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동유럽 5국(10-오스트리아)

푸른비3 2005. 8. 12. 03:24

이제 환경에 적응이 되기 시작하는지 잠을 제대로 잘 수 있게 되었는데,

여행의 마지막 국가인 오스트리아로 향하게 되었다.

여지껏 묶었던 호텔이 시내 중심에서 벗어난 교외였기에

아침에 일어나면 산책하기 좋았는데,

부다페스트의 '스타디온' 호텔은 예외였다.

커튼을 열어보고는 나가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았다.

 

하루에 국경을 한번씩 넘게 되었다면서 우리는 웃었다.

오스트리아의 국경넘기가 그 중 가장 쉬웠던 것 같다.

그동안 부족한 잠이 한꺼번에 밀려왔는지

창밖의 아름다운 풍경을 보고 싶었지만 계속 졸음이 덮쳤다.

이곳의 집들도 역시 베고니아꽃들이 창문틀에 늘어져 피어있고

하얀 레이스 커튼이 늘여진 커다란 창문이 예뻤다.

 

작곡 공부를 한다는 앳된 모습의 가이드가 우리를 점심으로

한식집으로 안내하였다.

이곳에 와서 어제 헝가리에서 비빕밥으로 한식을 먹었을 뿐,

이제 점점 김치를 손으로 쭉쭉 찢어서 먹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졌다.

이곳은 한식집이지만 오히려 일본 도시락 같다는 는낌이 드는 식판에

음식을 담아왔고 된장국도 일본식 같았다.

집에 돌아가면 멸치넣고 빡빡하게 푼 된장국을 만들어 먹어야지.....

제일 변하기 어려운게 바로 입맛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800년전부터 있었다는 좁은 골목으로 우리를 데려갔다.

우리 나라로 치면 고려 시대인가?

구불구불한 골목길에 조그만 기념품 가게들이 정겨웠다.

게른터너 거리는 명품이 즐비하여 우리 일행중 명품을 좋아하는

부인이 몇명있어 그곳에서 쇼핑하기를 원하였다.

빈의 상징이라고 하는 성 슈테판성당앞에는 관광객을 태우는

마차가 있어 다시 몇세기를 거슬러 간 기분이 들었다.

 

마침 비도 부슬부슬 내리는데, 이곳에서도 젊은 아이들은

거리 공연 펼치기를 좋아하는 모양이었다.

3명의 남자 아이가 뚤뚤 말아온 자리를 펴더니 그위에서

머리를 땅에 박고 빙빙 돌리는 춤을 추었고, 또래의 여자 아이들은

환성을 지르며 좋아라 하였다.

또 그앞에는 얼굴에 가면을 쓴듯 하얗게 칠을 한 모짜르트 의상을

입은 남자가 조그만 단위에 서서 포즈를 함께 취해주고는

돈을 받는 모습도 보였다.

 

자유의 시간을 주기에 나는 홀로 떨어져 슈테판 성당안으로 들어갔다.

미사는 없었지만 항상 많은 관광객들도 붐비는 모양이다.

한국에서 온 수녀님 두분도 보였다.

대부분의 공간은 개방되어 있고 사진도 자유롭게 찍을 수 있었다.

이상한 것은 성당안에 국제통화가 가능한 전화가 군데군데 설치되어

있었고 또 통화하는 모습도 눈에 띄였다.

조용히 묵상만 하는 한국의 성당과는 다르게 보였다.

 

음악의 도시답게 베토벤 광장도 있었고,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공원안에는

요한 슈트라우스, 브르크너, 모짜르트등 많은 음악가들의 동상이 세워진

아름다운 연못에는 유유하게 오리들이 헤엄치는 모습을 보았다.

시간이 있다면 연못앞 벤치에 앉아 독서와 명상에 잠기고 싶었다.

 

아름다운 분수가 있는 궁전이라는 쉔부른궁전으로 들어갔다.

잡지책에서 보았던 그 아름다눈 정원이었다.

파리의 베르사이유궁전과 함께 가장 아름다운 정원으로 알려져 있다고 했다.

저 멀리 보이는 조각이 장식된 곳까지는 눈으로 보이는 것과는 달리

아주 많은 시간이 걸린다고 하여 우리는 문앞에서 기념사진만 찍고

아쉬운 발걸음을 돌려야했다.

바로 그앞의 궁전도 들어가지 못하고 돌아서야 했으니....

그야말로 이런 곳이 있으니 다음에 다시 들려라는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그래도 나의 눈에는 경이로운 세상일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