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딸과 함께 1박 2일

푸른비3 2018. 8. 17. 15:53

2018. 8. 15 - 16.


방학동안에도 학교 조교 아르바이트로 휴가를 가지 못한 우리 아라.

이번에 3일간의 휴가를 받았지만 같이 친구도 없고 마땅이 갈 곳도 없는 모양이라

인제 이모집에라도 다녀 오라고 하였더니 혼자 가는 것을 망설이고 있었다.

대중교통으로 이모집까지 가는 길이 쉽지 않아 내가 함께 길을 나섰다.


시골에 가면 벌레들 많아서 가기 싫어하였지만 이모집에서 키우는 강아지

<단지>와 놀고 싶어서 새벽 6시 성모승천 축일 미사를 마치고 곧 출발하였다.

자가용으로 가면  서울~양양 고속도로로 쉽게 갈 수 있는 길을

대중교통으로 가려니 어찌나 마을을 돌아가든지 멀미가 나려고 하였다.


이모집에 도착하자 마자 옷도 갈아입지 않고 곧바로 <단지>와 놀기 시작하였다.

아라는 우리집에도 개를 키우자고 여러번 졸랐지만 비염이 있어 딱 거절하였었다.

아라는 <단지>의 목을 어루만져 주면서 서로 교감을 나누기도 하고

함께 들깨밭을 돌기도 하고 들꽃핀 언덕까지 오르내리면서 행복해 하였다.


농촌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듯 어느새 옥수수밭은 수확을 끝내고

싯푸른 수숫대가 바람에 스스슥 소리를 내던 수수는 제법 영글어가고 있었다.

어느새 고추도 볼이 발그레 익어가고 호박도 제법 누른빛으로 드러누워 있었다.

해가 오르기 전에 장화를 신고 호미로 풀을 뽑고 나니 충만감이 가득하였다.


한차례 쏟아진 비로 풀잎에 맺힌 빗방울은 마치 보석을 매단 듯 영롱하였다.

방울 토마토, 들깻잎. 고추, 오이. 가지. 참외 등 일용한 양식을 챙겨주는 우리 막내와 함께

원대리 자작나무 숲길의 하늘이 어찌나 이쁜지 지난 해 딸과 함께 걸었던 퓌센의 하늘 같았다. 

짧은 일정이지만 딸과 함께 보낸 이번 여름도 아름다운 인생의 한 페이지를 장식해 줄 것이다.




도착하기 바쁘기 <단지>와 함께 노는 우리 아라.


목을 어루만져 주는 것을 은근히 즐기는 <단지>


저렇게도 강아지가 좋은걸까?....바라보는 내 얼굴에도 미소가 떠 올랐다.


마치 아기를 재우듯 하는 아라.


어느새 가을을 알리는 들꽃도 피어 있었다.


수수도 영글고.


산허리에 걸린 구름.


장화를 신고 풀뽑기를 시작하였다.


얼굴에 땀이 비오듯 하였지만 퍽 보람이 있었다.


들깻잎을 따는 우리 막내.


점심은 막국수로.


나와 함께 인증 사진.


원대리 자작나무 숲.


지난 여름 독일 퓌센을 생각나게 하는 하늘.


이모와 함께.


온통 짙은 초록의 숲.


다리위에서 막내와 함께.


우리 아라와 함께.


안내도.


자작나무숲.


바람에 부딪히는 자작나무 잎의 소리가 참 좋앗다.


친정 어머니처럼 모든 걸 퍼 주고 싶어하는 우리 막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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