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2007 제 31회 이상문학상작품집.

푸른비3 2007. 4. 16. 04:34

내 고향 출신의 작가 전경린이

올해의 수상을 받았다는 소식을 전에 얼핏 들었지만,

4월에 들어와서야 이 책을 구입하였다.

올해의 이상 문학상을 받은 작품명은

'천사는 여기 머문다'

 

그녀의 정확하고 예리한 표현력,

서정적이고 묘사력이 명확한 문장을 사랑한다.

지난해 수상 후보작 '야상곡'도 얼마나 좋았던가?

오히려 이번 작품보다 오히려 더 좋았던것 같다.

 

그녀의 자선 대표작 '천사는 여기 머문다1'도 읽어보고

심사평도 읽어 보았지만 왜 제목을 천사는 여기 머문다고

했는지 알 수가 없다.

천사?

신과 인간의 중간에서 중개해주는 역활을 하는 존재?

신의 심부름을 하는 존재?

착한 사람을 우리는 흔히 천사같다고 하니

분명 인간에게 유익한 존재일 것 같다.

 

그러나 성경속의 천사는 날개를 달고

성모 마리아에게 수태고지를 하는 모습과

긴칼을 손에 들고 에덴동산에서

아담과 이브를 추방하는 그런 모습으로 머리속에 남아있다.

 

이인희.

29살까지 한번도 연애를 해 본적이 없는 작은 건설회사의

총무부 여직원이었다.

내 생활은 공허했지만 평화로웠다.라고 그녀는 말했다.

그런 그녀가 유부남 모경을 만났을 적

내 삶은 해일이 이는 바다를 지나는 배처럼

가파르게 튀어오르기 시작했다니.....

 

지방에 처와 자식을 둔 멀쩡한 남자를 후려

가정을 박살낸 여자라는 구설에 휘말리며

직장을 그만두고 모경과 결혼을 한 여자.

 

그러나 그 결혼은 삼년만에 끝이 나 버렸다.

봄꽃피는 계절에 황사부는 것같이 깔그럽고

부연 신혼이었다.고 그녀는 토로했다.

 

점심시간마다 택시를 타고와 섹스를 하는 남자.

하루에도 몇번씩이나 집에 있는지 확인전화를 하는 남자.

연락이 끊기면 폭력을 행사하는 남자.

휴일이 되어도 집안에서만 지내고 싶어하는 남자.

 

네 얼굴에서 천사가 떠오르고 있어......

열락의 한 가운데서 모경은 인희에게 속삭였다.

모경이 생각한 천사는 결국 섹스하는 순간인가?

윤리관과 기치관과 욕망이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록

모경은 더욱 더 섹스에 기댔다.

 

숨막히는 구속을 견디지 못하고 인희는 이혼을 청구하였고,

힘들게 이혼을 하였지만,

항상 모경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그녀 역시 이혼을 하고서도

결혼반지를 손가락에 끼고 있었다는 것은

그와의 완전한 단절을 원하지 않았다는 의미일까?

 

독일의 하인리히라는 남자와 재혼을 하기위해

떠나는 순간, 그동안의 자신의 모든것을 정리하고

땅속에 파묻고 태우기도 하면서도

결국 그 반지를 찾아 손가락에 끼우는 그녀였다.

 

불륜의 미학이라고 불려지는 그녀의 소설.

그 불륜이란 무엇일까?

가부장적, 남성위주의 사회에서

여자의 자아와 정체성을 찾기위한 몸부림인가?

 

소설가 임철우는 심사평에서

" 여성성의 문제에 대한 궁극적 탐색이라는 작가의 일관된

연장선상에 있는 소설이다.

사랑이라는 이름속에 감춰져 있는 폭력의 이중성이라는

문제를 양면적이고 복잡 미묘한 심리를 집요하게 파헤쳐나간다"고 헸다.

 

소설가 조성기의 심사평에서는

이인희는 어떤 남자에 기대어 인생을 사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천사가 되어 살아가야 한다.

그런데 그 빛이 자기를 학대한 남자가 준 반지에서 흘려나왔다는

것은 아이러니라고 했다.

 

사회와 관습의 제도속에서

항상 순종적으로 길들여져 온 여성에게도

속으로는 야성적인 기질이 흐르고 있는 한 인간이라는 것을

그녀는 말하고 싶어하는 것일까?

 

이번 우수상 수상작에 오른

공선옥의 '빗속에서'가 나는 개인적으로 더

마음에 드는 작품이었다.

전통적인 가족애와 피폐한 출구없는 삶을

그녀 특유의 필치로 잔잔하게 그려낸 작품이었다.

 

이번 이상 문학상을 수상한

전경린에게 축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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