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

푸른비3 2006. 8. 20. 04:02

오래만에 가슴 뭉클한 참 좋은 책을 읽었다.

이 책은 에미상을 수상한 방송가이자 칼럼니스트.베스트셀러작가인

미국의  미시간에서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는 미치 앨봄.

 

그의 노은사님인 모리 슈워츠를 매주 화요일 마다 방문하여

그와의 대담을 마지막 논문처럼 써 내려간 글이다.

선생님의 강의 주제는 '인생의 의미'.

사랑, 일 공동체사회, 가족, 나이 든다는 것, 용서, 후회, 감정,

결혼, 죽음 등 여러가지 주제들이 논의 되었다.

 

14회 마지막 강의는 아주 짧았다.

겨우 몇마디 말로 끝났고, 졸업시험 대신 긴 논문을 제출해야 했는데,

그 논문이 바로 이 책이었다.

그리고 모리의 장례식이 졸업식이 되어 버림 셈이다.

 

모리는 루게릭 병에 걸리기 전에는 브랜다이스 대학에서 1959년부터

1994년까지 사회학 강의를 하였고, 16년 전의 제자 미치와 재회하여

이 책을 쓰게 되었고, 지금은  웨스턴 뉴턴 근교의 언덕위 나무밑,

호수가 내려다 보이는 곳에 잠 들어 있다.

 

호수가 내려다 보이는 언덕위 나무밑.....

이런 장소는 어디일까?

내가 죽은 다음에도 이런 평화로운 장소에 한 줌 흙으로

묻히고 싶은 생각이 드는 것은, 그 만큼 나도 이제 죽음을 받아 들이고

준비해야 하는 나이에 이르렀다는 뜻일까?

 

루게릭병은 근 위축성 측색 경화증이라고 하는

현재로서는 불치의 병이다.

척수신경 또는 간뇌의 운동 세포가 파괴되어

서서히 죽음에 이르게 되는 병이다.

영국의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도 바로 이 병을 앓고 있다고 하엿다.

얼마전 죽은 제주도의 사진 작가 김영갑님도 이 병이었고,

내 주변에도 이 병을 앓고 있는 남편을 둔 사람도 있다.

 

죽어가는 스승을 만나려고 매 주 화요일 1100KM를 날아간

미치는 디트로이드 신문사의 파업 상태에서,

모리를 만나면 그의 빛에 의해 깨끗이 정화되는  느낌을 받았다.

인생을 이야기 했고, 사랑을 이야기 했다.

 

이 책 어느 부분도 소홀히 넘길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소중한 언어들로 이루어 졋 있었는데

그 중에 특히 내 마음에 드는 모리의 강의를

발췌하여 이 독후감을 마무리 한다.

 

                *            *             *

의미없는 일을 하거나 바삐 뛰어 다니는 사람이 너무도 많다.

자기 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느랴 분주할 때 조차도

반은 자고 있는 것 같다구. 그것은 그들이 엉뚱한  것을 쫒고 있기 때문이지.

자기의 인생을 의미있게 살려면 자기를 사랑해 주는  사람들을 위해 바쳐야 하네.

자기가 속한 공동체에 헌신하고,자신에게 생의 의미와 목적을 주는 일을

창조하는데 헌신해야 하네.

 

              *              *             *

사랑을 나눠 주는 법과 사랑을 받아 들이는 법을 배우는 것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거야.

 

           *                   *                 *

이 따금 아침이면 그렇다네. 바로 이 시간에 슬픈 생각이 드네.

그러나 아직 움직일 수 있을 때 몸의 부분들을 만져 보고, 손가락과 손을

움직여 보고,잃은 것들에 대ㅎ해 슬퍼하지.

 천천히 내가 죽어 가고 있는 것을  슬퍼 한다네.

하지만 그런 다음에는 슬퍼하는 것을 멈추네.

 어떻게요?

