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 )
2023. 3. 22. 수. 오후 2시 20분 상영
롯데시네마 건대점.
그동안 코로나팬데믹으로 거의 영화관을 찾지 않았는데
얼마전 95회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아시아계 최초로
여우주연상을 받은 양자경이 출연한 영화라고 하여
수요일 오후 있는 일어수업도 빼먹고 집근처의 영화관으로 달려갔다.
꽃샘추위로 봄이 더디 온다고 생각하였는데
갑자기 상승한 기온으로 목련이 하얀 꽃망울을 촛불처럼
받쳐들었고 양지쪽의 매화는 튀밥을 튀겨 놓은 것처럼
몽글몽글 하양게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었다.
오랫만에 극장에 들어서니 그동안 리모델링을 하였는지
구조가 많이 변하였고 둥근 원탁이 있는 공간에는
젊은이들이 노트북으로 열심히 무언가를 하고 있어 처음에는
원탁회의를 하는 줄 알았는데 각기 자신의 일을 하고 있었다.
영화를 보러 오기 전 잠깐 검색해 보았더니
미국에서 코인세탁방을 운영하는 중국계 이민가정의 이야기를
영화로 풀어낸 영화로 주인공 에블린과 무능해 보이는 남편.
동성연애를 하는 딸. 그녀의 휠체어를 탄 아버지와 함께
힘든 생활을 꾸려나가는 중 세무신고를 하기 위해
세무서를 찾는 과정에서 메타버스를 경험하며
수많은 에블린을 경험한다고 하였다.
얼마전 설연휴 기간에 집에서 넷플릭스로 보았던 한국영화
<미나리>를 연상하며 그와 같은 잔잔한 감동을 주는 영화를
기대하였는데 완전 내 기대와 상상을 초월하는 영화였다.
메타버스 영화라는 걸 염두에 두었다면 이리 혼란스럽지 않을것을....
메타버스를 이해하려고 메타버스 체험장을 찾아가기도 하였지만
역시 아날로그 세대인 나에게는 따라가기 힘들고 벅차고 세상이었다.
너무나 급변하는 화면속에서 도대체 무엇을 전달하려고 하는지
감독과 제작자의 의도를 찾기 힘들었지만 그냥 즐기면서 보려고 하였다.
2시간이 넘는 상영시간을 깜빡 졸기도 하면서 따라 가려고 노력했지만.
한번 보아서는 이해하기 힘들어 다시 한 번 더 봐야할까?.....
하는 생각도 하였지만 그렇게 할 정도의 영화는 아닌 것 같았다.
영화 제목도 한글로 읽어서는 해독이 되지 않았는데
모든 것. 모든 장소. 모두 한꺼번에?....이런 뜻일까?
요즘 나는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세상을 따라 잡기 힘들었는데
이제는 대중을 상대로하는 이런 영화도 이해하기 힘들게
나 자신이 늙어버렸구나...생각되니 서글펐다.
혼란스러운 사회속에서도 결국 '가족의 사랑과 화목'이 최고의 가치.
영화의 메세지를 나 자신에게 설명하면서 스스로 위로하며 극장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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