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포 전이었을까?
친구가 나에게 마창대교 걷는 대회 정보를 알려 주었다.
신문도 TV도 잘 접하지 않으니 난 항상 정보가 느리다.
마치 외딴 섬에 사는 사람같다.
인터넷으로 접속하여 신청하려니
마산 방향에서는 벌써 신청 마감이었다.
꼭 참석하고 싶으니 어떻게 하면 될까요?
간곡히 물었더니 창원방향에 아직 정원이 다 차지 않았으니
그쪽으로 신청해 보라고 친절히 안내해 주셨다.
마산 방향에서 2500명,
창원 방향에서 2500명.
정말 만만치 않는 숫자이다.
컴으로 아직 쇼핑도 못하는 내가
어렵게 신청을 하여 가입되었다는 확인을 받았다.
가입 신청한 다른 사람들은 우편으로
참가증이 송부되었는데 내게는 오지 않아
다시 전화를 걸었더니 내 주소가 정확하게
입력되지 않아 발송되지 못하였다고 설명했다.
행사가 시작되는 날 본인 확인후 참가증을 주겠다고 하였다.
아라와 함께 신청하였지만,
아라는 기말 시험이 바로 코 앞이라 참가하지 못했다.
대신 남편이 참가하면 안되느냐고 했더니
개인 주민번호로 보험을 가입하였기에 불가능하다고 했다.
참가 전날 부터 세차게 내리는 빗방울을 보고
위험하지 않을까? 걱정했더니 다행히 아침에는
소강상태라 비가 가늘어졌다.
아침잠이 많은 남편을 깨워도 대답이 신통찮다.
하긴 어제도 사량도 등산간다고 집을 비웠으니 나도 할말이 없다.
아직 아라가 중학생이니 내가 시험 공부하는 아이곁에서
챙겨 주어야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할 것이다.
시간이 되어 허둥거리는 나를 도와서
아라가 아빠, 나 오늘 혼자서 열심히 공부할테니
엄마 좀 태워다 주세요 하는 부탁에 마지못해
일어나 함께 행사장까지 달려갔다.
비오는 날인데도 가족단위의 참가자가 많았다.
동네 이웃 주민끼리 참가한 팀도 있었고
동호인 팀들도 많았는데 나만 달랑 혼자였다.
워낙 혼자 노는 것도 잘하니 오히려 그게 편할지도 모른다.
두산 중공업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어디서
참가 신청 확인을 받을까? 두리번 거리는 잠깐 사이에
줄이 엄청나게 늘어났다.
다행히 대형 버스가 쉬지않고 행사장까지 운행되어
줄은 금방 잘도 줄어 행사장에 도착하였다.
의외로 신분증 확인도 없이 참가증을 받아
남편도 함께 올껄...하는 생각이 들었다.
식전 행사와 개막식을 알리는 축포가 터지고
드디어 마창대교를 건너니 가슴이 벅차다.
처음 대교 건설 소식을 들었을 적에는
참 까마득하다는 생각을 하였는데
이렇게 훌쩍 시간이 지나 내가 이 다리를 건너게 되다니....
무학산에서 바라 볼적에도 언제 저 다리가 완성되나?
하였는데 내가 이렇게 두발로 이 다리를 건너게 될 줄이야.
지상에서 가장 높은 다리이기에 인도가 없는 것일까?
오늘 외에는 다시는 이 다리위를 걸을 수 없다고 한다.
통행료 인하하라는 플랭카드를 달고 걷는 사람,
다정하게 사랑을 속삭이며 걷는 사람,
할머니와 손자등 대가족을 이루어 걷는 사람,
유모차를 끌고 걷는 사람들 뒤에서
나는 사진을 찍으며 천천히 걸었다.
가는 비가 부드럽게 얼굴을 간질이고
싱싱한 바다내음이 코끝에 스며들었다.
건너편 산위로 구름이 피어올라 마치
안견의 <몽유도원도> 풍경같았다.
이곳 다리위에서 바라보니 마산항이퍽 아름다웠다.
흐리한 안개속같은 비의 탓일까?
해맑은 날도 이렇게 아름다울까?
더시 한번 이은상의 시
내 고향 남쪽바다....를 떠 올리며
마산에서 사는 것이 참 좋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한 날이었다.
준공 기념 조형물.
식전 행사 이집트 발리댄스.
꽃을 든 남자를 부른 가수. 이름이 이철이라고 하였던가?
식전행사를 지켜보는 참가자들.
흥이 오르자 앞으로 나와 함께 한마당.
행사장 주변 모습.
축하무대.
단체로 참가한 경남은행 새내기들.
유모차에 실린 아기도.
개막식을 알리는 축포와 풍선들.
참가번호 2830번 .
발리댄서와 함께.
드디어 걸어서 마창대교를....
비에 젖은 마창대교.
인도가 없어 오늘만 걸어서 통행가능하다.
창원방향에서 마지막으로 건너가는 무리들.
야생화가 핀 언덕위로 거대한 철탑도 신비로워.
건너편으로 구름이 피어 오르는 모습도.
다리 아래의 귀산마을.
반정도 걸어와 뒤돌아 본 마창대교.
귀산동 내려가는 해안도로와 한가운데 떠있는 돝섬.
안개 사이로 건너다 보이는 마산항.
구름으로 휩쌓여 신비스러운 분위기.
지상 최고의 다리위에서 팔벌리고 나르고 싶어.
저 희미한 형체로 떠있는 요트안에는 누가 타고 있을까?
어느 마을의 단체 참가자들일까?
건너편 마산방면에서 가장 먼저 달려온 주자들.
반가운 얼굴, 매천을 만나 서로 손흔들고.
서서히 구름이 개이고 형체를 드러내는 마산만.
힘차게 우뚝 서있는 현수탑.
아이들과 함께 참여한 부부.
건너편 마산에서 출발한 팀속에 반가운 음협 회원들 모습도 보이고.
나폴리가 이보다 더 아름다울까?
외로운 배 한척에 내 마음 자꾸 머물고....
양방면에서 서로 마주 치는 사람들.
떠나는 배를 바라보니 고향 더욱 그리워...하는 노래를 생각하게 하는 여객선.
지난 비바람에 쓰러졌을까?
다리위 언덕의 나무와 풀들도 무성하게 자라나길....
언덕을 오르는 난간 사이로 고개를 들여다 내밀고 있는 이름모를 꽃.
조롱조롱 매달린 빗방울도 청량해 희망찬 앞날을 축복하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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