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티첼리 <비너스의 탄생> 1487년경. 캔버스에 템페라 172.5 *278.5㎝ 피렌체 우피치미술관
르네상스 시대 그림속에 등장하는 여인의 미소에서 사람들은 르네상스의 아름다움을 찾아냅니다. 어딘가 모르게 우울한 표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갸우뚱한 머리, 몸의 곡선, 약간 숙인턱. 이처럼 조신하고 슬퍼보이는 모습에서 옷을 걸치지 않은 모습에도 불구하고 육감적인 아름다움보다는 순결하고 영적인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랑을 나누던 전형적인 고대의 여신의 모습이었습니다. 그렇다면 보티첼리는 왜 비너스의 모습을 조신하고 슬퍼보이는 한 여성의 모습으로 그렸을까요...? 정치적인 면에서나 피렌체를 지배하던 명가의 일족인 로렌초 디 피에르 프란체스코 데 메디치였답니다. 그렇다면 그 당시 최고의 명문인 메디치가의 인물이 비너스의 모델이 되었을 가능성도 있는데 오래전부터 비너스의 모델은 당시 피렌체 최고의 미인 시모네타를 그렸다고 합니다... 부자연스럽게 길쭉한 몸을 볼 수 있는데 이모습은 명백한 폐결핵의 징후라고 합니다. 급속하게 도시화된 르네상스 시대의 이탈리아에서 폐결핵은 흔한 질병이었습니다. 폐결핵으로 죽었다 고 합니다. 보티첼리가 메디치가의 주문을 받아 그려진 그녀의 초상 이라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비너스의 탄생’ 1486년경. 캔버스에 템페라. 피렌체 우피치 미술관 소장.
산드라 보티첼리 ‘비너스의 탄생’ 가장 아름다운 여신은 비너스다. 고대 로마신화에 따르면 비너스는 바다의 물거품에서 탄생했다. 이 물거품은 ‘하늘의 신’ 우라노스가 행한 잔인한 행위에 대한 복수로 아들 크노소스가 바다에 버린 우라노스의 정액 한 방울에서 만들어졌다. 비너스의 탄생을 가장 아름답게 표현한 작품이 산드로 보티첼리(1444/5~1510)의 ‘비너스의 탄생’이다. 여인의 신비한 아름다움이 절정을 이루고 있는 ‘비너스의 탄생’은 그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다. 이 작품의 중앙 조개껍데기 위에 서 있는 비너스는 희미하게 반짝이는 흰 피부로 인해 마치 대리석 같은 느낌을 주고 있다. 보티첼리는 고대 조각에서 영감을 얻어 비너스의 자세를 정숙하게 표현했다. 그는 검은색 선으로 비너스의 윤곽을 표현해 인물의 명료함을 강조했다. 또 비너스의 탄생을 알려주기 위해 고대 전설을 인용했다. 고대 전설에 의하면 장미꽃은 비너스의 탄생과 함께 생겨났다고 한다. 이 작품에서 비너스의 탄생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바로 조개껍데기와 화면에 떠다니는 장미꽃이다. 화면 왼쪽에는 미풍 아우라에게 단단히 끌어안긴 ‘바람의 신’ 제피로스가 날아오고 있다. 그 두 사람은 사랑의 여신 비너스를 해변으로 불어보내려 하고 있다. 화면 오른쪽에 있는 ‘계절의 여신’ 호라 중 하나가 해변에서 비너스를 맞으며 그녀를 위해 옷을 펼쳐들고 있다. 호라의 옷을 장식하고 있는 꽃은 그녀가 봄의 여신임을 알려주고 있다. 산드로 보티첼리는 이 작품에서 여신의 탄생을 묘사한 것이 아니다. 고대 시인 호메로스의 비너스의 탄생에 대한 찬가에 감명받아 탄생 후 키티라 섬에 도착한 여신의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비너스의 탄생’은 메디치 가문의 주문을 받아 제작한 작품으로 1480년대 중반에 완성됐다. 이 작품 속에 등장하는 비너스는 시모네타 베스푸치라는 여인이다. 그녀는 15세기 피렌체를 대표하는 미인으로서 메디치 가문의 한 사람이었던 줄리아노의 정부였다. 모든 여자는 비너스처럼 아름답다. 그렇지만 자신을 가꾸지 않으면 결코 비너스처럼 되지 않는다. 비록 남자의 정액에서 탄생했지만 여신 비너스는 자신의 아름다움만 믿고 있지는 않았다. 비너스는 이제 자신의 미모를 돋보이게 치장해 남자를 유혹하는 여자가 되었다. 천부적인 미모도 가꾸지 않으면 빛을 잃어버린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출처: 레이디경향의 작가 박희숙의 그림이야기에서 박희숙씨는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작가이다. 동덕여대 미술학부와 성신여대 조형대학원을 졸업한 뒤 강릉대학교에서 강사를 역임했다. 8번의 개인전과 다수의 단체전을 열었다. 저서로는 「그림은 욕망을 숨기지 않는다」「클림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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