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가얏고를 향한 사랑과 열정)
2021. 11. 19. 금
19:30 세종 M씨어터
프로그램
가야금 병창 '심청가 중 방아타령'
밤하늘에 기대어
막새바람이 부는 산중턱에 한참을 서 있었다.
신고산 타령
25현 가야금 3중주를 위한 '회전목마'
모듬북 협주곡.
사회:신창렬(작곡가. 음악프로듀서)
가야금연주단.
나는 연주회장을 가끔 찾아가기는 하였지만, 국악연주회를 들으려 간 것은
몇 년 전 국악당의 대금 연주회와 전주의 전통한옥 마루에서의 국악 연주회.
영산아트홀의 수원대학교가야금 연주회 등 손을 꼽을 정도였다.
KBS FM1 방송의 국악 프로그램도 '우리음악이니까 우리가 들어야지....'
의무감으로 듣는다고 하는게 솔직한 사실이다.
가야금에 대한 지식은 학창 시절 음악시간에 배운 것이 거의 다였다.
오동나무 울림통에 12줄의 명주실로 꼰 줄이 길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 정도.
내가 대금을 배우려 간 국악원에 가야금이 세워져 있어 한번 배워 보고
싶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손가락이 아플 것 같아 애초에 포기하였다.
이번에 김해에서 교사를 하였던 고향 친구의 권유로 함께
김해시립가야금연주단의 가야금연주회를 들을 기회를 갖게 되었다.
김해시립가야금연주단은 1998년에 창단된 국내 유일의 시립가야금연주단으로,
황정숙 음악감독 외 28명의 단원으로 구성되었으며, 전통음악과 창작음악을 소재로
매년 2회의 정기연주회를 비롯하여 총 39회에 이르는 연주회를 하고 있다.
이번에 연주된 가야금 병창 '심청가 중 방아타령'은
심청가중 심봉사가 맹인잔치를 가다 마을 아낙들과 방아를 찧으면서
노래하는 대목이라고 하는 것을 이번 연주회를 통하여 알게 되었다.
밤하늘에 기대어(이정호 작곡)
막새바람이 부는 산중턱에 한참을 서 있었다(박윤지 작곡)의 곡은
제목이 시어를 연상케 하였다.
신고산 타령(김은경 작곡)은 개회기의 민요를 바탕으로 연주를 하였으며,
회전목마(서정인 작곡)은 25현 가야금 3중주를 위해 편곡하였다.
고향친구들과 연주회장을 찾기 전 경복궁을 산책하였고
저녁밥도 배불리 먹어 연주회를 들으면서 졸면 어쩌나.....걱정하였는데
맑고 은은한 가야금 소리와 연주자들의 유연한 몸짓을 즐기느랴
졸 틈도 없이 가야금의 매력에 푹 빠져 들어 갔다.
마지막 연주곡 모듬북협주곡'Heart of storm'(이정은 작곡)은
가야금의 뒷좌석에 앉은 타악기의 강열한 리듬으로 첫 도입부부터 예사롭지 않았는데,
앞 자리에 각각 3개의 북을 놓고 연주를 하는 김명진. 이경희의
폭풍우가 휘몰아치듯 화려하고 역동적인 리듬에
내 심장도 함께 쿵쿵....역동적으로 뛰놀았다.
고수들의 북장단은 온 몸으로 춤을 추는 듯, 신이 내린듯 청중을 휘어 잡았다.
아. 가야금의 음색이 이렇게 맑고 그 선률이 물흐르듯 자연스럽구나,
우리의 장단은 이토록 힘이 있으며 신명이 나는 장단이었구나.....
코로나 팬데믹으로 쌓인 우울과 피로가 다 날아가는 듯 하였다.
나도 모르게 손뼉을 치면서 소리를 질렀더니 나중에 목이 아팠다.ㅎㅎ
돌아오는 길에 바라본 하늘에는 보름달이 둥실 떠서 나를 내려다 보며 웃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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