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기는 소설을 픽션처럼 쓰는 작가이다.
이런게 과연 소설일까?.....여겨질 정도로
아주 개인적인 신변이야기를 늘여 놓은 것 같다.
작가 최인호, 이 순원의 작품에서도 가끔 그런 느낌을 주는
소설을 읽었던 것 같기도 하지만.....
조성기는 이곳 마산의 옆동네 고성군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내고, 청소년 시기는 부산에서 보낸 작가이기에
소설속의 지명도 역시 부산, 고성,진해....등 이곳 인근의 지명이
나오기에 더욱 생활문 같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다.
그의 단편은 전부터 문학지속에서 여러편 읽었지만,
그의 소설집은 '굴원의 노래'한권만 내가 가지고 있을 뿐이다.
오늘의 작가상, 이상문학상등을 수상한 탄탄한 작가이며
'야훼의 밤, 리하트 하헤렙, 에덴의 불칼'...둥이
그의 작품이라고 소개되어 있다.
아마 늦은 나이에 신학공부를 한 영향으로
이런 제목의 소설을 많이 쓴 모양이다.
이 소설은 '랜덤기법'을 응용하여 독자들이 두뇌전환을 해가며
지루하지 않게 읽어나가도록 하고 싶었다.고 후기에서
밝혔듯이, 14편의 단편이 모두 한편의 장편처럼 연결되어 있다.
'고향점묘'에서는 어린 시절의 어머니, 아버지, 조모, 외조모의
등장인물과 고향 마을을 정감있게 이끌어 나가는 글이었고,
'그집 앞을 지나노라면'은 작가의 막 이성에 눈뜨기 시작할
무렵의 성장소설이었다.
'잠자리에 대한 명상'에서는 고향 하늘에 날아 다니는 잠자리에서
전쟁후 미군과 양색시의 무덤사이에서의 성교장면을 너무나
재미있게 쓴 글이라 킥킥 웃으면서 즐겁게 읽은 글이었다.
하늘을 날아가면서도 성교를 하는 잠자리를 이야기 하면서
전후의 남편의 잃은 과부들의 이야기도 그려 놓은 작품이었다.
'권총이 있는 무대'에서는 작가의 군대생활을 문선대요원으로서
지낸 그 당시의 상황을, 군생활 경험이 없는 내가 어느 정도
상상할 수 있게 그려 낸 작품이었고,
'꿈의 고집'에서는 대학시절 사랑한 여학생에 대한 아름다운 추억을,
'오늘 시험 잘 봤나?'는 청소년 시기 아버지에 대한 추억을 그려낸 작품이었다.
'거꾸로 선 음표들'에서는 작가의 음악시간에 대한 추억,
아버지가 선물한 하모니카에 얽힌 이야기, 학창시절 사랑한 여학생의
영향으로 피아노를 배운 이야기 등이 실려 있는데,
'음들은 자기를 고집하지 않고 서로를 향해 무너질 때만이 완전한 화음에 이른다'
고 적어 놓아 날 감동시켰다.
특히 아버지가 사준 하모니카는 바로 아버지가 동료 여교사와 애정 여행을
다녀오면서 미안한 마음으로 사 온 선물이었고,
그 연애사건이 어머니에게 발각되어 힘없이 앉아 있을적에 아들인 작가가
아버지에게 무슨 노래를 들려 드릴까요? 하였을 적에
'이 풍진 세상을 만났으니...'를 신청하였을 적의 이야기는 백미였다.
바람 風 먼지 塵 바람이 불면 일어나는 먼지 같은게 우리 인생인기라.
이리 불면 이리 몰리고 저리 불면 저리 몰리고
그러다가 흔적도 없어져 버리는 기라....아버지의 말은 바로 철학이엇다.
'내 이름의 수난사'는 전에도 단편에서 이와 비슷한 내용을 읽은 적이
있는 글이지만 정말 이름에 대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써 내려간 글이었다.
역시 조성기는 타고난 글장이이다 하는 생각을 들게 하는 글이었다.
조성기가 좆성기로놀림감이 되엇고, 고심끝에 바꾼
조종구가 조조 굴러라 ,종종 굴러라, 구구 굴러라.하고부산 변두리의
영리한 아이들의 놀림감이 되었고,
다시 바꾼 조성연이 좃선년으로 불리었다는 글을 읽을 적에는
나도 혼자서 얼마나 킥킥 웃었는지.....
가장 마음에 와 닿은 작품은 '예수도 꿈을 꾸었는가'였다.
작가도 나처럼 혼자서 영화보는 걸 좋아하는 모양이었다.
구매창구에서 만난 '그 영화는 가짜이다' 하고 처음에 등장한 청년은
마지막 화면이 올라가는 영사막앞에 검은 십자가처럼 우둑 세워져
'이 영화는 가짜입니다' 하고 외쳐 더욱 탄탄한 구성의 재미를 느끼게
해 주는 단편이었다.
영화는 니코스 카잔차키스 원작에 마틴 스콜세지가 감독한
'예수의 마지막 유혹'이라는 영화를 본 이야기였다.
나도 관심이 가는 영화였는데 어쩌다가 놓쳐 버렷고,
비디오로 볼까? 생각만 하고 있는 작품이었다.
그 작품속에 인간으로 내려 온 예수가 십자가에 매달린채
환상속에서 막달레나와 결혼하여 아이를 낳고 사는 장면이
나온다고 하였다.
다른 영화에서는 예수의 인간화된 육체를 보여주는 것도 꺼렸는데
이 작품에서는 혼례를 치루고 성교하는 장면까지 나온다고 하였으니....
기독교의 비난과 상영중지 요청을 받을 만한 내용이었을 것이다.
예수는 여러가지 육신의 시험을 받았지만 무엇보다
우리 인간에게 영혼이 있음을 보여준 존재다.
그리고 그 일을 다 이루었다!
'다 이루었다~!'하는 예수의 독백과 함께 영화는 끝났다고 하였다.
이 글을 읽으면서 지난해 보았던 '페이션트 오브 크라이스트' 영화를
기억했고, 꼭 이 영화는 보아야겠다는 생각이 굳어졌다.
마지막으로 실린 . '그 섬에 가기 싫다'는 가장 소설같은 글이었다.
화가' 달리'의 그림을 연상시키는 소설이었다.
앞으로 잃어버릴 공간을 예감하고 쓴 일종의 공상소설이라고
작가 후기에 적어 놓았다.
소설을 쓰는 목적도 결국은 잃어버린 마음을 찾아가기 위함일 것이다.
잃어버린 것들을 찾아가는 여정이 창작작업이라고 작가는 말하였다.
이 책을 덮으면서
과연 조성기다운 작품이구나....하고 미소를 짓게 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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