필요하면 한바탕 시원하게 울지. 허지만 그 다음에는

내 인생에서 여전히 좋은 것들에만  온 정신을 집중하네.

나를 만나려 와 줄 사람에 대해. 그리고 내가 들을 이야기에 대해.

 

         *             *             *

다 들 잠든채 걸어 다니는 것처럼 사니까,

해야 한다고 생각되는  일을 기계적으로 하면서

반쯤 졸면서 살고 있으니까.

                *             *               *

모든 것은 다 벗기고, 결국 핵심에 초점을 맞추게 되지.

자기가 죽게 되리라는 사실을 깨달으면 매사가 아주 다르게 보이네.

 

어떻게 죽어야 좋은 지  배우게. 그러면 어떻게 살아야 할 지도 배우네.

 

내 시간이 거의 끝났음을 알기에, 처음으로 자연을 보는 것처럼 그렇게

자연에 마음이 끌린다네.

 

                  *                 *                   *

자식을 갖는 것 같은 경험을 대신 할 만한 것도 없어.

타인에 대해 완벽한 책임감을 경험하고 싶다면,

그리고 사랑하는 법과 가장 깊이 서로 엮이는 법을

배우고 싶다면 자식을 가져야 하네.

 

                  *                     *                   *

미치, 난 나이 드는 것을 껴 안는다네.

나이드는 것은 단순히 쇠락만은 아니네.

그것은 성장이야.

그것은 곧 죽게 되리라는 부정적인 사실 그 이상이야.

그것은 죽게 될 거라는 것을  이해하고, 그 때문에 더 좋은 삶을

살게 되는 긍정적인 면을 지니고 있다구.

 

성취감 없는 인생, 의미를 찾지 못한 인생 말야.

삶에서 의미를 찾았다면 더 이상 돌아가고 싶어 하지 않아.

앞으로 나가고 싶어 하지.

더 많은 것을 보고, 더 많은 일을 하고 싶어 하지.

 

사실  내 안에는 모든 나이가 다 있네.

그 세월들을 다 거쳐 왔으니까.

그 때가 어떤지 알지.

어떤 나이든 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보라구!

지금 이 나이에 이르기까지 모든 나이가 다 내 안에 있어. 이해가 되나?

 

 

              *                      *                 *

 이 사람들은 사랑에 너무 굶주려서 그 대용품을 받아 들이고 있구나.

저들은 물질을 껴 안으면서 일종의포옹같은 것을 기대하고 있구나.

물건이 사랑이나 용서, 다정함, 동료애 같은 것을 대신할 수 없는데....

 

                    *             *                       *

사랑과 결혼에 대한 진실이라고 할 규칙은 있네.

상대방을 존중하지 않으면, 큰문제가 그들 사이에 닥칠지도 몰라.

타협하는 방법을 모르면 문제가 커진다.

사람 사이에 일어나는 일을 터놓고 이야기하지 못하면 더 큰 문제가 생긴다.

그리고 인생의 가치가 서로 다르면 엄청난 문제가 생긴다는 사실이야.

그래서 두 사람의 가치관이 비슷해야 하네.

 

               *                  *                     *

우리가 서로 비슷하다는 것을 믿지 않는다는 게 문제라네.

백인과 흑인, 남자와 여자.... 다 똑 같은데.

서로 비슷하다는 점을 안다면 우리 모두 이 세상의

인류 대가족에 합류하고 싶을거야.

우리 모두 똑같이 출생으로 시작하고,똑같이죽음으로 끝나네.

인류 대가족에 관심을 가지라구.

시림들에게 애정을 쏟게.

 

                   *                     *                    *

인간관계에는 일정한 공식이 없네.

양쪽 모두가 공간을 넉넉히 가지면서, 넘치는 사랑으로 협상을

벌여야 하는 것이 인간관계라네.

두 사람이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이 필요한지,

무엇을 할 수 있으며 또 각자의 삶이 어떤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