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2.25.목.
이번 고향 나들이는 남편의 직장 동료들과의 만남이 있어서 내려갔다.
남편의 사고 후 서울로 이사하였기에 매년 모임이 있었지만 참석하지 못하였는데,
올해는 성탄절을 봄에 결혼한 아들내외와 함께 보낼 겸 겸사해서 내려갔다.
지난 저녁 일찍 찾아온 어둠이 덮힐 무렵
밀양 표충사 아래의 음식점을 겸한 팬션에 여장을 풀었는데
토속적인 음식을 먹고 뜨끈한 구둘장에 허리를 지지니 고향에 돌아온 듯 푸근하였다.
자다가 오줌마려워 마당에 내려오니,
아~! ....절로 탄성이 쏟아지는 밤하늘.
주먹만한 별들이 손을 뻗으면 금방 닿을 듯 하였다.
숲건너 새벽 예불을 알리는 은은한 종소리가 들리고
간간히 새벽을 알리는 닭울음소리가 들렸건만
아침은 좀처럼 오지 않았다.
두런두런....나란히 누운 아짐을 깨우는 목소리에
벌떡 일어나....나도 일찍 가야하니 동승을 부탁하였다.
가방을 챙겨 밖에 나오니 새벽별은 아직 추위속에 떨고 있었다.
지척에 표충사를 두고 떠나기 아쉬웠는데
다행히 아짐이 먼저 절에 가서 참배라도 하고 가잔다.
얼마나 반갑고 고마운지.....
소나무가 검은 그림자를 드리운 곳에 차를 주차시키고
어둠을 더듬어 산사로 오르니 청량한 맑은 공기가 얼굴을 씻는다.
사천왕상에게 절을 하며 마음의 때를 벗겨 달라고 머리 조아린다.
새벽 에불이 끝났는지 대웅전은 희미한 불빛만 흔들리고
스님들은 아무도 없고 추위속에 산존불만 휑덩그리하게 앉아있다.
삼배를 올리고 오늘이 성탄절인데 부처님께 먼저 인사드리군요....
대웅전을 나오면서 아짐이 하는말,
성당에 다니는데 절에서도 절을 오리는군요....한다.
부처님도 성인이니 존경하는 의미로 절을 하였어요. 하였다.
성경속에서
나는 질투가 많으시다고 하신 하느님.
이쁘게 봐 주세요~~~!
어둠속의 표충사.
사천왕문을 오르는 아짐과 그의 남편.
사천왕상께 머리 조아리고.
내 마음의 때도 벗겨주소서.
어둠속에 묻힌 절마당.
어둠속에 묻힌 법당안의 범종각.
대전안의 삼존불.
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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