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봄이면 꽃이 피듯....

푸른비3 2008. 4. 1. 06:40

지난 늦가을 고성 옥천사를 찾았을적의

절옆문의 두 그루 목련은 어떤 모습으로

봄을 맞이하는지 궁금하여 올라가본 옥천사.

 

이제 막 봉오릴 터뜨리고 있는 중이었다.

목련은 그 청순함과 강인한 인내심을

속으로 품고 있는 듯한 꽃이기에

활짝 꽃잎을 연다고 하여도

결코 화려하다고는 하지 않을 것이다.

 

밝은 봄빛이 꽃잎에 머물면

그 순수한 흰빛에 눈이 부실정도가 되어도

화려하거나 화사하다는 표현보다는

역시 고결하다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

 

나무에 피는 연꽃이라고 하여

목련이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하니

그래서 절마당에 더 많이 서 있지 않나?

하고 추측해 본다.

 

옥천사 방자루 아래의

봄햇볕에 잘 마르고 있는

하얀 광목을 펼쳐놓은 듯한 넓은 마당에

할머니와 할아버지 두분이 멀찍이 떨어져 앉아

서로 큰 목소리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인기척 없는 넓은 마당에

두노인의 이야기 소리를 귀담아 듣는 듯한

두그루의 매화가 어찌나 환상적인지?

어쩐지 내가 일본의 어느 조용한 산사에

들어온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옥천샘과 대웅전, 방자루, 유물전시관등은

그냥 곁눈질만 보내고

마당에 봄꽃에게만 시선을 주고는

여전히 목청을 높히고 이야기 나누는

노인들의 목소리를 등뒤로 하며 내려왔다.

 

저 나이가 되어도 마음속에는

여전히 춘정이 샘솟고 있을까?

내가 이 나이 되기전에는

봄이면 까닭없이 이렇게 마음이 설레이고

흔들릴줄 몰랐듯이

나 아직 그들의 나이가 되어 보지 않았기에....

 

 이제 막 망울을 터트리는 목련 두그루.

 

 

 멀찍이 덜어져 큰소리로 이야기 나누는 두 노인.

 

아직 조금 이른듯하지만....

 

 빛깔이 조금 다른 두그루의 매화나무.

 

 두노인의 마음속은 저렇게 봄물이 올라 꽃이 피고 있지는 않을까?

 

 

 대웅전앞의 화분에 잘 피어나 철쭉.

 

대웅전 아래의 보장각.

 

 

 

 

방자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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