 낭독해라고 권하였으나

나는 쑥스럽고 마지못해 한 숙제이라

사양하였으나 몇번 권유하시기에 앞에 나섰다.

 

아라가 죽은 나를 위해서 쓴 추도문인데

나도 감정이 먼저 앞서 목이 콱 막혔다.

그러잖아도 아라에게 엄마가 죽었다고

가정하여 글을 써 보라고 하였더니

왜 엄마가 죽어? 난 그런글 못 써~!하고

일언지하에 거절 당하였는데....

부끄럽고 황막하기만 하였는데

사람들이 손뼉을 치며 잘 쓴 글이라고 칭찬을 해 주셨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하였으니....

 

이번 주 수업은

마음의 지도 그리기.

백지에 산, 달, 나무, 호수, 뱀, 집을 그려 넣어라고 했다.

그외에 자기 스스로 그려넣고 싶은 것이 있으면

더 그려 넣어도 된다고 하였다.

 

나는 둥근 산 두개를 중첩시키고

그 사이에 솟아나는 아침해를 그리고

서편하늘에는 하현달을 그려 넣었다.

스무날을 넘긴 달이 아직 하늘에 떠 있는 모습이었다.

해와 달에게 사람처럼 눈과 코 입을 그려 넣었다.

커다란 사과나무를 그려 그 가지끝에

하현달이 걸려 있게 하고

나뭇잎과 함께 빨갛게 익어가는 사과도

주렁주렁 매단 나무를 그리고

그 아래에는 작은 관목덤불도 그려 넣었다.

 

왼쪽에는 아담한 양옥집을 그려넣고

집앞에서 꽃밭에 물을 주는 내 모습도 그려 넣었다.

정원에는 탁자와 비치 파라솔을 그려넣고

벤치와 두잔의 찻잔도 그려 넣었다.

 

집앞으로 난 길을 따라 내려가면

커다란 호수가 있는데 그 호수에 오리 두마리

서로 사랑을 나누고 있고 호수위로 늘어진 가지위에

두마리의 새가 노래를 부르는 모습도 그려 넣었다.

호수는 화면 밖에 까지 연결될만큼 커다란 호수였고

퐁퐁 샘솟는 물의 모습도 그려 넣었다.

 

뱀을 그리라고 하여 좋아하지는 않지만

기다란 뱀 한마리가 습지에서 기어나와

집을 향하고 있는 모습도 그려 넣었다.

 

나중에 선생님이 일반적인 마음의 지도를 설명하였는데

해와 달에게 사람 얼굴을 그려 넣는 사람은

상상력이 풍부한 사람이고 햇살까지 그린 사람은

아직 정열이 남아있는사람이라고 했다.

 

산의 곡선이 둥근 사람은 원만한 인간 관계를

갖고 있는 사람이라고 했다.

호수의 크기는 그 사람의 마음의 크기라고 하였으니

나는 이렇게 큰 마음을 가졌나?

믿기지 않았다.

내 마음의 폭은 항상 작다고 생각했는데....

 

종합적으로 내 마음의 지도는

비교적 좋은 편에 속하여 기분이 좋았다.

쉬는 시간에 슬그머니 다른 사람들의 그림을 훔쳐 보았더니

정말 다양한 그림들이 그려져 있었다.

 

 내가 그린 마음의 지도.

 

공부를 떠나서 참 재미있는 수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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