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나절의 오스트리아 비인의 관광이 끝났다.
마지막 만찬은 8백년의 역사를 지닌 시내에서 한시간이나 달린 후에야
도착한 조그만 식당에서 하였다.
입구에 클링턴 대통령을 비롯한 많은 유명인사들이 다녀간 곳이라는
것을 알리는 싸인과 기념사진이 붙어있었다.
훈제 돼지고기와 와인이 나왔는데, 훌륭한 맛이었다.
식사중에 두명의 연주자가 들어와 바이얼린과 어코디언으로 연주를 하였고
사람들이 손뼉을 치며 돈을 주었다.
늦은 저녁을 먹고 공항이 가까운 호텔에 도착하였는데, 여지껏 묶은 호텔중
가장 애로틱한 분위기의 호텔이었다.
마지막 밤을 그냥 잠만 자면서 보내기는 너무 아쉽지 않은가?
충남에서 오신 독수리 5형제라고 불리었던 분들이 술을 한잔 하자고 초청을 해
백포도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다 돌아와 마지막 잠을 청하였다.
아침에 눈을 뜨고 커튼을 열어 보았더니 바람이 심하게 불었다.
어제밤 늦게 도착하여 주변의 아름다움을 볼 수 없었는데
넓은 들판과 점점이 박힌 집들이 아름다운 시골 마을 같았다.
미스 김과 함께 나가 사진을 찍었는데 윗옷을 겹쳐 입었는데도 추웠다.
그냥 호텔 주변만 한 바퀴 돌고 들어갈까? 하였는데
키큰 가로수가 우거진 곧게 뻗은 길을 걷고 싶어 혼자서 산책을 하였다.
아직 이른 시간이라 사람도 차량도 다니지 않는 빈길이었다.
나중에 보았더니 집앞이 아니고 뒷문들이었다.
집앞으로는 강물이 흐르고 있었는데 강을 사이로 두고 아름다운 주택들이
죽 늘어서 있는 전원 주택들인 것 같았다.
닫힌 문사이로 얼핏얼핏 그들의 정원을 볼 수 있었는데 꽃들과 나무들이
잘 가꾸어져 있는 모습들이었다.
국민 소득 2만 6천 달러인 것을 실감할 수 있을 것 같은 마을이었다.
아침을 먹은 후 곧바로 공항으로 향하였다.
이번 여행 중 가장 힘든 과정이 남아 있었다.
3시간 비행하여 모스크바로 가서 5시간을 기다려 또 10시간 비행.
아이구~ 종일 한국으로 가는 데 보내야 하는 시간이구나.
비인에서 옆자리에 30초반의 잘 생긴 이태리 남자가 앉아 그나마 다행이었다.
말은 잘 통하지 않았지만 멋진 남성이 곁에 있으니 비행 시간이 훨씬 짧게
여겨져, 벌써 모스크바? 아쉬운 느낌마저 주었으니...나도 참 속물이다.
인천공항에 도착하여 남편에게 전화하였더니, 남편은 공항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E출구로 나오라고 하였다.
(남편은 5일전에 강원도에 갔다가 서울에서 며칠동안 지내고 있었다.)
짐을 챙겨 나오니 제부 두명과 남편. 이렇게 3명의 남성들이 날 기다리고
있는게 아닌가?
괜히 부끄럽고 쑥스러웠다.
"처형, 왜 이렇게 선물 보따리가 작아요!" 서울 제부가 소리쳤고
막내 인천 제부가 짐을 트렁크에 넣을적에 남편은 내게 눈을 찡끗하엿다.
며칠 보지 못한동안 남편은 수척해진 것 같고, 나는 오히려 살이 오른 것 같아
미안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여보, 정말 고마워. 당신이 가장 멋진 내 남편이야...'
(디카의 용량이 다 떨어져 비인의 아름다움을 담을 수 없어 참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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