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방

극장앞 독립군

푸른비3 2019. 9. 21. 09:05

음악극 극장 앞 독립군 세종문화회관 2019.9.20-21


독립운동사에서는 영웅이지만 말년에는 씁쓸한 삶을 살았던 홍범도 장군의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고 싶다. -김광보 연출-

대한독립군이 되어 조국의 독립을 위해 함께 싸워주시오




    *      *       *       *

극장 앞 독립군

세종문화회관 대공연장.

2019.9.20. 오후 7시 30분.



음악극 <극장앞 독립군>이라는 생소한 공연에 초대 받았다.

친구가 보내준 카톡의 홍보 포스터에는

어두운 색상에 암을한 일제 시대의 민중들과 총을 맨 군인들.

그 앞에 한 남자의 주름진 얼굴이 크게 부각된 그림이어서

무언가 무겁고 어두운 주제를 다룬 공연일 것 같았다.


공연장인 세종문화회관에 도착하기 전까지

무엇이 그리 바쁜지 음악극에 대한 정보도 없었다.

음악극이란 단어 자체가 나에게는 생소하였다.

뮤지컬, 오페라. 판소리, 국극, 창극.....

이런 명칭만 들었지 음악극이란 처음 듣는 명칭이었다.

그냥 막연히 음악으로 만들어진 연극인가?....정도로 생각하였다.


친구와 만나기로 약속한 시간보다 일찍 집을 나서

인사동에서 내가 좋아하는 그림 전시회 서너군데로 돌고 나니

어느덧 약속된 7시에 가까워

근처의 빵집에서 빵과 우유로 간단히 요기를 하고 갔다.


어둠이 내리기 시작한 광화문 광장에는

어느 단체에서 집회를 하고 있었는데

가까이 가보니 어느 정치단체의 집회였다.

요란한 확성기소리를 뒤로 하고 공연장에 들어서니

벌써 많은 사람들로 입구가 혼잡하였고

친구를 만나 함께 3층을 올라가 공연을 기다렸다.


알림 신호에 따라 정확하게 7시 30분 공연은 시작되었다.

무대에 불이 들어오자 먼저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단.국악관현악단. 청소년국악단 등의 연주단과

서울시합창단. 오페라단. 소년소녀합창단 등의 합창단과

서울시뮤지컬단. 오페라단. 극단이 무대에 서 있었고

국악과 서양악이 화음을 이루는 중에 서울시무용단의 춤이 펼쳐졌다.


어린 소년이 무대에 나타나 청아한 목소리로 무대를 열자

각 합창단의 화음이 울려 퍼지고 <무대속의 무대>가 펼쳐졌다.

봉오동 전투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독립운동가 홍범도장군이

말년에 카자흐스탄의 고려극장에서 수위로 지냈던 실화를

바탕으로 그의 봉오동 전투를 음악극을 만들었다고 하였다.



우리가 학창시절에 배운 역사는 조선 말기부터의

근현대사 공부를 사실 너무 소홀히 배웠던 것 같았다.

특히 상해 임시정부의 수립과 광복군의 창설,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의 활약을 단 몇 페이지로 배웠기 때문에

우리의 광복은 단지 미국에 의해서 공짜로 얻었다는 생각이었다.

먼 훗날, 개인적으로 근현대사를 서술한 책을 읽어본 후에야

우리의 선각자들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지 알게 되었다.



올해가 31운동 및 임시정부 100주년이므로

그것을 기념하기 위해 세종문화회관에서 기획하여 제작하였다.

요즘 국내외의 어수선한 시국과

얼마전 읽은 안중근의 전기를 떠 올리며

무대에 열중하고 싶었는데

생각과는 달리 왜 그리도 졸음이 밀려오는지.....


아마도 공연장에 오기 전 전시회장을 여러군데 다니느랴 지친 모양.

나 스스로 집중하여야지....다리를 꼬집으며 정신을 차리려고 하였으나

옆 사람에게 미안할 정도로 졸음이 밀려왔다.

마치 예수의 수난 전날 밤

제셋마니 동산에서 "깨어나 기도하라."는 예수님의 당부를 듣고도

잠속에 떨어졌던 어리석은 제자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간 휴식없이 100분간 진행된 음악극의 중반부터

정신을 차려 몰입하여 보았는데

창작곡을 잘 소화하여 멋진 음악으로 들려준 오페라 단, 뮤지컬 단원들.

멋진 화음을 연주해준 국악단과 오케스트라단. 관현악단에게

그동안의 수고로움에 감사와 찬사의 박수를 쳐 주었다.

특히 나는 개인적으로 서울시무용단의 춤이 아주 좋았다.


어지러운 현 시국을 생각하며

우리나라가  더 나은 사회를 이룩하길 소망하며

의미깊은 공연을 감상하고 싶었는데 그러질 못하여 미안하였다.

이런 귀한 공연에 초대해준 친구에게 감사한다.


극장 앞 독립군 포스터.


그 시각 세종문화회관앞에서 농성하는 어느 정치단체 당원들.


공연이 끝난 후 무대인사를 하는 출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