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녹색속의 빨간 꽃 인슐리움
토요일 아침, 친구와 함께 진주 수목원을 찾았다.
이제 낙엽을 다 떨구고 겨울을 맞이하는 나무등걸에
내 등을 기대고 이야기 나누고 싶었기에....
여름의 무성하던 나무들은 이제 자신의 영광을
다시 땅위로 환원시키고 있었다.
겸손하게 모든 것을 다 떨구어 버리고 나신으로
조용히 기도하는 자세로 초겨울을 맞이하고 있었다.
입구의 잘생긴 소나무
잎은 떨구고 앙상한 가지에 말라버린 열매들
온실 식물원에 들어서니 물먹은 꽃들이 함초롬히 피어 추운 밖과 대조를 이루고
난의 향기 은은하게 퍼져나오고.
산호초?라고 하였던가? 빨간 열매가 앵두처럼 이뻣다.
불사조를 닮은 퓌닉스
나도 한송이 꽃이 되고 싶어라...
잘 생긴 소나무밑 정자에 앉아서 이야기도 나누고,
아침 햇살 받고 말갛게 열려있는 피라캰샤를 두고 다시 삶터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