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 19. 일.
새해 한마음 산행대장으로 봉사할 강치형 친구의 첫 산행 공지는 남한산성 이었다.
배낭을 매고 현관을 나서니 하얀 눈이 흩날리고 있어 모처럼 눈산행을 하겠구나
생각하고 약속된 장소에 도착하니 아쉽게도 눈은 그치고 하얀 해가 얼굴을 내밀었다.
초입에 들어서니 낙엽사이로 희끗희끗 눈이 쌓여 있어 아쉬움을 달래며 올랐다.
새로 취임한 산행대장의 첫산행이어 많은 친구들이 (25명) 참석하였는데
서로 길이 엇갈려 서문에서 만나기로 하고 열심히 산행대장을 따라 올랐다.
남한산성은 걷기모임에서 자주 갔던 곳이라 퍽 익숙한 곳이라고 생각하였는데
오늘은 평소의 성곽을 따라 걷는 길이 아니고 완만한 경사의 흙길을 끝없이 걸었다.
다른 친구들은 오래만에 제법 긴 거리를 걸어 운동이 되어 좋다고 하였지만,
나는 성 아래 펼쳐지는 조망을 즐기며 성곽을 따라 걷고 싶었는데 가도가도
단정하게 정비된 성곽은 보이지 않고 상수리 나무 낙엽길만 끝없이 걷는 것이
힘들었고....게다가 슬슬 배도 고프기 시작하였지만 간식을 먹을 틈도 없었다.
성곽이 모습을 드러내자 어찌나 반가운지 사진도 찍으면서 쉬고 싶었지만,
후미팀이 기다린다고 하여 제대로 즐길 시간도 없이 다시 걸어야만 하였다.
단정하게 쌓은 성곽길 주변의 소나무의 멋진 자태를 즐길 여유도 없이
성곽 아래의 조그만 암문을 지나 서문에서 드디어 친구들과 합류할 수 있었다.
친구들이 준비해온 부침개. 숙회. 샌드위치. 계란말이 등 정신없이 먹고 있으니
아! 다시 쏟아지는 함박눈.
서문도, 산길도, 성곽도 흩날리는 눈속에서 지워지고 사라져 버렸다.
그냥 우리 친구들 집에도 갈 수 없게 펑펑 눈이 내렸으면....
철부지 같은 생각을 하며 킥킥 웃었다.
어지럽게 흩나리는 눈발속에 있으니 정말 김훈의 소설 <남한산성>의
배경속에 내가 들어온 듯 착각을 일으켰다.
1636년 인조는 청으 침입을 받아 이곳으로 피신하였으나
결국 청황제의 앞에 나와 무릎을 꿇고 세 번 머리를 조아린 굴욕을 치루었다.
다시는 그런 아픈 역사를 되풀이 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 이 곳.
하산길을 눈은 멈추었으나 길이 미끄러울 것 같아 아이젠도 착용하였다.
몇 년 전 하산길에 다리 골절을 당한 아픈 추억이 있어 항상 조심한다.
조심조심 걷는데도 하산길은 돌계단이 많아 하마트면 넘어질 뻔 하였다.
다행히 앞서가던 용식이 친구가 막아 줘서 피하였으니 얼마나 고마운지.
영화같은 그 장면을 사진을 남겨야 했는데...ㅎㅎ
오늘도 친구들이 있어서 즐거운 산행을 할 수 있음에 감사한다.
현관을 나서니 펑펑 쏟아지는 흰눈.
2020년 산행대장 첫 산행에 참석한 친구들.
산 입구의 살짝 쌓인 눈.
1차 휴식.
마천 삼거리에서 시작한 산행은 걸어도 걸어도 산성은 보이지 않아 답답.
새해의 산행대장 강치형친구.
오래만에 산행에 참석한 박경환친구.
우리가 걸었던 경사가 완만한 길은 위례 둘레길이었다.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남한산성.
유네스코문화유산에 등록된 남한산성.
산성을 끼고 걸으면 시야가 환하고 소나무의 멋진 자태를 감상할 수 있어 좋아하였다.
조그만 암문도 참 운치가 있다.
서문에 도착하여 늦게 출발한 친구들과 합류.
윤희표 낙지숙회. 혜자표 도토리전이 어찌나 맛있는지....
전신없이 허기를 채우고 나니 펑펑 쏟아지는 함박눈에 우리는 모두 마음 설레였다.
집으로 갈 수 없을만큼 눈이 내렸으면....하는 바램과는 달리 금방 눈은 그치고....
약수터 방향으로 하산하였더니 어찌나 가파르고 미끄러운지....
모두 무사히 하산한 것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국성 친구의 노래를 청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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